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4회)


서울(제4회)


손홍규

 

손홍규-서울4-삽화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눈을 감기 전과는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랐으나 그 바람이 실현된 적은 없었다.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목매단 어머니를 보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떴으나 어머니는 살아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불판 위에 남겨진 고깃점 같은 아버지를 보았다. 눈을 감았다. 코끝에 노르스름한 냄새가 맴도는 듯했다. 눈을 뜨자 불타버린 가계(家系)가 환상처럼 보였다. 눈을 감아도 바람은 불었다. 서울은 무너졌고 사람은 사라졌다. 눈을 뜨니 동생만 남았다. 동생을 더는 보지 않으려고 동생의 머리에 헬멧을 씌웠으나 이전보다 더 잘 보였다. 헬멧을 벗기면 동생이 보이지 않았다. 동생은 눈앞에 있었지만 소년은 동생을 볼 수 없었다. 소년은 손을 뻗어 동생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손끝에 닿은 동생은 낯설었다. 곤충처럼 차갑고 경직된 동생을 느낄 수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들풀처럼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 일어났다. 소년과 동생은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히고 바닥에 엎드려 한 걸음씩 전진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다. 눈을 감았다 뜨면 가야 할 길이 보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눈을 감았다 뜨면 가야 할 길이 한층 어두워졌다. 눈을 감으면, 눈을 감으면 언젠가 다시 눈을 뜨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눈을 뜨면 이전에 알았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암살자를 기다리는 밤도 더는 없을 것이다.

 

   군화를 신은 암살자가 컨테이너 문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조금 뒤 캐비닛이 넘어지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 사이 소년은 허공을 디딘 것처럼 어둠을 헤쳐 컨테이너 박스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한 걸음에 통증이 밀려왔고 두 걸음에 통증이 밀려갔다. 세 걸음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컨테이너 문 앞에 다다른 소년은 아이가 넘어진 곳이라 짐작되는 쪽으로 권총을 겨냥했다.
   “칼 버리고 손들어.”
   군화를 신은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소년의 지시를 따랐다. 얌전히 칼을 바닥에 내려놓고 주저앉은 채 등을 컨테이너 벽에 붙였다. 소년은 동생에게 말했다.
   “이쪽 벽으로 붙어서 나한테 와.”
   구석에 웅크렸던 동생이 일어나 문 쪽 벽에 몸을 바짝 붙인 채 소년에게 다가왔다. 소년의 머릿속으로 잠깐 이상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둠 속에서는 무엇에 의지해 조준해야 하는가. 권총을 쥔 손에서 땀이 배어났다. 권총이 턱없이 무겁게 느껴졌다. 동생의 헬멧이 컨테이너 벽을 가볍게 스치며 내는 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소년이 동생을 향해 팔을 내밀었을 때 군화를 신은 아이의 왼팔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페인트가 도포되어 광택이 죽은 칼날이 소년의 손목을 베고 지나갔다. 소년은 그 칼날을 볼 수 없었다. 소년이 손에서 놓친 권총이 떨어지며 캐비닛에 부딪혔다. 군화를 신은 아이가 바닥에 내려놓았던 칼을 오른손으로 잡아 쥐고 동생에게 달려들었다. 암살자의 발에 차인 코펠이 나동그라졌다. 소년은 동생의 멱살을 잡아 자신 쪽으로 잡아당겼다. 암살자의 칼끝이 컨테이너 벽에 부딪히며 기분 나쁜 쇳소리를 냈다. 소년과 동생은 서로 껴안은 채 컨테이너 밖으로 굴렀다. 소년은 바지주머니에서 나이프를 꺼냈다. 넘어지면서 베인 어깻죽지가 욱신거렸다. 소년은 엎드린 채로 몸을 굴렸다. 등을 바닥에 댄 채로 나이프의 칼날을 폈다. 손목에서 저릿한 통증을 느꼈다. 손목에서 배어 나온 피가 팔오금까지 흘러들었다. 암살자의 발목을 노리고 달려들던 개가 군화에 차여 나가떨어졌다. 쓰러졌던 개는 벌떡 일어나 다시 암살자에게 달려들었다. 군화를 신은 아이는 몸을 돌리며 두 팔을 엇갈렸다가 벌렸다. 두 개의 칼날이 개의 목덜미를 긋고 지나갔다. 바닥에 쓰러진 개의 몸통에 군화를 신은 아이가 칼을 꽂았다. 개가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소년은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나 거의 마비가 된 다리를 움직여 군화를 신은 아이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칼 쥔 손을 내미는 척하다가 체중을 실어 오른쪽 어깨로 키가 크고 깡마른 암살자를 들이받았다. 둘은 뒤엉킨 채 컨테이너 박스 안쪽으로 넘어지면서 캐비닛 위로 쓰러졌다. 소년은 몸을 굴려 컨테이너 구석으로 다가가 등을 벽에 붙인 채 몸을 일으켰다. 맞은편에서 암살자도 소년처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암살자의 손에 남은 칼은 이제 한 자루였다. 광택이 없는 칼날은 형체가 희미했다. 소년과 군화를 신은 아이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소년은 노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군화를 신은 아이의 감정을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다.

 

    “형, 난 사람이야?”
    “넌 내 동생이야.”
    “난 사람이야?”
    “넌 내 동생이야.”

  

