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와 너무조용해서위로조차할수없는육체를가진여자와 주파수가다른곳으로떠난여자의 기원막대나선공명 외 1편 / 김혜순

[창작시]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와 너무조용해서위로조차할수없는육체를가진여자와 주파수가다른곳으로떠난여자의 기원막대나선공명*)     김혜순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는 울고 싶은데 울어지지 않아서 화가 나.    화 다음 수가 나.    수 다음 목이 나.    목 다음 금이 나.    금 다음 토가 나.    나는 화수목금토 육체에재갈물린여자야, 그런다.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는 상담실에 오자마자 모래상자 중앙에 모래언덕을 만들고 뱀 3마리를 상자에 놓고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소리친다.    아빠가 뜨거운 물속에 나를 넣는 꿈을 꾸었어,    뜨거운 물속에서 새빨간 너를 낳아야 했어,    나는 융 학파들의 분석을 싫어해,    내 기억은 내가 모르는 짐승이 되어 버렸어, 그런다    내가 모래상자에 두꺼비를 놓으면 너는 이렇게 생각하지?    이[…]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와 너무조용해서위로조차할수없는육체를가진여자와 주파수가다른곳으로떠난여자의 기원막대나선공명 외 1편
김혜순 / 2022-01-01
틀린그림찾기 외 1편 / 여세실

[창작시]     틀린그림찾기     여세실            아이는 식탁보 끝을 잡아당긴다 식탁보를 잡아당길 때는 망설임이 없어야 해 숨을 들이마시고 힘껏 당겨야 해 식탁보가 걷히는 순간에 식탁 위에 얹어 있던 밥그릇은 요동치다가 제자리에 멈춘다 아이는 승자가 깃발을 흔들 듯 온몸에 식탁보를 휘두르고 박수를 친다    나무는 흔들리고 사물은 바래간다 모서리는 뭉툭해지고 열매는 커지고 냄새는 퍼진다    이 거리에는 얼마나 많은 식탁보가 숨어 있는 거야? 저 나무는 언제 초록 천을 거둬들이고 붉게 바뀌어 버린 거야? 미처 보지 못하는 순간에 바퀴는 도로의 속도를 휘감아 잡아당기는 거야?    오렌지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오렌지인 거야?[…]

틀린그림찾기 외 1편
여세실 / 2022-01-01
칼테스 에센 외 1편 / 배시은

[창작시]     칼테스 에센*     배시은               영혼의 쌍둥일 만났다. 그러나 영혼이란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영혼은 무언가    특별하다고들 말한다. 뭔가 달라, 라고 의심쩍게 말할 때 사람들의 영혼은    쪼그라들었다가 펴지기라도 하는 걸까. 영혼은 몸을 입고 태어날 뿐이기 때문에    몸이 죽어도 영혼은 남아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혼은 세상을 떠돌고    몸이 갈 수 없는 곳까지 가 있는다.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은 달콤하고 때로는    사람들의 모험심을 들춘다. 그러나 실제로 영혼이란 게 그렇게 고유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것이라면 어떨까. 몸과 영혼은 하나이며 사후 세계란 없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기보다는 염원한다. 이대로[…]

칼테스 에센 외 1편
배시은 / 2022-01-01
부동산은 끝났다는 그 말 / 윤보인

[단편소설]     부동산은 끝났다는 그 말 -동부이촌동-     윤보인           만약 당신이 늦은 밤 한강변을 보면서, 저 많은 아파트 중에서 내 집이 없다고 한탄한 적이 있다면,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면,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라.     어느 날 주말 아침이 몹시 우울하다면, 한강 근처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 아파트를 보여 달라고 말해 보라. 부동산업자가 뭐라고 떠들든 말든, 이 집의 호가가 얼마인지, 한 달 만에 2억이 올랐다고 말하든 말든, 그냥 떠들도록 내버려 두어라. 직접 그 고가의 아파트에 들어가 살지는 못하더라도, 미친 척하고[…]

