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백지은 등

[기획특집/좌담] 본 연속 좌담은 고착화된 문단권력과 창작자의 불평등 문제, 관행화된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현황 진단 및 개선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ㅇ 회차별 주제    – (1차)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 발표 과정    – (2차)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3차)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4차) 신진의 시선으로     2020년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문장웹진 공동기획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문학상이라는 관행 – 권리 또는 적폐 – 저작권과 출판권 그리고 표준계약서[…]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백지은 등 / 2020-06-01
보름의 나흘 / 임수현

[단편소설]     보름의 나흘     임수현           솥을 새로 장만해야 한다. 이참에 무쇠칼도 바꿔야겠다. 서른 살은 좋이 잡쉈겠지, 선주(船主)가 강원도 놀러갔다 옛날 대장간에서 사왔다는 칼은 내가 도모장* 맡기 전부터 바닷물에 삭아 덜렁거리는 자루를 철사로 얼키설키 감아 썼더랬다. 내색은 안 했지만 생선 대가리를 내리치다 칼날이 빠져 식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도 모루에 메질해서 만드는 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뭐든 찾아들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건 꼭 있게 마련이다. 숟갈 젓갈도 넉넉하게 스무 벌은 사야겠다. 국그릇도 끼니때 앉을 겨를조차 없을 때 밥 한술 술술 말아 먹기 편하게[…]

보름의 나흘
임수현 / 2020-06-01
흰, 국화 옆에서 외 1편 / 안현미

[신작시]     흰, 국화 옆에서     안현미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환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 일 아닌 일에도 심장이 뛰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벚꽃이 다녀가더니       목련이 오고 목련 뒤에는 라일락이       라일락 다음엔 작약과 아카시아가       아카시아에 이어 장미가 다녀갔다       그제는 마흔 살, 시인이 되고 싶다던 후배가       장미를 따라갔다       빌어먹을 흰, 국화 옆에서       가만히 들여다본다       장미, 아카시아, 작약, 라일락, 목련, 벚꽃……       이어달리기를[…]

흰, 국화 옆에서 외 1편
안현미 / 2020-06-01
이토록 자기중심적인 : 『참담한 빛』 / 이소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이토록 자기중심적인 : 『참담한 빛』1)     이소       1.       경계를 넘는 상상력은 예술이 태생적으로 지닌 욕망과 재능이기에, 2010년대 많은 소설이 ‘국경의 밤’을 넘나들었다. 물론 그 국경의 너머에도 다른 국가는 존재하는 법이라, 어떤 소설들은 국가의 자리에 무정부적 공간이 출현할 만큼의, 다시 말해 국가를 무너뜨릴 만큼의 막대한 재난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 감염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실제로 목격하게 된 것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예컨대,[…]

이토록 자기중심적인 : 『참담한 빛』
이소 / 2020-06-01
6월호 / 고재욱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0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우천 시 다이빙」(박서영, 《문장 웹진》, 5월호)을 읽고               문       반지하 문은 항상 뭐가 문제인지 잘 열리지 않는다. 잘 열리지 않는다는 뜻은 잘 닫히지도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사는 집의 문은 쇠로 되어 있다. 오래된 벽돌 건물에 칠 벗겨진[…]

6월호
고재욱 / 2020-06-01
심야영화 외 1편 / 강백수

[신작시]     심야영화     강백수           밤은 거대한 구멍     잠은 위대한 축복       축복이 비껴난 자리에서 우리는 구멍을 맞이하여     메울 것인지 외면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잘 걸어지지 않던 밤     빌라 밑 좁은 틈에서 들려오는     발정 난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깨달았지     나는 내가 메우고 있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시늉뿐     구멍을 애처로이 메우고 있던 건     내가 하고 있던 그 메우는 시늉이었지       161/169     나 말고도 저주받은 여덟이 그 부질없음을 깨닫고     영등포 CGV 6관에 모여[…]

심야영화 외 1편
강백수 / 2020-06-01
연속좌담 : Ⅰ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발표 과정 / 정여울 등

[기획특집/좌담] 본 연속 좌담은 고착화된 문단권력과 창작자의 불평등 문제, 관행화된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현황 진단 및 개선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ㅇ 회차별 주제    – (1차)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 발표 과정    – (2차)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3차)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4차) 신진의 시선으로     2020년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문장웹진 공동기획 연속좌담 : Ⅰ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발표 과정       – 저작권과 원고료 문제 – 창작자의 입장에서 – 매체(플랫폼)의 권력 –[…]

연속좌담 : Ⅰ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발표 과정
정여울 등 / 2020-06-01
철(鐵)의 사랑 / 김숨

[단편소설]     철(鐵)의 사랑     김숨           조선소에서는 철-배를 만든다. 철판을 병풍처럼 이어 붙여 커다란 철판을 만들고, 그 철판들을 맞추어 짜 철-상자를 만든다. 저마다 용도에 맞게 공정(工程)을 거친 철-상자들을 조립하면 마침내 철-배가 탄생한다. 철-상자는 대개 가로, 세로, 깊이가 15미터에 무게가 50여 톤 나간다. 그리고 노동자 2, 3백 명이 한꺼번에 그곳에 들어가 일한다. 철-배는 보통 3백여 개의 철-상자가 합쳐져서 완성된다.     철-배는 크게 선미, 조타기가 있는 기관실, 선원들이 먹고 자며 일상생활을 하는 거주구, 엔진실, 화물칸, 선수부로 구성돼 있다. 그것들이 조각인 철-상자의 제조 과정은 용도에 따라 조금씩[…]

철(鐵)의 사랑
김숨 / 2020-06-01
언두 / 성해나

[2020년 아르코청년예술가지원/단편소설]     언두     성해나           도호와 어떻게 만났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좀 난처해졌다. 틴더에서 만났어. 솔직히 터놓기 어려워 아는 선배 소개로, 동아리 연합회 활동하다가, 하는 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다른 질문에도 그랬다. 걘 어느 대학 다니냐는 질문엔 고대에 다니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다고, 어디 사냐는 질문엔 창신동에서 부모와 산다고 답했다.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지만 맞는 것도 아닌 정보들.     그런 식으로 도호에 대해 숨기는 게 많았던 것 같다.   *       도호와는 틴더로 만났다. 그 시기엔 애쓰지 않아도 되는 관계, 마음에 들지[…]

언두
성해나 / 2020-06-01
“스슥 스스슥” : 김소형, 『ㅅㅜㅍ』 / 홍성희

[문학더하기(+)] 2010 다시-읽기 Re-View – 《문장웹진》에서 실시한 2010년대 문학 설문 결과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읽어봐야 할 작품에 대한 리뷰     “스슥 스스슥” – 김소형, 『ㅅㅜㅍ』 (문학과지성사, 2015)     홍성희           전등이 깜빡깜빡     사형집행인이 탈 시간     신호가 깜빡깜빡 – 「사형집행인이 타는 열차」 부분       김소형의 시에는 깜빡이는 눈알들이 있다. ‘지켜보고’ ‘쳐다보’면서 “모든 것들을 게걸스럽게 씹어 먹”는 눈들(「눈」). 시계를 따라 하루 종일 깜빡거리는 그 눈꺼풀이 열릴 때마다 검은 눈동자로 밀려들어간 ‘당신’들은 ‘하얀 방’에 새처럼 갇힌다. 어떻게 들어온 줄도 모르는 채로 ‘빛이 드는 창문’을[…]

“스슥 스스슥” : 김소형, 『ㅅㅜㅍ』
홍성희 / 202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