   소년은 왜 동생이 같은 질문을 두 번씩 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을 듯했다. 어쩌면 그 순간 소년의 눈빛을 동생이 읽었던 건지도 모른다. 바람에 낙엽이 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개의 신음이었다. 그 소리에 섞여 익숙하고도 낯선 신음이 들려왔다. 이윽고……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소년은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발을 질질 끌고 사라졌다. 소년은 오른쪽 다리에 맹렬한 통증을 느꼈다. 소년이 왼쪽 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추슬렀다. 소년의 두 눈이 주먹을 쥐었다. 나이프를 고쳐 잡은 소년은 오른쪽 다리를 끌면서 군화를 신은 아이에게 다가갔다. 암살자는 칼을 오른손으로 쥐고 왼팔로 안개를 걷어내듯 어둠을 걷어내며 소년에게 다가왔다. 키가 큰 암살자는 거리를 둔 채 소년의 오른쪽 다리를 걷어찼다. 소년은 옆으로 쓰러지면서 손으로 컨테이너 벽을 짚었다. 손목이 부러지는 듯한 아픔을 참으며 소년은 몸을 돌려 벽을 스치면서 암살자의 뒤편으로 갔다. 그러나 캐비닛을 밟고 넘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등을 돌리지는 않았다. 군화를 신은 아이는 서두르지 않았다. 침착하고 단순하게 움직였다. 소년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으며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않았다. 소년은 입을 다물었으나 잇새로 신음이 새어 나가는 걸 막지는 못했다. 신음이 침처럼 소년의 입가에서 뚝뚝 떨어졌다. 소년은 배낭을 끌어당겨 자신 앞에 놓았다. 소년은 배낭을 조금씩 밀면서 암살자에게 다가갔다. 암살자는 한 걸음 물러섰다가 배낭을 돌아 지나면서 소년의 어깨 부근을 칼로 베었다. 소년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점퍼가 찢어지긴 했으나 깊이 베이지는 않았다. 소년은 비 오듯 땀을 흘렸다. 온몸이 젖어 갔다. 팔뚝으로 이마의 땀을 훔쳤다. 땀이 들어간 눈이 따가웠다. 정신이 희미해졌다. 밤공기에 섞인 흐릿한 피 냄새를 맡았다. 어둠 속으로 또 다른 어둠이 스며들면서 밤은 한층 두터워졌다. 컨테이너 박스가 삐걱거렸다. 거대한 손이 컨테이너 박스를 쥐고 천천히 흔드는 것만 같았다. 군화를 신은 아이는 숨소리조차 고요했다. 냉정하고 무심한 고요함이었다. 소년은 배낭을 엄폐물 삼아 벽에 등을 붙이고 암살자 쪽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소년은 생존키트인 동생의 배낭을 손을 뻗어 잡을 수 있었다. 암살자는 옆걸음으로 벽을 따라 움직여 소년의 맞은편에 섰다. 소년은 오른손의 나이프를 고쳐 잡았다. 암살자가 손에 쥔 칼은 여전히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암살자가 다가오자 소년은 동생의 배낭을 던졌다. 군화를 신은 아이는 가볍게 몸을 틀어 배낭을 피했다. 그 사이 소년은 배낭을 질질 끌어 캐비닛을 옆으로 넘어갔다. 컨테이너 벽에 등을 붙인 채 소년은 배낭의 헤드에 매달아 놓은 침낭을 풀었다. 소년은 왼손을 배낭에 집어넣었다.
   “넌 실패했어. ……난 총이 두 자루야.”
   군화를 신은 아이는 달려오면서 한 발로 캐비닛을 딛고 다른 발로 소년이 넘어뜨린 배낭을 밟았다. 암살자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움츠렸다. 소년은 자신 앞으로 고꾸라지는 암살자의 가슴팍을 나이프로 찔렀다. 암살자의 칼날은 소년의 어깨 아래를 파고들며 쇄골을 부러뜨렸다. 칼을 쥔 소년의 손등으로 뜨뜻한 피가 끼얹어졌다. 암살자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는 소년의 볼을 적셨다. 소년은 가만히 있었다. 손아귀의 나이프에 전해지던 떨림이 순순해질 때까지. 군화를 신은 아이는 이미 죽은 몸처럼 딱딱했다. 소년은 조심스레 암살자를 옆에 누인 뒤 밖으로 나갔다. 차분하게 숨을 몰아쉬는 개를 어루만지다 몸통에 박힌 칼을 뽑았다. 칼이 박혔던 자리에 여러 번 접은 천을 대고 붕대를 감아 준 뒤 자신의 상처를 살폈다. 소년은 점퍼와 윗옷을 벗고 왼쪽 어깨와 쇄골을 소독한 뒤 붕대를 맸다. 오른쪽 어깻죽지에는 소독약만 뿌렸다. 오른쪽 손목에서도 여전히 진득한 피가 흘렀다. 손목에 붕대를 감은 뒤에 소년은 바지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다리를 살폈다. 피에 젖은 붕대를 풀어 소독을 한 뒤 새로운 천을 찢어 상처를 싸맸다. 그 사이에 땀은 식었으나 어질머리가 일었다. 구역질이 난 소년은 바위 근처에 쭈그리고 앉아 조금 토했다. 위액 탓에 입안이 썼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간신히 참으며 비틀비틀 걸어가 배낭을 뒤져 항생제를 찾아냈다. 소년은 두 알의 항생제를 개한테 먹인 뒤 자신도 두 알을 삼켰다. 소년은 잠시 개 옆에 앉았다가 개의 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였다. 개는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찌그러진 눈으로 소년을 보았다. 잠시 뒤 소년은 손전등을 켜고 컨테이너 박스 안을 뒤져 권총을 찾아냈다. 불빛이 군화를 신은 아이 위를 훑고 지나가기도 했다. 소년은 바닥에 떨어진 나이프를 주워 칼날과 손잡이에 묻은 피를 닦아낸 뒤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윗옷과 점퍼를 입고 안주머니에 권총을 넣었다. 소년은 컨테이너 박스 주변을 살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동생의 흔적을 발견했다. 어지럽게 땅이 파인 자국이 있었고 넓게 밀려 나간 자국이 있었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어둠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저항하는 동생을 이곳에서 죽였거나 혹은 어디론가 끌고 간 것이다. 소년은 좀 더 멀리 가보았다. 동생의 시체는 없었다. 소년은 개에게 돌아가 그 옆에 앉아 눈을 뜬 채 꿈을 꾸었다. 형, 난 사람이야? 넌 내 동생이야. 난 사람이야? 넌 내 동생이야. 형, 난 사람이야? 넌……. 난? 그래, 사람이야. 하지만 꿈에서조차 소년은 알 수 없었다. 사람이 뭔지. 정녕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야행성 조류가 홰를 치는 소리에 놀라 퍼뜩 깨어난 소년은 습관처럼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동생은 보이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기라도 하듯 잠시 생각에 잠겼던 소년은 축 늘어진 개를 안고 컨테이너 박스로 들어갔다. 군화를 신은 아이를 끌어낸 뒤 컨테이너 박스에서 가능한 만큼 먼 곳으로 옮겨 놓았다. 사후경직이 시작되지도 않았건만 암살자의 몸은 딱딱했다. 분필처럼 부러져 버릴 것만 같았다. 개에게 물을 조금 먹인 뒤 소년도 한 모금씩 천천히 물을 삼켰다. 어느 상처에서 다시 피가 흐르는지 알 수 없었다. 소년은 문을 닫아 잠근 뒤 캐비닛을 세워 문 앞을 가로막았다. 찌그러진 캐비닛은 오래도록 흔들거렸다. 소년은 개 옆에 누웠다. 안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쥐었다. 개의 가느다란 숨결이 소년의 볼을 간지럽혔다. 알 수 없는 운명에 목숨을 내맡기듯 잠에 빠져들었다. 고통이 잦아들었다. 소년과 개는 잠든 동안에도 이따금 신음을 흘렸다. 대낮에 잠에서 깨어난 소년은 손에서 놓쳐버린 권총을 찾았다. 총구를 개의 입에 들이밀자 개가 눈을 떴다.
