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이라는 새로움


‘3’이라는 새로움

 

편혜영

(소설가, 본지 편집위원)

 

 


   이번 호 《문장웹진》은 ‘3’이라는 숫자로 시작합니다. 내기나 가위바위보를 할 때는 우리는 삼세판을 해야 직성이 풀리고,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립니다. 종교에서도 삼위 일체가 중요하며 변증법적 종합을 이룰 때에도 3단 논법을 거칩니다. 숫자 ‘3’을 창조와 출발, 재통합을 의미한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둘(2)로 분리된 것들을 합일(1)하려는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분리에서 통합으로의 과정이 일어나고 최초의 종합 수이기 때문에 숫자 ‘3’에는 필연적으로 숫자 ‘1’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한 ‘없음’의 단계에서 시작했다가, 무엇인가 다시 시작하고 싶어질 때면 자연스럽게 ‘3’을 떠올리는 모양입니다.

   3월입니다. 지난 1월에 시작하고 싶었으나 미룬 일들, 시작했으나 실패한 일들을 다시 시작해보기에 더없이 좋은 때입니다. 삼세판의 기분으로, 작심삼일의 목표와 생각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봄직한, 이른 봄입니다.

 

   이번 호 《문장웹진》도 풍성한 읽을거리들을 자랑합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십년감수〉가 이번 달에도 계속됩니다. 김경후, 천수호, 신혜정, 김록, 신영배 시인의 놓칠 뻔한 아름다운 시를, 정영문, 김경욱, 명지현, 배수아, 강영숙 작가의 명불허전 단편소설들을 추천평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문장〉의 공모마당에 응모해주신 원고들 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들도 한자리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매월 심사한 공모마당의 작품들 중에서 한 작품씩을 선정한 것입니다. 기성 작가들 못지않은 필력과 치열한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몰락과 폐허의 상상력으로 ‘서울’이라는 공간을 조망해나가는 손홍규 작가의 장편소설 「서울」이 이번호에도 계속해서 연재되고 있습니다. 음울과 묵시론의 세기말적 분위기 속에서도 서정을 잃지 않는 아름다운 작품의 독자가 되어 보십시오.

   김지요, 박두규, 김재현, 손미, 박경희, 송경동 시인의 신작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김희선, 해이수, 한은형 작가님의 개성 넘치는 소설도 일독을 권합니다.

   저 멀리 쿠바에서 보내주는 김성중 작가의 여행기는 남달리 기다려지는 코너이기도 합니다. 점차 생활과 주거의 불편함에서 벗어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뻗어나가는 작가의 여행기를 읽다보면, 삶이란 그게 어느 곳이든 사람들과의 얽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겨울의 잦은 폭설에 숨죽이던 꽃눈이 조금씩 마른 가지를 뚫고 올라옵니다. 이제 바람이 반갑고 여린 연두빛이 즐거운 때가 올 모양입니다. 새봄입니다. 

 

 

   《문장웹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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