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사과 외 1편

 

  빵과 사과

 

 

 

 

   빵이 빵으로, 사과가 사과로 뭉쳐져 있다

   내 몸을 체에 내려 고운 가루를 원하여서 오늘은 입자로 갈리어진다

   두 손으로 꼭꼭 뭉치면 겨우 나, 인 나쁜 기억이

   보건소 대기실 벤치에 앉아 있는 나를 얇디얇게 내리고 있다

   겨우 한 덩이일 빵과 사과, 는 부피를 얻기 위해 너무 멀리서부터 왔다

   고단한 듯 서로 기대인 빵과 사과를 내려다보는 나는 겨우 나, 를 만들기 위해

   너무 멀리서부터 왔다 너를 부풀린 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을 기다리는

   대기실 찬 바닥 같은 것, 가슴에 두 덩이를 끌어안고 우리는 곧 썩어 갈 차례를

   탐스럽게 완성하였다 내가 나로 이끌려

   빵과 사과와 내가 놓인 정물.

   누군가 먼저 일어서 떠나고 왼손과 오른손을 꼭꼭 뭉쳐 잡은 겨울 속에

   온기를 악화시키는 이 발효하는 내부.

 

 

 

 

 

  어느 별의 편지

 

 

 

 

   우리는

   사막의 절반을 지나왔으니

   이 기후가 바뀌어도 이젠 좋겠다 우주는 먼 시간을 돌아 순환한다는데

   화석이 부서져 내리며

   이제는 내 차례가 되어도 좋겠다

   하늘이 준 눈물과 마른 땅이 고요히 입맞춤하는 계절이 나의 별에 시작되어도

   좋겠다 그 사막의 폭풍이 지나가는 길에

   나는 죽은 나뭇가지로 모래에 귀를 대고 누워 있었으나

   누운 채로 오래도록 뜨거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최초의 나무가 시작되는 것을

   당신이 숲이 되어 치마를 끌고 나와

   그 치마폭에 나를 주워가 줄 것을 알고

   내 가지는 내 뿌리가 될 것을 알고

   떠났던 잎들과 비와 조붓한 바람과 함께 당신이 오기 쉽도록

   모닥불을 피우고 별은 양치기를 찾아 줄지어 떠나가는 하늘 아래

   이 사막은 모래를 모두 쏟아버리고 맑은 유리잔 같은

   밤하늘 북극성 아래 내가 누워

   이렇게 너를 기다려도 좋겠다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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