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티바숑 외 1편 / 주하림

[신작시]     모티바숑motivation *     주하림           파리의 겨울은 늘 세 번째 전생 같다 결혼식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 류에게 프로포즈를 받았어 결혼식 사진이 나왔는데 누구도 날 찾지 못해 프랑스에 머문 친구들은 그런 말을 자주 했어 갔다 오면 정신병자가 되거나 우울증을 앓게 된대 가보지 않고 앓는 병은 어떤 걸까       하녀방이라 불리는 곳에 살았어 옥탑으로 민트색 바람이 불지 처음엔 소공녀 다락방을 떠올렸어 파리에 동화 같은 건 없는데 거기선 늘 바닷물에 발이 젖는 꿈에 빠져 방 모서리를 타고 들려오던 목소리     창이 그리워 생샤펠 성당에 갔어[…]

모티바숑 외 1편
주하림 / 2021-10-01
[책방곡곡] 천안 가문비나무아래 (제1회) /

[책방곡곡]       천안 가문비나무아래(제1회)     사회 : 박진숙 참여 : 우연주, 이정희, 이영민, 한승연 책 : 황정은, 『연년세세』         박진숙 : 우선 이 작품을 읽은 전반적인 느낌을 먼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우연주 : 황정은 작가를 좋아해서 초기 작품부터 모두 읽었습니다. 팟캐스트도 듣고 있고요. 이 작품 역시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깊이가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도 첫째 딸이지만 한영진과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한세진에 가까워요, 저는. 한영진 남매들처럼 저희 집 남매 세 명도 다 다른 색깔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읽으면서 특별히 공감한[…]

[책방곡곡] 천안 가문비나무아래 (제1회)
/ 2021-10-01
10월호 / 김라온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1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김지녀, 「여름 이전의 마음」을 읽고(《문장 웹진》 2021년 9월호)             아무래도 나는 우리의 여름에 착륙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작가소개 / 김라온 건조하고 선명하게 낯선 풍경을 그립니다. 반년간 산책하듯 그린 그림에 짧은[…]

10월호
김라온 / 2021-10-01
‘적’이 없는 시대의 문학 정치 / 양진영

[현장 비평] 《문장웹진》은 다양한 시선을 통해 폭넓은 담론을 펼칠 수 있는 ‘비평의 장’을 마련하고자 2020년 진행되었던 〈본격! 비평〉 코너를 정비하여, 2021년 4월호부터 〈현장 비평〉을 선보인다. 2021년 〈현장 비평〉은 신진 문학평론가 9명이 각자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매월 1편씩 발표된다.      ‘적’이 없는 시대의 문학 정치     양진영           1.       “우리는 목숨을 걸고 쓰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총을 겨누지 않는다.”1) 2008년 한 시인의 한탄은 2000년대 이후 문학이 행하는 정치를 숙고하게 한다. 지난 20년간 대중적 관심을 끌었던 사건들―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광우병을 둘러싼 촛불시위(2008년), 용산사태(2009년), 세월호(2014년),[…]

‘적’이 없는 시대의 문학 정치
양진영 / 2021-10-01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11화) / 임국영, 정다연

[문장입니다영]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11화)         EP 21 : 당신의 다육이가 죽는 이유?! 반려 식물과 함께 하는 삶! 큐이디와 함께 합니다!           EP 2-11         식물, 좋아하시나요?     잎에서 나는 싱그러운 내음과 달콤한 꽃향기,     습도… 온도… 분위기…(?)     자연으로부터 태어난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식물 있음에 치유 받고 교감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연 경관이 근처에 펼쳐진 곳이라면 언제든지 밖으로 길을 나서     나무와 풀, 꽃을 보고 만지고 냄새 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화된 현대 사회와 주거[…]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11화)
임국영, 정다연 / 2021-10-01
십대 여성 재현, 가시화의 정치와 비가시화의 미학 / 양근애

