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引力)의 시간

 

인력(引力)의 시간

 

이명희

 

 

 

 

  어린 아들에게

  젖 물리고 누워

  보드라운 엉덩이 한껏 두들겨 주고 싶다

 

  달은 꽉 차

  가슴은 부풀어 봉긋거리고

  팔랑팔랑 치맛단 부풀리는 어린 계집아이

  바람 속을 뛰어다닌다

 

  빈 바람만 일고

  공허는 언제나 제일(祭日)처럼 찾아와

  빈 것도 빈 것대로의

  가득함이 있는 거라 애써 웃었다

  거푸집을 허물었다

 

  달은 또다시 붉어지고

  물을 당기며 저 혼자 온 기력을 다한다

  가물었다 여지없이 꽉 채워지는

  하루도 어김없이 치러지는 봄의 시간

  물은 생생한 비린 맛으로 튀어 오르고

  비린 것은 빈 땅을 적시어 붉어진다

 

  닫힌 문은 다시 열리고

  울컥 쏟아내는 충혈된 생목

  그래 이대로 한 세상이다

 

  《문장웹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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