    “죽지 마. 죽으면 죽여 버릴 거야.”
   소년은 총을 쥔 채 손을 옆에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채웠던 낮이 신음들과 함께 물러갔다. 해질 무렵 잠에서 깨어난 소년은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항생제를 삼켰다. 개에게도 항생제를 먹인 뒤 아스피린을 반쪽씩 나눠먹었다. 개의 상처를 소독해 주고 한참을 누웠다가 일어났다. 지난밤의 상처와 오른쪽 다리의 상처를 살피고 소독하고 붕대로 감싼 뒤 잠들었다. 소년이 잠에서 깨었을 때는 깊은 밤이었다. 소년은 배낭에서 텐트와 이불을 꺼낸 뒤 여유가 생긴 공간에 동생의 배낭을 집어넣었다. 개를 침낭에 넣어 둘둘 말아 배낭 위에 묶었다. 권총과 나이프를 확인한 소년은 배낭을 멨다. 컨테이너 박스 주변에는 누군가 서성거린 흔적이 있었다. 소년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침낭에 싸여 얼굴만 내놓은 개가 낑낑거렸다. 몸통을 파 먹힌 암살자의 시체 곁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올랐다. 밤공기는 여느 때보다 푸근했다. 암흑에 휩싸인 서울의 어딘가에는 여전히 희미한 불빛이 있었다. 소년은 의사를 찾아갔을 때보다 좀 더 높은 곳으로 길을 잡아 서쪽으로 향했다. 아직도 앙상한 참나무들 사이를 지나 소나무들이 있는 곳에 들어서면서 귀를 곤두세웠다. 은폐하기 좋은 곳은 감시당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생존자들은 더 이상 이 근처를 오가지 않는 듯했다. 소년의 몸속에서 이백 여섯 개의 뼈가 덜그럭거렸다. 소년은 잇몸이 저리고 이빨이 시렸다. 통증이 여기저기서 솟았다가 꺼졌다. 몸 안에서 밤송이 하나가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기분이었다. 소년은 되도록 휴식 시간을 줄였다. 배낭을 벗지 않은 채 비탈에 의지해 엉덩이를 붙이고 잠깐씩만 숨을 돌렸다. 땀이 식어 체온이 내려가면 온몸이 뻣뻣해졌다. 소년은 누군가의 무덤 근처에서 부패한 시체를 지나쳤다. 발길을 돌려 시체 가까이 가서 살폈지만 노인이나 모녀는 아니었다. 소년은 헐벗은 가지에 매달린 노란 꽃들을 보았다. 한참 뒤에야 소년은 그 나무의 이름이 산수유라는 걸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소년이 살던 동네에도 봄이 오면 산수유가 가장 먼저 꽃을 피웠다. 그리고 개나리와 목련이 꽃을 피웠다. 벚꽃이 흐드러질 즈음에는 봄이 만연했기에 더 이상 무슨 꽃이 피어났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그런 방식으로 소년은 가난한 집안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대신 자신에게 몰두했다. 자신에게 몰두할수록 외로웠다. 소년은 누구나 그렇게 외로워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외로움이 자신만의 것일 리는 없었다.
   의사가 머무는 곳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에서 남쪽 비탈을 타고 내려가 저수지 위쪽을 돌아갔다. 새벽이 깊었다. 소년은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물속에서 무언가가 자맥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뒤에 자리에서 일어난 소년은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갔다. 야트막한 산의 능선을 따라 올라 완만한 봉우리에 이르렀을 때는 사방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가득했다. 산 아래 북쪽으로 불타버린 비닐하우스의 철제 파이프가 죽은 공룡의 갈비뼈처럼 늘어섰고 그 너머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건설현장이 보였다. 우듬지만 남겨 둔 채 전지작업을 한 기다란 소나무들이 을씨년스러웠다. 그 사이로 외벽을 마감하지 못한 채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가 보였다. 그곳은 적막했다. 철거되지 않은 채 무너진 비계들이 허물처럼 건물에 매달렸고 아파트 옥상으로 기운 크레인은 부러진 손가락 같았다. 서쪽에는 경마장이 있었다. 무너지거나 불탄 마사들 너머로 경주로가 보였고 무너진 지붕에 덮인 관람석이 보였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말울음이 들렸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소년은 눈앞의 비탈을 달려 내려가는 날씬한 돼지를 보았다. 미끄러진 돼지는 한참을 굴러 내려갔다. 그러다 벌떡 일어난 돼지가 소년 쪽을 올려다보았다. 돼지는 다시 구르듯이 아래로 내려가 집들이 대부분 부서진 마을로 들어가 버렸다. 소년은 고개를 돌려 의사 일행이 머무는 곳을 내려다보았다. 잠시 뒤 소년은 노인이 일러준 집을 찾아냈다. 그곳을 바라고 내려가면서 소년은 두 번 미끄러졌다. 그때마다 개가 낑낑거렸다. 소년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개와 대화를 나누었다. 개는 밤새 얌전하게 앓았다. 소년은 개에게 기특하다고 말해 주었다. 개는 별일 아니라는 듯 가느다란 눈으로 웃었다.
   소년은 주차장인 듯한 공터를 지나 이층집의 뒤쪽에서 남쪽으로 돌아 계단을 올라 현관문을 두드렸다. 조금 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고 노인의 총구가 소년을 맞았다.
    “누군가를 방문하기에는 이른 시각이지 않니?”
    “나중에 다시 올까요?”
    “찾아온 손님을 돌려보낼 수야 없지.”
    “사람이냐고 안 물어보세요?”
    “나를 바보 취급하는구나. 사람이 아니고서야 개를 짊어지고 다닐 수는 없겠지.”
    “왜 혼자냐고 안 물어보세요?”
    “묻고 싶다만 네가 무척 지쳐 보이는구나.”
    “팔은 괜찮으세요?”
    “너보다는 나은 것 같구나.”
   현관에 들어선 소년은 두어 걸음 내딛다가 주저앉았다. 여자가 소년의 머리를 가슴으로 품었다. 현관 밖을 내다보는 소녀가 보였다. 소년은 고개를 돌려 소녀를 올려다보았다. 소녀의 눈을 잠시 응시한 소년은 고개를 돌려 노인을 보았다. 노인은 소년의 어깨에서 배낭의 어깨끈을 벗겨 주었다. 소년은 개를 감싼 침낭을 소파로 옮겼다. 개는 그 안에서 버둥거렸다. 모녀가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년은 그 옆에 누워 눈을 감았다. 날이 샜다. 밤새 잠들었던 도시가 깨어났고 소년은 잠들었다. 잠든 소년 곁을 지키던 모녀와 노인도 두 시간 뒤 잠자리에 들었다.