[리뷰 – 창작희곡]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십대 여성 재현, 가시화의 정치와 비가시화의 미학     양근애           1. 소녀는 없다     이경미 감독의 영화 〈비밀은 없다〉가 개봉한 시점은 2016년 6월이었다. 우연으로 보이지만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이 공교로운 겹침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2016년 5월 17일에 일어난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 더는 숨죽이고 있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움직임이, 이 미리 만들어진 영화의 개봉과 함께 일렁였기 때문이다. 정치 스릴러처럼 보였던[…]

십대 여성 재현, 가시화의 정치와 비가시화의 미학
양근애 / 2021-10-01
해피 버스데이 / 윤성희

[단편소설]     해피 버스데이     윤성희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1       새벽에 윤석이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휴대폰 화면 가득 꽃가루가 날렸다. 그걸 보자 윤석이랑 같이 보았던 불꽃놀이가 생각났다. 군 입대를 앞두고 우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러 갔었다. 그때 보았던 불꽃놀이. 그걸 보며 윤석은 말했다. “제길, 이렇게 멋진 풍경을 너랑 보러 오다니.” 그래서 나도 말했다. “다음에는 애인이랑 와라.” 제대 후 윤석은 사진 동아리에서 만난 후배와 연애를 했다. 12월 31일에는 가요대제전을 봐야 한다는 후배를 설득해[…]

해피 버스데이
윤성희 / 2021-10-01
[리뷰] 월간 〈읽는 극장〉 5회 – 작정하고 ‘추락’ / 문장웹진

[리뷰]     월간 〈읽는 극장〉 5회, 〈작정하고 ‘추락’〉 리뷰         아르코예술극장 개관 40주년 기념 월간 읽는 극장 5회, “작정하고, ‘추락’” 연극〈추락ll〉에 대해 나누는 연출가와 번역가의 문학 낭독회           예술은 우리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고, 쾌락을 즐기거나 맘껏 눈물 흘릴 수 있게도 해 줍니다. 또 어떤 예술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무례함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는가 하면, 무시하고 모른 척하고 있던 그 지점을 끄집어내어 대화의 장에 올려놓기도 합니다.     왜 우리는 관객으로서 불편한 작품을 봐야 할까요. 불편한 그 낯선 감각을 마주한 후 다시 그전처럼 모른 척할[…]

[리뷰] 월간 〈읽는 극장〉 5회 – 작정하고 ‘추락’
문장웹진 / 2021-09-06
나의 탄소 일기 외 1편 / 김해선

[신작시]     나의 탄소 일기     김해선       위층 베란다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난다 유리를 깎는 소리 벽에 구멍을 뚫는 드릴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뿌리가 깨진 어금니를 뽑아내던 기계소리와 비슷하다 어금니 조각들을 핀셋으로 제거하자 구덩이가 생겼다 구덩이는 내부를 보여주지 않고 다물지도 않는다 텅 빈 구덩이에 혀끝이 닿을 때마다 깊은 협곡을 지나 국경을 넘을 때 마주쳤던 구덩이가 떠오른다 절벽 아래 팬 구덩이에서 아이 울음소리 염소와 닭 우는 소리가 났다 참새들이 사라진 지붕 위를 날아가고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드릴 소리에 빨려 들어간다 비누 거품을 묻히고 면도하는 소리도 가까이[…]

나의 탄소 일기 외 1편
김해선 / 2021-09-01
겨울 거리를 다니는 기술 외 1편 / 정고요

[신작시]     겨울 거리를 다니는 기술     정고요           의사의 왕진 가방에는 환절기의 병이 담겨 있다. 가방을 열면 잔기침이 터져 나오고 바닥에는 열이 끓는 이마가 잠들어 있는데 거리에는 차가운 것이 내리고 있다. 겨울이면 깨어나고 봄이면 잠드는 것. 간혹 이른 봄의 이상한 기후는 불면증 때문이다. 확실히 날씨도 불면을 한다. 날씨의 불면을 걱정하는 사람은 불면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간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믿으면서 밤이면 깨어나고 아침에 잠든다. 숱하게 원하였으므로 원하지 않는다.       겨울을 혹은 겨울 아닌 것을 믿지 않으면서 의사의 왕진 가방은 무거워진다. 겨울의 서식지에서 차가운[…]

겨울 거리를 다니는 기술 외 1편
정고요 /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