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문장 웹진> 2007년 2월호가 나왔습니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해봐도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자유롭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림을 잘 그릴 줄 아는 사람이 부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괴테는 ‘우리는 보다 적게 말하고 보다 많이 그림을 그려야 한다. 나는 스스로 언어를 전부 포기하고, 타고난 본성과 어울리게 말해야 하는 모든 것을 스케치로 전달하고 싶다’라고 까지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글을 쓰는 것, 언어로 전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작가입니다. 여기 《문장 웹진》의 독자들은 무엇보다 ‘언어’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지 않을 때 우리가 자신에게 정직할 수 있는 방법, 자유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언어’가 없이, 그것이 삶에서 가능한 순간이 있었을까 문득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스인들은 나무들이 알파벳이라고 여겼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롤랑 바르트는 모든 나무들 중에서 종려나무가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뻗어 나오는 종려 잎처럼 풍부하고 윤곽이 뚜렷한 글쓰기에 대해. 종려나무는 ‘늘어짐’이라는 중요한 효과를 갖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늘어짐. 이것이 바로 글쓰기에 있어서의 자유로움이 아닐까요. 다다이즘과 나이브 아트, 록 문화, 표현주의, 인상주의, 만화, 이 모든 것을 뒤섞은 콩바스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자유 구상이란 자신의 원초적인 본능과 문화에 대한 의지를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그의 말이 저절로 공감이 갑니다. 말로써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2월호 ‘신작 소설’은 세계와의 충돌을 이야기합니다. 김남일은 「망」에서 망으로 포박된 이 세계 허구의 실체를 리얼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명지현은 「입안의 송곳」에서 닳아버린 야성의 정신세계를 새롭게 벼리고 있습니다. 김재영은 「달을 향하여」에서 생의 존재를 말살하는 실직의 고통이 얼마나 참담한지 보여줍니다.

‘신작시’는 이규리, 이병률, 이원, 박후기, 유승도, 표광소, 김민정, 이승원, 박흥식, 박영희 시인과 함께 합니다. 이미지와 리얼리티의 경계, 삶과 상상력의 혼융을 느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멀티미디어 낭송시’는 황학주 시인입니다. 저음의 매혹적인 사랑시가 은근히 봄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문제작 탐구’에서는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에서 보이는 허수경 시인의 심화된 시세계의 변모를 이경수 평론가가 탐색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창’은 문학의 위기를 출판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김성신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무대에 올리는 채윤일 선생이 열어 줍니다.

2월 5일쯤 업데이트 될 ‘조경란이 만난 사람’은 민병훈 감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 작품 「벌이 날다」부터 최근작 「포도나무를 베어라」에 이르기까지의 한 젊은 독립영화감독의 세계를 엿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달엔 우수와 설날뿐만 아니라 ‘입춘’이 함께 들어있는 달입니다. 절기상으로 서서히 ‘봄’이 다가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던 순간에 한 결심들,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kak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