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는 방식으로 / 김정빈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사랑을 하는 방식으로 – 김성중, 『이슬라』(현대문학, 2018)     김정빈           지구상의 포유류들은 모두 일생 동안 심장이 뛰는 횟수가 비슷하다고 한다. 몸집이 작은 동물은 수명이 짧지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이 더 빨리 뛰고, 큰 동물은 심장이 느리게 뛰지만 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해서 심장이 빨리 뛸 때마다, 죽음을 향해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 비약을 믿으며 누군가 나를 죽여주길 기다렸던 날이 있었다.     사랑에[…]

사랑을 하는 방식으로
김정빈 / 2020-07-01
‘ㅍㅌㅊ’냐고 묻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 임지훈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ㅍㅌㅊ’냐고 묻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 최진영,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실천문학, 2013)     임지훈           1.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그런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 정도면 ㅍㅌㅊ’냐고 묻고, 거기에 답하는 글들. ‘평균은 된다’는 말인 ‘평타친다’에서, 초성만 남긴 이 물음에서 대상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새로 산 차, 튜닝한 컴퓨터, 집 안의 인테리어, 방금 자른 머리 등의 일상에서부터 직업과 연봉, 주식의 성패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서로에게 평균을 묻고, 평균을[…]

‘ㅍㅌㅊ’냐고 묻고 답하는 사람들에게
임지훈 / 2020-07-01
밤의 놀이터 / 정무늬

[단편소설*]     밤의 놀이터     정무늬         * 2020.01.03 SBS ‘궁금한 이야기Y' <따뜻한 물을 구걸하는 아기엄마, 남의 집에서 샤워하는 그녀의 정체는?>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은 밤에만 놀이터를 찾았다. 인적이 끊기기를 기다렸다가 잠시 들르는 식이었다. 단지 내 놀이터에서도 마음껏 뛰어놀지 못했다. 아무래도 마스크 탓 같았다. 헐거운 라텍스 장갑을 낀 아이가 엉거주춤 그넷줄을 잡았을 때, 탄희는 세계의 일부가 돌이키지 못할 만큼 무너졌다는 확신에 사로잡혔다. 변덕스럽고 즉흥적인 감정이었다.     산책을 마치고 23층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잠시 걸었을 뿐인데 아랫배가 결렸다. 오늘 밤 박준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위로가 됐다. 박준은[…]

밤의 놀이터
정무늬 / 2020-07-01
어떤 노후의 시(時) / 선해용

[본격! 비평] 지난 몇 년간 비평의 영역은 리뷰나 서평 등 '쪽글'의 형태로 축소되어 왔다. 폭넓은 담론을 펼칠 장이 부족하고 비평적 공론화, 활발한 논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동시에 비평의 형태는 무척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 비평적 기획, 조직 등 새로운 시도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장웹진》은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공적 지면이라는 점을 활용해 '본격비평'의 장을 열어 보려 한다. 분량의 제한 없이 정액의 원고료로 자유롭게 투고를 받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어떤 노후의 시(時) -박형서의 『당신의 노후』 중심으로-     선해용  […]

어떤 노후의 시(時)
선해용 / 2020-07-01
비밀 사보 노트 / 신종원

[단편소설]     비밀 사보 노트     신종원           선생님. 아시다시피 저는 우리 대학에서 20년째 실내악 수업을 맡고 있습니다. 매 학기 첫 수업은 출석 확인 전부터 이미 어수선합니다. 앙상블 동료를 구하려고 우왕좌왕하는 것이죠. 가장 처음 만들어지는 그룹은 물론 더블 바이올린입니다. 고전적인 조합이죠. 지난 학기에 좋은 점수를 받았던 이들은 바흐에 도전해 볼 만합니다. 반면, 만용에서 교훈을 얻은 이들은 사라사테로 눈길을 돌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언제나 피아노가 인기를 독점합니다. 피아노 듀오, 피아노·바이올린·첼로 트리오……. 여기에 콘트라베이스나 플루트를 끼워 콰르텟 혹은 퀸텟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따금 그룹을 구하지 못한[…]