   해질 무렵 잠에서 깬 소년은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소년은 눈을 뜬 채 그대로 누워 있었다. 파스텔 톤의 책상과 옷장이 있는 작고 아늑한 방이었다. 소년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여자가 소년의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개는요?”
    “개도 깨자마자 너의 안부를 묻더구나.”
    “아직 살아 있군요.”
    “그래, 너처럼.”
    “개와 제가 같은 운명을 지닌 건가요?”
    “퍽 신비로운 발상이구나.”
    “왠지 그렇게 느껴져요.”
    “그럴 수도 있겠지.”
    “믿지 않으시죠?”
    “세상에! 이제 믿을 수 없는 일이란 없단다.”
    “저도 믿지 않아요.”
    “저 개는 믿을지도 모르지.”
   멀지 않은 곳에서 수런대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으므로 소년과 여자는 입을 다물었다.
    “아주머니를 보면 제 어머니가 생각나요.”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구나. 나처럼 볼품없는 여자였을 리는 없을 테니.”
    “미치시면 안 돼요.”
    “난 이미 반쯤 미쳤는걸.”
    “어머니는 미쳐서 돌아가셨어요.”
    “요즘엔 다들 그렇다.”
    “저도 곧 죽을 거예요.”
    “그런 소리 말아라. 넌 오래 살아야 해.”
    “미친 짓을 했거든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넌 지금 유령을 보고 있는 거야.”
   여자가 소년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소년과 개는 항생제와 아스피린을 삼키고 다시 잠들었다. 노인과 모녀는 밤새 소년과 개를 돌보았다. 소년의 옷을 벗긴 노인은 혀를 찼다. 여자가 붕대를 풀어 줬고 소녀가 피를 닦아 주었다. 노인은 소년의 상처를 벌려 소독약을 적신 솜으로 닦아냈다. 진득하고 검붉은 피가 솜에 묻어나왔다. 소년은 잠든 채 신음을 흘렸다. 노인은 소년의 윗옷을 입혀 준 뒤 왼팔에 부목을 댔다. 노인은 쇄골이 나을 때까지는 왼팔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소녀는 개의 상처 주변 털을 깎았다. 노인이 소독을 해주자 개 역시 잠든 채 신음을 흘렸다.
   낮이 흘러갔다. 소년은 악몽을 꾸었으나 생각처럼 두렵지가 않았다. 소년은 자신이 가장 무서웠다. 한밤중에 잠에서 깬 소년은 침대에서 내려와 바지를 입었다. 상처들이 욱신거렸다. 권총과 나이프를 확인했다. 소년은 거실 소파에 앉았다. 소년의 엉덩이에 소녀의 엉덩이가 닿았다. 소년이 몸을 움찔거렸다. 노인과 모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으나 소년은 무수한 질문에 휩싸인 기분이었다. 탁자 위에서 촛불이 흔들렸다. 사람들의 그림자도 일렁거렸다. 잠에서 깬 개가 소년의 발치로 다가와 누웠다. 소년이 물그릇을 주둥이 앞에 놓아 주자 개가 혀를 내밀어 몇 번 핥아먹었다. 소년은 노인이 건넨 건빵을 천천히 씹어 먹었다. 설탕이 뿌려진 건빵은 달콤했다. 건빵이 몸 안에 들어가자 허기가 느껴졌다. 먹을수록 허기도 거세어졌다. 몸속에서 위장이 주먹을 쥐었다 펴는 것 같았다.

