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외 1편

   류인서

 

  붕어빵

 

 

 

   눈 오는 밤 거룩한 밤, 아파트 작은 공터의 포장마차는 백악해안을 흘러가는 보트피플 같다 얇아지는 불빛으로 견디고 있다
   오래전 그 나라의 문장(紋章)인가 비닐막에 그린 쌍어문 그림이 화석처럼 단순해진다 아주 낯설지는 않다
   지느러미가 노랗게 마른 물고기 유민들이 타고 있다
   몸과 몸으로 남은 체온을 견디고 있다

 

 

 

 

 

  장미해안

 

 

 

   그의 입에는 혀가 없다.
   내가 조금씩 그것을 먹어버렸다.
   이것은 조금씩 내가 말을 삼킨 것과는 별개의 일.
   가시 이빨 저쪽, 방패처럼 목구멍을 막고 있는
   꿈틀대는 붉은 살덩이는 그럼 무엇이냐.
   질문의 방은 어항보다 깊어서
   그는 지금도 빈 어항에다 허기를 봉인하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혀가 없어진 줄 모르는 그는
   여전히 혀로 사랑하고 혀로 어르고 혀로 흘금댄다.
   하품 가득한 그 입 속에다
   오늘밤 누가 홍등을 켜두었다.
   필라멘트가 끊어지지 않아도 어항의 불을 꺼버려야 할 때가 있다.
   개폐기를 내리면서 나는
   세상의 밤들이 녹아 사라지는 허구의 한순간을 생각한다. 

 

   《문장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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