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식당 외 1편


  김준현

 

  그 식당

 

 

 

 

 

   찬밥은 죽은 사람들의 한 끼다

 

   나는 빈 식탁에 앉아 기다리고 낙서로 얽힌
   버려진 감정들이 핏줄로 가로지르는 벽

 

   잡종이라
   외롭지 않으리라 주머니에 손을 넣는 일처럼
   밥이라는 무덤에 들어
   쓰지 않은 수저를 내려다보는데

 

   개들이 밥을 먹는지 난간에 묶인 사슬이 철거덕거리고

 

   젖은 감정이란 게, 때로 욕이 욕을 덮는 저녁
   밑줄이 금으로 파인 자리가 붉어
   나는 제 삶 쪽으로 기울어진 낙서들을 찾아 더듬는데

 

   바람에도 뒤집히는 지붕을 이고
   식당 문 닫는 시간은 늘 일러 앉은 사람보다
   서 있는 사람이 더 많아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늦었으니
   생각하면 밥이 식는다

 

 

 

 

 

  메가헤르츠

  — 먼 귀

 

 

 

 

   스피커에서 귀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테이프를 돌리면 찬바람이 감기고 얼룩이 짙은 요 위에 앉아 몸을 비틀면 드러나는 등뼈 마른기침 끝에 귀가 축축한데 반복되는 녹음으로 되돌리는 밤이면 몸이 몸을 기다리다 시동을 걸고 트럭이 오래된 자세로 녹을 앓는지 얼음 위로 생선이 덜덜 떨어 모텔 창문을 바라볼 때 몇 번을 하면 김이 서릴까 얼마나 더 낮은 음으로 뒹굴어야 남의 목소리를 제 목소리로 쓸 수 있을까 생각하면 연인들의 몸에서 난 소리로 축축해지는 벽, 눈을 감고 우리는 같은 자세로 누워 먼저 잠이 든 사람의 구멍을 살핀다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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