비밀 사보 노트
신종원 / 2020-07-01
하우스 플리퍼 외 1편 / 차유오

[신작시]     하우스 플리퍼     차유오           귀신이 사는 집은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더는 귀신이 무섭지 않다 오래된 가구들을 버리자 빈 곳에는 우울함이 내려앉고 우울함은 감점 요인이다 열리지 않는 문은 열리지 않는 상태로 두었으면 좋겠다 열쇠 같은 건 재미없으니까 혼자서 외로움을 치료하던 귀신을 쫓아낸다 바닥을 돌아다니던 바퀴벌레는 청소기에게 잡아먹히고 차례로 돌아가는 바퀴벌레는 죽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갈 뿐이다 더러워진 벽지를 페인트로 칠한다 슬리피 블루라는 색을 졸린 우울함이라고 읽고 싶다 깨끗한 집은 외로움을 모르고 집의 구매자는 집이[…]

하우스 플리퍼 외 1편
차유오 / 2020-07-01
나, 살아남았지 – 박지리론 / 최희라

[본격! 비평] 지난 몇 년간 비평의 영역은 리뷰나 서평 등 '쪽글'의 형태로 축소되어 왔다. 폭넓은 담론을 펼칠 장이 부족하고 비평적 공론화, 활발한 논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동시에 비평의 형태는 무척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 비평적 기획, 조직 등 새로운 시도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장웹진》은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공적 지면이라는 점을 활용해 '본격비평'의 장을 열어 보려 한다. 분량의 제한 없이 정액의 원고료로 자유롭게 투고를 받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나, 살아남았지 – 박지리론1)     최희라       1.[…]

나, 살아남았지 - 박지리론
최희라 / 2020-07-01
추락 / 김수영

[단편소설]     추락     김수영           검은 물체가 유리벽을 스치며 떨어졌다. 줄이 흔들렸다. 줄에 매달린 내 몸도 따라 출렁거렸다. 줄을 잡은 손을 움켜쥐다가 비누 거품이 묻어 있는 스펀지 봉대를 놓칠 뻔했다. 식겁한 나는 안전판에 매달아 놓은 청소도구부터 훑었다. 스퀴지, 고무장갑, 옆구리 통은 제자리에 있었고, 안전줄과 여분의 안전판도 멀쩡했다.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고 숨을 골랐다. 머리와 부리, 날개 자국이 선명한 유리벽을 들여다보았다. 가볍게 흔들리는 털을 잡아떼었다. 새였나. 꿍얼대며 스펀지 봉대를 옆구리 통에 넣었다. 스퀴지를 집었다.     유리벽에 스퀴지를 밀착시키고 구정물을 밀어 내렸다. 요즘 검은 양복에 흰 운동화가[…]

추락
김수영 / 2020-07-01
독립출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이여로

[본격! 비평] 지난 몇 년간 비평의 영역은 리뷰나 서평 등 '쪽글'의 형태로 축소되어 왔다. 폭넓은 담론을 펼칠 장이 부족하고 비평적 공론화, 활발한 논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동시에 비평의 형태는 무척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 비평적 기획, 조직 등 새로운 시도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장웹진》은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공적 지면이라는 점을 활용해 '본격비평'의 장을 열어 보려 한다. 분량의 제한 없이 정액의 원고료로 자유롭게 투고를 받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독립 출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여로      […]

독립출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여로 / 2020-07-01
아버버지이이 외 1편 / 김임선

[신작시]     아버버지이이     김임선           무서운 늑대가 순한 가면으로 먹어치운 순한 양 한 마리 무서운 늑대가 나무 밑에서 속 것을 게워 새끼에게 먹인다 착한 양 한 마리 나무 밑에서 순한 얼굴로 먹어치운 풀 어리석은 새끼에게 순하게 풀어 먹인다 음흉한 독수리가 사악한 본심으로 먹어치운 음흉한 뱀 한 마리 사악한 새끼에게 녹여 먹인다 무서운 늑대 지금도 순한 가면으로 순한 토끼 노리고 있는 여기는 정글       동성로 전기통닭 반 마리     하숙하는 어린 오빠에게 먹인 날     (아버지가 흘린 군침)     이것은 아버지의 추억      […]

아버버지이이 외 1편
김임선 /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