그녀들의 죄의식과 반(反)성장서사 / 전영규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그녀들의 죄의식과 반(反)성장서사1) – 박정윤, 『목공소녀』(자음과모음, 2015)     전영규           박정윤의 소설 『목공소녀』(자음과모음, 2015)는 작가가 지금까지 출간한 4권의 소설 중 유일한 단편소설집이다. 『목공소녀』를 소개하기 전에 작가의 독특한 이력을 들여다본다. 200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바다의 벽」이 당선되었지만 정작 작가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그로부터 4년 뒤 2005년 「길은 생선 내장으로 구불거린다」로 작가세계 신인상을 한 번 더 수상하고 나서부터라고 짐작한다.(작가의 첫 등단작 「바다의 벽」이 소설집에 실려[…]

그녀들의 죄의식과 반(反)성장서사
전영규 / 2020-05-01
불가능한 대화들, 불가능한 현실들 / 박혜진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불가능한 대화들, 불가능한 현실들 – 배삼식 「먼데서 오는 여자」, 「삼월의 눈」을 중심으로     박혜진       언제나 제외되는 것들이 있다. 제외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동반된다. 수적 열세에 밀려서이기도 하고 기준이라는 최소한의 형식에 어긋나서이기도 할 텐데, 그렇게 제외되는 것들의 존재가 희미해져 갈 때 왜소해지는 것은 작품 자체만이 아니다. 그들이 품고 있는 미학적 세계도 함께 사라진다. 희곡이 각종 문학 집계에서 제외되는 것은 생산되는 작품의 수와 소비하는 독자들의[…]

불가능한 대화들, 불가능한 현실들
박혜진 / 2020-05-01
우리 이웃의 문학 / 한영인

[문학더하기(+)]     우리 이웃의 문학 – 장류진, 이주란, 윤이형의 소설을 통해 본 한국 소설의 인간학     한영인           1. 내 '시민'인 이웃들?       이웃은 누구인가. 한때 한국 문학 비평 담론을 주도했던 '타자와 환대의 윤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 물음은 사실 많은 종교들이 초창기부터 붙잡고 씨름하던 화두이기도 했다. 사랑의 종교로 일컬어지는 기독교에서 사랑의 소여 대상으로 다름 아닌 이웃을 지목한 것이나 불교에서 말하는 중생(衆生) 역시 희로애락에 긴박된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을 가리킨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이 종교들이 지녔던 시대적 혁명성은 정복 전쟁 과정에서 경쟁과 제거의 대상이었던 이방인/타자를[…]

우리 이웃의 문학
한영인 / 2020-02-01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 / 이선우

[문학더하기(+)]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     이선우           1_ 두 개의 밤       "밤은 어두웠으며,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1)     바루지의 『십자가의 성 요한』에 나오는 구절이다. 롤랑 바르트는 이 문장을 빌려와 사랑의 문형(紋形, figure)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나는 이 역설적인 사랑의 문형을 다시 문학의 표제로 삼아 보려 한다.     스무 살 무렵에는 예사로 넘겼던 이 문장을, 몇 년간 오래 들여다보았다. 처음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밤이 밤을 밝힌다는 역설이었는데, 나중에는 '어둡다'와 '밝히다'를 연결하는 '그리하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둡다, '그리하여' 밝힌다. 여기에는 아무런 논리적 결함이[…]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
이선우 / 2020-02-01
우리의 ‘살아있음’에 대하여 / 박신영

[문학더하기(+)]     우리의 '살아 있음'에 대하여 ― 에곤 실레의 자화상, 그리고 윤이형의 『작은마음동호회』 읽기     박신영           어느 날 문득 다가와 마음을 낚아채는 음악이 있다. 가슴 속의 무엇이 있어 저 낯선 선율에 이리 호응하는가. 〈빗방울 전주곡〉. 쇼팽 프렐류드 15번에 따라다니는 이 부제는 음이 일깨우는 내면의 울림을 언어로 형상화하려 애쓴 누군가의 흔적이다. 그러나 언어는 심연의 대상에 가닿지 못하고 겉돌 뿐이다. 형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엇, 그 미지(未知)의 얼굴을 찾아 어둠 속을 더듬을 수밖에 없다.       *     메를리-퐁티는 심연의 그 보이지 않는 얼굴을 향한 화가들의 지각행위,[…]