 

   서울이 폐허가 되기 이전에도 소년은 배고픔에 시달려 본 적이 없었다. 허기를 느껴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년은 마른 체격이었다. 눈에 띄게 큰 키는 아니었지만 또래에 비해 손가락 한 마디쯤은 더 컸다. 동생은 소년에 비해 살집이 있었다. 봄이 되면 소년과 동생은 급식비 지원신청서를 제출했다. 식판을 들고 배식대 앞에서 줄을 설 때마다 소년은 버스터미널의 매표소 앞에 선 듯한 기분이었다. 소년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밥을 많이 먹었다. 그래야 했다. 소년의 친구들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소년을 신기해했다. 동생이 허기를 어떻게 느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하실에 숨어 지낼 때도 동생은 허기를 내보인 적이 없었다. 소년과 어머니는 매번 식사량을 줄여 동생에게 덜어 줬으나 동생은 주는 대로 받아먹지 않았다. 동생과 단둘이 지내게 된 뒤로 소년은 단 한 번도 절실하게 허기를 느껴 본 적이 없었다. 허기를 채우는 동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허기가 가셨다. 소년은 아버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아니 비로소 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소년은 난생처음 느껴 본 맹렬한 허기에 당황했다. 건빵을 씹고 또 씹어도 뱃속이 쿡쿡 쑤셨다. 노인이 건넨 건빵을 다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소년은 구역질이 났다. 욕실에 들어가 먹은 걸 모두 비닐봉지에 토했다. 반죽이 된 건빵이 입가에서 주르륵 흘렀다. 누군가 소년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돌아보니 소녀였다. 소년은 허기까지 토해 냈다. 그러나 몸 속 어딘가에 미처 토해 내지 못한 무언가가 남았다. 그것은 소년이 평생을 두고 씹는다 해도 결코 소화시킬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으므로 소년은 내버려두기로 했다. 소녀는 쥐었던 주먹을 펴고 손바닥으로 소년의 등을 쓸어내렸다. 소녀의 손바닥이 척추를 훑어 내려가기를 반복할수록 소년의 내면에 자리 잡은 그것은 더욱 끈질기게 들러붙었다. 소년은 눈가에 묻은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내고 입속을 깨끗한 물로 헹궜다.
   방은 모두 세 개였다. 거실과 부엌은 소파와 식탁으로 구분되었다. 싱크대 위 작은 창을 비롯해 방마다 창문들이 두꺼운 합판으로 막혀 있었다. 모녀가 쓰는 방의 창문은 책장으로 막혀 있었다. 원래 서재로 쓰인 방인 듯했다. 소년은 책장에 함부로 꽂힌 책들을 더듬었다. 모녀가 쓰는 침대 위에도 몇 권의 책이 널브러져 있었다. 가죽으로 장정된 성경도 있었다. 소년은 가죽의 테두리를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쓸어 보았다. 현관문 외에도 부엌 옆문을 열면 아래층으로 통하는 외부 계단이 있었다. 외부 계단이라지만 난간과 돌출처마 사이에 막음공사가 되어 내부 계단이나 다름없었다. 소년은 노인을 따라 그 계단을 내려갔다. 모녀가 소년을 부축해 줬다. 소년의 오른쪽 팔꿈치에 소녀의 가슴이 닿았다. 1층에는 출입문이 셔터로 된 주차장과 창고가 있었다. 고삐가 묶인 말이 앉은 채로 네 사람을 맞았다. 소년은 오른손을 내밀어 말의 콧잔등을 긁어 주었다. 말은 고개를 저으며 콧김을 내뿜었다.
    “경주마도 새끼를 배나요?”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지니 교미를 한 거겠지.”
    “이 말은 제 뱃속에 무얼 품었는지 알까요?”
    “알겠지.”
    “포기하지 않겠죠?”
    “포기하지 않겠지.”
    “할아버지, 만약에 이 말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어떡하시겠어요?”
    “그건 말에게 물어야지.”
    “저한테도 묻지 않으셨잖아요.”
    “널 죽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다.”
    “제 동생은요?”
    “……네 동생도 마찬가지야.”
    “의사한테 다녀오셨죠?”
    “너한테 뺨을 맞기는 싫었으니까.”
    “지난밤에요.”
    “널 치료하려면 필요한 게 많았다.”
    “할아버지 팔을 다치게 했던 짐승이 지금도 이 근처에 있어요.”
    “아직 마주치지는 않았어.”
    “무섭지 않으셨어요?”
    “가야 한다면 또 갈 거다.”
    “감사해요. 그리고 죄송해요.”

 

   그들은 거실로 돌아갔다. 노인과 모녀는 소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소년은 벽에 걸린 십자가의 예수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슬픔에 형태가 있다면 저런 모습일 거였다. 반듯하게 교차하는 평평한 세계 에 내동댕이쳐진 채 울퉁불퉁한 형태로 꿈틀거릴 거였다. 서울이 파괴되었어도 참담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폐허가 된 서울은 살아 있는 짐승처럼 옛 서울을 반추했다. 기억은 느리게 되새김질을 하는 초식동물 같았다. 설령 세계가 멸망한다 해도 인간의 슬픔은 이 지구 위에 남아 황폐한 대지 어딘가에서 들풀처럼 자랄 것이다. 소년은 다시 한 번 동생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형…… 신이 있을까?”
    “없어.”
    “그래도 있다면?”
    “없어.”
    “만약에 말이야. 정말로 신이 있다면.”
    “없어.”
    “혹시라도 있다면 한번쯤 보고 싶어.”
    “넌 볼 수 없을 거야. 내가 죽여 버릴 테니까.”
    “형, 어차피 신은 죽은 채로 우리에게 와.”

 

    “할아버지, 세상이 이렇게 된 데에 저 사람의 책임이 있을까요?”
    “나이를 먹고 깨달은 게 있다면 아무도 이런 일에는 책임이 없다는 거야.”
    “저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까요?”
    “우선은 나이를 먹어야지.”
    “먹었다 치고요.”
    “아무나 노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야.”
    “되었다 치고요.”
    “노인이라고 모두 현명한 건 아니지.”
    “저 사람도 지금은 노인이겠죠?”
    “이천 살이 넘었지.”
    “만나고 싶으세요?”
    “사양하마. 난 불교야.”
    “부처도 책임이 없나요?”
    “지금은 새벽 두 시야.”
    “그게 무슨 상관이죠?”
    “부처가 잠든 시각이거든.”
    “언제 일어나요?”
    “잠에서 깨어나면.”
    “우선은 자야겠군요.”
    “그래, 이 밤에 잠들지 못하는 건 이제 사람들뿐이지.”

 

   소년은 잠이 적은 편이었다. 자정 지나 잠들어도 새벽이면 절로 눈이 떠졌다. 아직 밖은 어두운데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쓰레기 수거차의 엔진 소리가 들렸다. 잠꼬대 소리와 몸을 뒤척이는 소리를 들으며 추억을 헤아렸으나 소년이 헤아릴 수 있는 추억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잠든 사이 그만큼의 미래가 지나가 버리고 과거가 되어버렸다. 한평생 마주쳐야 할 미래도 그런 식으로 흘러가 버릴 것만 같았다. 미래는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섬광처럼 지나가 버리는 것이었다. 동생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느꼈겠지만 동생의 미래가 부럽지는 않았다. 보잘것없는 미래를 강탈당했는데도 서러운 이유를 소년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게 그것뿐만은 아니었으나 소년의 소유물 역시 그것뿐이었다.

