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온다 외 1편 / 김사리

[신작시]     한 사람이 온다     김사리           폭설이 쏟아진다     당신의 풍경 속으로 한 사람이 온다       풍경에 갇히는 건 나를 내 안에 들이는 일     울타리를 가지는 일이다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폭설을 견딘다     밤의 연못에 수장된 한여름처럼       추위에 떨며     신호등처럼 깜박이는 사람     물 위를 걸으며 녹고 얼기를 반복하던 심장이     다시 뛰기를 기다린다       발꿈치부터 사라지는 사람     자기 그림자를 갉아먹는 사람     잃어버린 별이라고 착각하며 검은 돌을 줍는     한 사람이 온다      […]

한 사람이 온다 외 1편
김사리 / 2020-09-01
하익조를 보았다 외 1편 / 김은령

[신작시]     하익조*를 보았다     김은령           그곳이 그의 은신처였다는 것    비를 맞으며    유등연지 바라보다 알았다    무염청정의 백련송이가    그의 쑥 내민 대가리였다니    푸드덕, 푸드덕 수면을 치며    물기를 털어내는 둥글고 넓은 잎이    한 방울의 물도 스며들 수 없게 기획된    그의 숨겨 둔 날개였다니       나는    전설의 그 새가 연꽃으로 숨어살다가    둥근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을 준비하는    순간을,    그 비밀스런 순간을    본의 아니게 훔쳐보게 되었다    *  荷翼鳥 : 필자가 만든 조어(빗물을 털어내는 연잎이 새가 퍼덕이는 날개 같았다.)                  […]

하익조를 보았다 외 1편
김은령 / 2020-09-01
아름답던 그 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 배삼식 『화전가』 / 김나볏

[리뷰 – 창작희곡]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아름답던 그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배삼식 희곡 『화전가』     박하령         「벽속의 요정」, 「삼월의 눈」, 「1945」 등의 희곡을 통해 한국의 굽이진 현대사 속 고단한 삶을 이어 간 범인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배삼식 작가가 3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 신작의 기반이기도 한 「화전가」가 바로 그 작품이다. 희곡이 완성되기 전부터 공연계의 기대를 한껏 모았던 작품이지만 안타깝게도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완전히 피해[…]

아름답던 그 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 배삼식 『화전가』
김나볏 / 2020-09-01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외 1편 / 김신용

[신작시]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8     김신용           아무리 파리 한 마리라도 날개를 뜯지 않고서는 보내주지 않는 세상이라지만     산 1번지 달동네가 관광지가 되고, 역 앞 빈민굴 쪽방이 일일체험 숙박시설이 되고     지난날의 청계천 움막 판잣집이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는 것을 보며     상전벽해라는 말을 떠올린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되는 것     전혀 예기치 않았던 것들이 오늘의 현실이 되는 것     만약 내가 지금 달동네를 찾는 관광객이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시부랑탕! 빗방울 하나도 차가운 시선의 바이러스처럼 파고들던     지난날의, 남산공원의 노숙의[…]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외 1편
김신용 / 2020-09-01
세 죽음과 어떤 죄책감 : 백온유 『유원』 / 강수환

[리뷰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세 죽음과 어떤 죄책감 백온유, 『유원』(창비, 2020)     강수환         “나는 미안해하며 눈을 떴다.” 백온유의 장편 청소년소설 『유원』의 첫 문장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다음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무사히 돌아온 나를 부둥켜안아 주었다.” 소설을 제대로 읽기 전에 우선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확인해 보는 것은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을 나의 오랜 습관 중 하나다. 최소한의 단서로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짐작해 보려는 것인데, 물론 추측이 다[…]

세 죽음과 어떤 죄책감 : 백온유 『유원』
강수환 / 2020-09-01
폭력의 공식 / 박하령

[창작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폭력의 공식     박하령         그 누구도 내 말을 믿지 않겠지만 정말이지 난 싸우고 싶지 않았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하고 있으니, 안 믿어 준다 한들 솔직히 뭐라 탓하기도 어렵다. 수완이의 한쪽 뺨이 벌겋게 부풀어 올라 똑바로 바라보기 힘들 지경이니까. 부풀어 오르기만 했는데도 얼굴이 완전 비대칭 으로 보여 괴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외쳤다.     “ 전 정말…… 싸우고 싶지 않았다구요 ”     내 말에[…]

폭력의 공식
박하령 / 2020-09-01
비자림로 1472 외 1편 / 이종형

[신작시]     비자림로 1472     이종형           산짐승들이 먼저 발자국을 남겼고     사농바치*가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오래전 일이었다     봄날, 어린 테우리*들이 소떼를 몰고 초원으로 나가는 통로였고     살찐 소들이 가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백 년 전쯤의 일이었다       고작 5분을 단축시키기 위해     잘려 나간 수천 그루 나무가 신음하고 있는 그 길을     백 년 후의 사람들이 태연하게 지나간다     죽음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일이 저렇게 쉽다     아무렇지 않다       폐허를 쏜살같이 지나 당신들이 향하는 거기    […]

비자림로 1472 외 1편
이종형 / 2020-09-01
악마는 대체 어디에 있나요? / 양진영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악마는 대체 어디에 있나요? – 임철우『돌담에 속삭이는』     양진영       1       2차 세계대전의 전범으로 체포된 나치 독일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다정한 남편이었고, 자상한 아버지였고, 예절 바른 이웃이었다. 재판정에서 그를 지켜본 방청객들은 그가 “수백만 명의 남녀와 아이들을, 상당한 열정과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죽음으로 보낸”1) 사람임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무자비하거나 영혼이 없는 괴물도 아니었고, 변태적이거나[…]

악마는 대체 어디에 있나요?
양진영 / 2020-09-01
9월호 / 비고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0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고명재, 「Love is always part of me」(《문장 웹진》, 8월호)를 읽고       매번 한 사람은 콩쥐의 이름을 다른 한 사람은 팥쥐를 맡아서, 등으로 몇십 킬로그램을 짊을 것   버티기   등을 진 입들이 더운 공기를 만들 때 두 개의 땀방울이 한 손등 위로 떨어질[…]

9월호
비고 / 2020-09-01
큐빅과 다이아몬드 / 이민우

[2020년 아르코청년예술가지원/창작희곡]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큐빅과 다이아몬드     이민우       등장인물   여자1(1인 2역) –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 여공이자 2020년 쥬얼리 공장 노동자 여자2(1인 2역) –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 여공이자 2020년 쥬얼리 공장 노동자 여자3(1인 2역) –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 여공이자 2020년 쥬얼리 공장 노동자 남자(1인 2역) –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 남공이자 2020년 쥬얼리 공장 사장     배경   1970년 청계천 봉제 공장 그리고[…]

큐빅과 다이아몬드
이민우 / 202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