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당신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는 기쁨이고 누군가에게는 슬픔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미래이고 누군가에게는 과거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영광이고 누군가에게는 치욕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고 누군가에게는 절망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누군가에게는 악몽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밥이고 누군가에게는 술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불이고 누군가에게는 물일 수 있다.
또 누군가에게는 집이고 누군가에게는 길일 수 있다.
여기 집을 떠나 낯선 길 위에 선 두 남자가 있다.
세상은 이들을 아버지와 아들이라 부른다.
아버지에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 하나 있고 아들에게는 해서는 안 될 일이 많다.
아버지의 품에는 칼이 있고 아들의 품에는 나침반이 있다.
아버지는 칼을 품은 채, 아들은 나침반을 품은 채 나란히 야구를 본다.
칼을 품은 아버지에게 야구란 무엇이고 나침반을 품은 아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그러니까
야구란 무엇인가.
2012. 3. 1.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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