 

   밤이 지나갔다. 새소리가 들렸다. 노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댔다. 모녀는 방에 들어가 잤다. 소년은 소파 아래 엎드린 개 옆에 앉아 오른손으로 개의 몸통을 쓰다듬었다. 개는 죽지 않았다. 소년처럼. 조금 뒤에 모녀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노인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아래층에서 말이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갈 거니?”
    “오늘 밤에요.”
    “보낼 수 없다.”
    “알아요.”
    “나도 안다.”
    “거기에서 제 동생을 보셨나요?”
    “안으로 들이질 않더구나.”
    “동생은 거기에 있어요. 할아버지가 온 걸 알았을 거예요.”
    “알았다 해도 아는 체하지 않았겠지.”
    “그럴 수가 없었을 거예요.”
   소년은 노인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담배 연기가 노인과 소년 주위를 떠다녔다. 노인은 정오가 지난 뒤 방에 들어가 잠들었다. 소년은 잠든 개를 내려다보며 몸속을 돌아다니는 통증을 잊으려 애썼다. 먼 곳에서 신음과 비명이 들려왔다. 개가 잠든 채로 귀를 쫑긋 세웠다가 내렸다. 두 번 꼬리를 치고 몸을 가볍게 떨었다. 소년의 손바닥으로 개의 호흡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소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말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말의 입가에는 재갈을 채울 때 쓰던 끈에 눌린 자국이 선명했다. 머리 뒤쪽에서 어깻죽지까지 이어진 갈기는 뒤엉켰고 안장에 쓸린 상처에는 피고름이 말라붙었다. 윤기 없는 밤색 터럭이 비듬처럼 날렸고 부서진 발굽이 빵가루처럼 널렸다. 소년은 손을 뻗어 야위었으나 팽팽한 말의 배를 쓰다듬었다. 오물이 들러붙어 마른 뱃구레가 파문처럼 흔들렸다. 소년은 갈비뼈의 윤곽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뼈에 보호받는 희미한 온기가 손바닥에 고루 퍼졌다. 그 안에서 망아지라고는 할 수 없으나 망아지가 아닐 수도 없는 목숨이 자랄 터였다. 소년은 말의 옆구리에 귀를 댔다. 적대적인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살아서 태어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살아서 태어난다면 인간은 여태 마주친 적이 없는 새로운 적과 마주치게 될 거였다. 불행일지 행운일지도 알 수 없었다. 다른 모든 일처럼.
   소년은 사료포대를 기울여 고무함지에 사료를 부어 주고 파프리카 모양의 커다란 물통에서 물을 따라 찌그러진 냄비를 채웠다. 말은 점점 야위어 갈 테고 말이 야위는 것과 반대로 뱃속 생명은 점점 커질 거였다. 소년은 고개를 돌려 계단 중간에 앉은 소녀를 보았다. 작은 말 같았다. 소녀의 날카로운 콧날 부근으로 가느다란 햇살이 지나갔다. 소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살짝 벌린 입으로 치아가 엿보였다. 소녀는 맨발이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알 수 없으나 발가락마다 각기 다른 색의 매니큐어가 발라졌다. 트고 갈라진 소녀의 발도 지난겨울까지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했을 거였다. 소녀는 무심코 그러듯 손으로 맨발을 주물렀다. 소년의 팔이 움찔거렸다. 소년은 소녀의 정수리를 보았다. 과녁 같았다.

 

    “네 동생이 나를 미워할까?”
    “아니, 너를 미워하지 않아.”
    “나를 미워하는 게 분명해.”
    “너를 미워했던 건 분명해.”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그때의 그 아이는 이미 여기에 없으니까.”

 

   소년은 말 주위를 천천히 돌았다. 사료를 먹던 말이 고개를 돌려 소년을 보았다. 동생은 여기에 없었다. 소년과 동생은 허물을 벗듯 예전의 자신들을 벗으며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이제 소년과 동생은 함께 있지 않았다. 각기 다른 곳에서 허물을 벗고 헤어지기 전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다.

 

    “갈 거야?”
    “오늘 밤에.”
    “할 말이 있어.”
    “하지 않아도 돼.”
    “오늘 밤이 지나면 쓸모없게 되는 말이야.”
    “후회가 되는 말이겠지.”
    “네 팔뚝을 베고 백만 년쯤 잠들고 싶어.”
    “그럴 수 없어.”
    “왜?”
    “네가 팔뚝을 베고 싶어 했던 그 아이는 지금 여기에 없으니까.”
    “넌 너야.”
    “넌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몰라.”
    “너도 내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잖아.”
    “알아. 넌 시도만 했을 뿐 성공하지는 못했지.”
    “그게 성공한 거야.”

 