부동산은 끝났다는 그 말
윤보인 / 2022-01-01
판교로 가는 마음 외 1편 / 이근화

[창작시]     판교로 가는 마음     이근화            판교로 가자고 그가 말했다    옷을 차려 입고 서둘렀지만    끊임없이 신발이 태어났다    나의 신발을 찾을 수가 없었다    신발 아래    그 아래    더 아래    나    나의 신발    판교    판교로 가자고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냉동 인간처럼 그는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았는데    먼 미래에 우뚝 솟은 판교    아버지는 판교에 가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세 가지 말해주었다    한 가지라도 기억하고 싶었다    판교를 중얼거리며    아,    무너지는 마음    이것은 행운인가, 판교    밀애인가, 판교    배교일 뿐이야, 판교    아이는 없었다    고양이도 없었다    주말도 소풍도 기차도[…]

판교로 가는 마음 외 1편
이근화 / 2022-01-01
그날 저녁 연옥은 외 1편 / 김현

[창작시]     그날 저녁 연옥은     김현            어디든 가고 싶어서    가야지 하고 보면    남들 다 가는    금수강산    호박엿 장수가    8090히트팝을 틀어 놓고    (셀린 디옹의 마이 하트 윌 고 온 나옴)    가위 흔드는    산에는 늙은 멧돼지    (죽은 멧돼지 이미지 삽입)    멧돼지도 죽기 전에    아이고 스님    한 번 들어가서 날뛰는 절간    절간에는 스님 고기 먹는 어린 스님 그런 스님도 스님이랍시고    염불을 외고 그런 스님에게도 구원을 원하는    중생이여    그런 중생의    죽음이랄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이    휘청휘청 나부끼는 아침    (바람소리 삽입) 휘파람 불며    둥둥 떠가는    잠시 가만히 지켜보시죠[…]

그날 저녁 연옥은 외 1편
김현 / 2022-01-01
삐에르 밤바다 / 김태용

[단편소설]     삐에르 밤바다     김태용          우리의 친구, 댄스 없는 댄스 필름을 만들던, 삐, 잠시, 아니 계속해서, 이제 막 시작했지만, 시작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지, 우리의 친구, 이름을 부를 순간이 오면, 그보다 먼저, 이제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대답 없는 부름이 가능할까, 우리가 들었던 대답들은 모두 부름에 대한 대답이 맞을까, 대답이 없다는 걸 알고도 부를 수 없을까, 불러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부를까, 어떻게 대답을 듣지 않고 부를까, 이런 물음을 지속하다 보면, 최초의 물음은 역방향으로 달려가기 마련이어서, 물음에 저항해 뒷걸음쳐 도망가려 해도, 도망칠수록, 결국, 아포리아의 막다른[…]

삐에르 밤바다
김태용 / 2022-01-01
새로운 학설 외 1편 / 송경동

[창작시]     새로운 학설     송경동            배고파야 시가 나온다는 말    사실 아니다    75m 굴뚝 위에서    가느다란 밥줄 하나 지상에 내려두고    4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이던    스타플렉스 해고노동자들 지지 엄호를 위해    25일 동안 연대단식한다고 쫄쫄 굶고    재발한 암 치료를 거부하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오던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의 복직을 촉구하며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천막 하나 못 치고 46일을 단식하면서도    단 한 편의 시도 쓰지 못했다    적당히 배고파야    시도 써진다    창자가 뼈에 붙을 정도면    서정이고 나발이고 붙을 데가 없다            […]

새로운 학설 외 1편
송경동 / 2022-01-01
1월호 / 윤예지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2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문서정, 「핀셋과 물고기」를 읽고(《문장 웹진》 2021년 12월호)         소리가 없는 세상 속으로 가라앉고 싶다. 시끄러운 침묵에서 안간힘을 써서 도망치고 싶다.                       작가소개 / 윤예지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시시각각[…]

1월호
윤예지 /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