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외 1편

 

  뼈

 

 

 

 

   골다공증 걸린 나목들이 언덕에서

   저린 겨울을 붙들고 있습니다.

 

   배부른 먹빛 하늘을 비껴

   달아나는 새들의 족적은 금세 지워집니다.

   몇 걸음마다 몸의 바닥을 치고 오르는

   숨이 가쁩니다.

 

   달리기를 삭제한 무릎 관절은

   일그러진 삼각도형의 걸음으로

   느리게, 아주 느리게 언덕을 넘습니다.

 

   관절염은 관절에 염을 하고 뼈다귀의

   원형만 남겨두었습니다

   뼈의 속성은 지탱하는 것입니다

   잠시 쉬던 새가 날아간 나무의

   뼈, 몸통을 붙들고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뼈는 붙들고 서 있는 것입니다

   간질간질 뼈가 저려 옵니다

 

   침 흘리던 늙은 개 한 마리가

   뼈다귀를 물다 놓아버리고

   어둠이 됩니다.

 

 

 

 

 

  쌍문동의 겨울

 

 

 

 

   고요가 쌓여 있는 골목에 인기척의 기침소리가 지나갑니다. 사람들의 입김으로 골목이 호흡하고, 모든 발걸음은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입구로 몰려듭니다. 저녁이면 모든 발걸음은 골목길을 끌고 달 속에 발을 묻습니다. 적막을 끄집어 당기는 가등 밑에다 노상방뇨를 하는 취객이 남대문을 잠그지 않고 비틀 걸어갑니다. 시장은 왁자지껄한 문장을 써내려가고 두 개의 입이 언성을 높이는 밤입니다. 시장은 활어처럼 펄떡입니다. 좀약을 파는 수레를 밀고 가던 절룩거리는 남편의 땀을 닦아 주는, 지적장애 부인의 뒷모습을 담아 두었던 복날의 사진을 떼어내고, 흑백사진의 풍경으로 바람이 울고 있는 쌍문동의 겨울을 벽에 붙입니다.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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