   계단을 내려온 소녀는 소년에게 나이프를 내밀었다. 소년은 손을 내밀지 않았다. 소녀가 한 걸음 다가오자 소년은 한 걸음 물러섰다. 소녀는 나이프의 칼날을 펴고 칼날 쪽을 쥐었다. 소녀가 다시 한 걸음 다가오자 소년은 또 한 걸음 물러섰다. 칼날에서 희미한 빛이 났다. 어둑신한 창고 내부에 미약하게 존재하는 빛들이 전부 소녀의 나이프로 몰려든 것만 같았다. 소년은 오른쪽 팔목에서 치통과도 같은 묵지근한 통증을 느꼈다. 거기에 머물렀던 통증이 왼쪽 쇄골로 옮겨갔다. 한참 뒤에 통증은 오른쪽 다리로 옮겨갔다. 소년은 바닥에 조심스럽게 주저앉았다. 소녀는 소년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소년은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소년은 손을 내밀어 소녀의 나이프를 건네받았다. 나이프는 소년의 손 안에 얌전히 들어왔다. 소녀의 나이프는 소년의 나이프보다 조금 짧았다. 그만큼 가벼웠다. 말이 다리를 굴렀다. 소년이 들이쉬는 공기에 먼지가 섞였다. 축축하고 미지근한 공기가 소년의 폐를 가득 채웠다. 소년은 더러운 공기를 들이쉰 뒤 깨끗해진 공기를 내쉬었다. 소년은 광합성을 하는 식물처럼 그 자리에 뿌리를 내렸다. 소년의 몸은 줄기처럼 자라며 가지를 쳤고 머리는 무성해져 강아지풀처럼 줄로 돋은 털이 되었다. 말은 소년의 머리를 한입에 베어 문 뒤 싱싱한 풀냄새를 음미하며 천천히 씹었다. 그곳은 세계의 끝인 동시에 세계의 시작이었으며 소년과 소녀가 머무는 세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온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두 겹의 공간이었다. 오후가 깊어 가는 건 오전이 다가오는 것이었다. 밤이 오면 해가 뜰 것이었고 아침이 오면 해가 질 것이었다. 거기에서 소년은 처음으로 동생의 부재를 실감했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동생 없이 보낸 첫날밤에도 찾아오지 않았던 상실감이 소년 안에서 기지개를 켰으며 한번 깨어난 그것은 다시는 잠들지 않을 게 분명했다. 소년은 왼팔의 붕대를 풀어 소녀에게 건넸다. 소녀는 소년의 왼쪽 어깨에서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붕대를 비스듬히 둘러 단단하게 맸다. 소년의 왼팔은 자유로워졌다. 소녀가 먼저 위층으로 올라갔다. 소년은 소녀의 발뒤꿈치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말을 천천히 쓰다듬어 준 뒤 올라가 소파에 앉았다. 개가 낑낑거렸다. 모녀의 방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가 조용해졌다. 모두 잠든 시각이었다. 아직 해는 기울지 않았다. 멀리서 아련한 비명이 들려왔다. 익숙하고도 낯선 소음들이 허공에서 무리를 이룬 곤충의 날갯짓 소리처럼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소년은 배낭에서 동생의 생존키트를 꺼냈다. 배낭에 남은 식량들도 꺼냈다. 소년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이프와 권총을 확인했다. 이제 소년에게는 칼이 두 자루였다. 소년은 개의 주둥이에 코를 대고 문질렀다. 개의 콧잔등은 까끌까끌했다. 여전히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볼이 멘 듯한 얼굴의 개가 실눈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홀쭉해진 배에 달린 쓸모없는 젖꼭지가 보였다. 소년은 두 손을 눈앞에 가까이 가져갔다. 손바닥을 위로 향한 채 지금까지 거닐었던 서울의 거리라도 되듯 손금을 헤아렸다. 소년의 삶의 평면도는 옛 지도처럼 누렇고 버석거렸다. 그 손으로 얼굴을 훑었다. 소년은 거실에서 약이 든 봉지를 찾아 진통제만 골랐다. 물 한 모금과 진통제 네 알을 삼켰다.
   소년은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올라 합판을 치우고 유리창이 떨어져 나간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 창틀을 딛고 섰다. 합판으로 다시 창문을 막은 뒤에 창틀에 매달려 잠시 대롱거리다 손을 놓았다. 소년은 왼발로 먼저 땅을 딛고 쓰러지면서 뒹굴었다. 소년은 쓰러진 채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길 기다렸다. 혼곤한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과 비슷했다. 소년은 입가로 새어 나가는 신음을 이빨로 끊으면서 천천히 몸을 돌려 엎드린 채로 조금씩 앞으로 기어갔다. 십 분 뒤에 소년은 주차장의 발목 높이로 쌓인 경계석을 넘어 무너진 단층 건물의 그늘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다시 오 분 동안 숨소리도 죽인 채 엎드려 있었다. 소년은 천천히 기어서 은폐된 공간으로 들어갔다. 반쯤 무너진 벽들 사이로 주저앉은 지붕이 걸쳐진 곳이었다. 소년은 벽에 기대어 앉아 잠시 몸의 긴장을 풀었다. 봄날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부려진 바깥을 내다보았다. 시체가 있었다면 짐승들의 먹잇감이 되었더라도 흔적이 남았으련만 이 마을에는 그런 흔적이 없었다. 폭격이 있기 전에 소개(疏開)된 마을인 듯했다. 눈이 시렸다. 눈두덩을 가볍게 문질렀다. 한 시간 뒤에 소년은 마을 남쪽 어귀의 솔숲에 이르렀다. 해는 뉘엿뉘엿 기울었고 경마장에서 피어오른 먼지가 사양에 섞여들어 꽃가루처럼 반짝였다. 길고 긴 호루라기 소리처럼 대낮이 꼬리를 사위어 갔다. 땅거미가 사위를 채웠고 대기가 식어 갔다. 북쪽에서 들려오던 웅성거림도 잦아들었다. 예언처럼 밤이 찾아왔다.
   솔숲에 웅크렸던 소년이 일어섰을 때 골짜기에서 돼지가 나타났다. 소년 쪽으로 다가오던 돼지는 몇 걸음 앞에서 멈췄다. 소년은 나이프를 꺼내 쥐었다. 돼지는 잠시 소년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다시 골짜기 방향으로 사라졌다. 소년은 돼지가 사라진 쪽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돼지는 소년에게 할 말이 있던 것만 같았다. 소년은 몸을 숙인 채 천천히 비탈을 올랐다. 건물을 짓기 위해 기반만 다져 놓은 채 내버려진 빈터를 가로지른 뒤 비포장 임도(林道)를 따라 걸어갔다. 하늘에 희미한 별이 몇 개 떴다. 공기는 그다지 차갑지 않았다. 외려 나른한 기분이 들 만큼 부드러웠다. 어둡고 캄캄한 산으로 둘러싸인 임도는 소슬했다. 주변은 고요했다. 이따금 들려오는 날짐승의 홰치는 소리와 성대가 멀쩡한 개들의 울부짖음마저 그곳에서는 먼 곳을 달려온 별빛처럼 부드러웠다. 소년은 아홉 시쯤 의사가 머무는 곳이 바라다 보이는 저수지에 이르렀다. 산자락 아래 웅크린 레스토랑 건물의 어느 창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소년은 허기보다 피로에 시달렸다. 잠에 빠져들기에는 정신이 너무 또렷했다. 통증 탓이었다. 뱃속이 아릿하고 메슥거렸다. 머리는 무겁고 지끈거렸다. 소년은 바닥에 앉아 다리를 주물렀다. 고개를 돌려 걸어온 길 쪽을 보았다. 길 위로 켜켜이 어둠이 쌓였다.