우리의 ‘살아있음’에 대하여
박신영 / 2019-12-01
이미지 그리고 이어짐 / 최선영

[문학더하기(+)]     이미지 그리고 이어짐 _ 박사랑의 소설 『우주를 담아줘』(자음과모음, 2019. 5)와 영화 〈벨벳 골드마인〉(1998)     최선영           사랑의 대상은 다양하다. 종교는 다양성의 전통적 모델이며 성별과 인종의 문제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사랑의 발전사는 그 대상을 규정하고 제외하는 일의 불가능함을 하나씩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국위선양을 하는 이 시대에도 세상은 '빠순이'1)의 사랑에 유독 각박하다. 연애의 하위호환 혹은 예행연습 정도로 귀엽게 넘어가 주는 것도 십대에만 해당하는 특권일 뿐, 성인에겐 가당치도 않다. 아이돌에 대한 호감이야 센스 있는 이야깃거리로 소비되지만 사랑의 진지함을 드러내는 순간, 즉 자신을 '빠순함'을 커밍아웃하는 순간[…]

이미지 그리고 이어짐
최선영 / 2019-10-01
일본의 ‘언캐니한’ 귀환, 그리고 그 속의 여성들 / 신샛별

[문학더하기(+)]     일본의 '언캐니한' 귀환, 그리고 그 속의 여성들     신샛별           1. 일본, 친숙하고 낯선       유년기에서부터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둘러싸여 성장한 한국의 청년세대는 국가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소박한 의미에서조차 이미 트랜스내셔널하다.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1) 세대라고 부를 수 있을 그들이 경험하는 한일 관계 역시 기본적으로는 그럴 것이다. '일본'이라고 하면 불가피하게 과거사의 상처를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청년세대는 일본 문화에 거리낌이 없다. 자신들이 향유하고 전파하는 문화에 일본(일본적인 것)이 직‧간접적으로 내포돼 있음을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그들은 그 문화의 일부로[…]

일본의 ‘언캐니한’ 귀환, 그리고 그 속의 여성들
신샛별 / 2019-09-05
크로핑(cropping)과 언어의 시계(視界) / 조강석

[문학더하기(+)시]     크로핑(cropping)과 언어의 시계(視界)     조강석           이런 시가 있다. 아래 전문 인용된 시의 제목을 짐작해 보자.       이것은 ······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시도 있다. 역시 전문이다. 다시 제목을 짐작해 보자.       그러나 이것은······이다.       송승환의 시집 『클로르포름』에 실린 위의 두 시의 제목은 공히 「카메라」다. 그리고 이 시집에는 같은 제목의 시가 한 편 더 실려 있다.       이 파란색     저 파란색     사이       다른 파란색     다른 파란색       그 모든 파란색의 경계  […]

크로핑(cropping)과 언어의 시계(視界)
조강석 / 2019-09-01
누구보다 낯선 / 박다솜

[문학리뷰(소설)]     누구보다 낯선     박다솜           1.     우리는 '낯섦'을 경험하기 위해 떠난다. 여행이란, 익숙하지 않은 상황과 사람 속에 나를 던져 넣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필히 설레는 감정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낯설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만들고 불쾌하게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기대한 '낯섦'이 아니다. "회사 일로 영혼이 어둑해지거나 인간에게 자주 실망할 때면 혼자 이국의 낯선 도시를 검색해 보곤(김애란, 「숲속 작은 집」, 《문학동네》 2019 여름호)"하던 은주 역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는 설렘을 기대한 곳에서[…]

누구보다 낯선
박다솜 / 2019-08-01
당신에서 당신으로 / 양순모

[문학리뷰(시)]     당신에서 당신으로 (송승환,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 문학동네, 2019)     양순모       어느 누구도 감히 익사자를 뒤집어 그 몸에 가득 찬 물을 토해 내게 하지 않는다.1)   1)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말도로르의 노래』, 문학동네, 2018, 115쪽.       시인이라면, 누구보다 언어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능란하게 다루는 사람일 것 같지만, 알고 보니 사실은 언어의 장애를 겪으며, 언어 사용의 어떤 편향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라 가정한다면, 글쎄, 아무래도 조금은 무리한 가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장애'의 의미가 "하나의 사회적 정체성으로서" '생성'되어 간다는 장애학(disability studies) 내 급진적 상대주의 입장을 고려하자면,2)[…]

당신에서 당신으로
양순모 / 201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