 

   소년이 동생과 처음 길을 나섰던 그날 밤에도 길은 어두웠다. 소년은 그 길을 상상 속에서 이미 걸었다. 동생과 단둘이 남겨진 뒤로 소년은 매일처럼 꿈에서 길을 걸었다. 길은 늘 미로였다. 눈을 뜨면 죽은 어머니가 보였다. 어머니는 하루하루 부패했다. 소년과 동생은 어머니를 매장할 수 없었다. 지난겨울은 혹독했으므로 어머니는 느릿느릿 부패했다. 죽은 어머니는 조금씩 부풀어 갔다. 소년과 동생은 어느 날 밤 무시무시한 굉음을 들었다. 부패한 어머니의 몸뚱이가 폭발하면서 썩은 내장과 살점이 소년과 동생의 발치까지 날아왔다. 소년은 몸에 묻은 어머니의 살점들을 진저리치며 차디찬 물로 닦아냈다. 길을 떠나기로 결심한 형제는 한때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지하실을 나서는 순간 지하실 입구뿐만 아니라 기억마저도 봉인했다. 지하실은 통째로 무덤이 되었고 고대의 왕릉처럼 형제의 역사가 되었다. 소년은 어둠을 노려보며 손 안에서 꿈틀거리는 동생의 적대적인 손가락을 잊으려 애썼다. 형제는 오래된 묘지를 걷듯 서울의 골목과 거리를 걸었다. 밤이 되면 길을 떠났고 새벽이 오면 머물 곳을 찾았다. 눈을 뜬 채 어둠을 견디면서 추모해야 할 것은 서울이 아니라 자신뿐임을 알게 되었다. 아무도 소년에게서 동생을 빼앗아갈 수 없었으나 누구도 그런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 소년은 자신과 아버지를 견주었다. 누가 더 비열한지 알 수 없었다.

 

   소년은 저수지를 왼편에 끼고 돌아 레스토랑으로 다가갔다. 레스토랑 간판의 부서진 틈에서 무언가가 기어 나와 허공으로 날아갔다. 소년은 어둠 속에서 귀를 기울였다. 나직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렸다. 간간이 웃음도 들렸다. 소년은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창가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았다. 조리대와 식기가 쌓인 찬장이 보였다. 주방이었다. 홀로 통하는 문이 조금 열렸고 그 틈으로 흘러든 빛이 그림자처럼 일렁였다. 소년은 다음 창문으로 다가갔으나 그곳은 완전히 차단되어 틈이 없었다. 소년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가까운 곳에는 나무 한 그루 없었다. 소년은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창고를 올려다보았다. 벽에 기대어진 부서진 자전거를 딛고 팔을 뻗어 난간을 잡고 옥상에 올라갔다. 이층이 눈앞에 보였다. 레스토랑 건물까지는 두 걸음 정도였다. 소년은 뒤로 물러선 뒤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 소년은 도약할 수 있는 맞은편 난간까지의 거리를 가늠했다. 보폭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소년은 왼발, 오른발, 왼발, 세 번째 걸음에서 옥상을 박차며 레스토랑 건물로 뛰었다. 이층 창문틀에 두 손이 닿았으나 소년은 아래로 추락했다. 소년은 바닥에 떨어진 채 신음을 흘렸다. 왼쪽 쇄골이 뜨거웠다. 소년은 쓰러진 채 귀를 기울였다. 소년은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훔쳤다. 소년은 몸을 일으키려다 쓰러졌다. 먼 곳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소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눈물이 귀로 흘러 들어갔다.

 

   아버지가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다 유치장에 감금되었을 때 소년은 중학생이었다. 보름 뒤 소년은 빵과 우유가 든 비닐봉지를 쥔 채 경찰서 정문 앞에 앉아 아버지를 기다렸다. 의경의 제복에 달린 금속들이 번쩍거렸다. 소년의 손에서 비닐봉지를 건네받은 아버지는 걸어가면서 빵을 씹고 우유를 마셨다. 딸기우유였다. 소년은 세 걸음 뒤에서 아버지를 따랐다. 태양은 중천으로 향했고 몸집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그림자가 아버지의 발뒤꿈치에 매달려 있었다. 소년은 아버지가 흘린 것들을 밟으면서 걸었다. 비닐봉지를 밟았고 빵 봉투를 밟았고 우유갑을 밟았다. 아버지가 뱉은 가래를 밟았다.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구겨진 종이도 밟았다. 집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서 아버지는 몸을 돌려 소년을 안아 주었다. 반팔 아래 드러난 소년의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아버지의 품은 차가웠으나 숨결만은 뜨거웠다. 딸기 냄새도 났다. 집은 괴괴했다. 어머니는 일하러 갔고 동생은 어디론가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부엌에서 몸을 씻었다. 미지근한 수돗물을 바가지로 끼얹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소년은 아버지의 벗은 몸을 문틈으로 훔쳐보았다. 저 다부진 몸에 깃든 정신이 겨우 손톱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소년을 보았다. 아버지의 눈길이 칼날처럼 문틈으로 들어와 소년의 망막에 꽂혔다. 그게 아버지의 전부였다.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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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26호

제가 소년인 것처럼 동생의 소식이 너무 걱정되네요ㅠ

보름달8호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소년의 마음 속은 처음부터 폐허였던것 같네요. 오히려 폐허가 된 서울에서 소년은 개, 소녀, 노인, 아줌마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사랑을 주고받는 것 같기도 한데..미래 밖에 안남은 소년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자몽 3호

동감이에요 소년은 서울이 페허가 되기 전보다 그 후가 오히려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있어요 처음엔 노인과 모녀와 필요 이상의 말을 나누지 않았는데 어느새 그 세 사람과 '생존자' 이상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네요
시간이 흐를수록 소년의 가족은 해체되어가지만 소년은 더욱 강인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네요

행복한46호

공감해요! 서울이 무너지기 이전 소년은 굉장히 날카롭고 비관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폐허가된 후에 남은 사람과 교류를 하며 나름의 세계와 정서를 구축해가는 것으로 보여요. 몰락한 도시 속에서 소년은 나름대로 성장하며 살아가고 있는듯….

국문17호

동생은 어디로 간걸까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년이 그동안 어떠한 정신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면서 더 안타깝습니다.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지만 그에 따른 소년의 정신상태가 세세하게 느껴지면서 더 매력을 주는 것 같네요.

반달 50호

성장의 자리가 폐허라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또 앞으로 어찌 될지 궁금하기도 해요. 소년의 앞날만큼이나 궁금한 소년의 과거를 제멋대로 살을 붙여 상상해봅니다.

미소48호

소년에 대해 알게될수록 행복을 느끼지못한 매마른 삶이 너무안타까워져요 작품에서 계속 늘어가는 소년의 상처는 언제쯤 아물수있을것인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