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빙기

 

간빙기

 

박찬세

 

 

 

 

 

둥지에서 떨어진 새를 쥐고 동생을 때렸다

 

 찍 소리가 났다

 

외할머니가 건네준 눈도 안 뜬 새끼쥐를 돌로 찧어 죽였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때부터다 빨간색이 좋아진 건

 

외할머니는 열둘을 낳아서 열하나를 묻었다

 

죽으면 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쥐나 돼버리라고 말했다

 

겨울엔 새벽마다 강을 따라 걸었다

 

마음이 홍시 같아서 단단해지고 싶었다

 

가끔은 귀신이 보였다

 

소름이 돋으면 손톱을 깎아 지붕에 던졌다

 

피를 토하고 죽은 새들은 쥐가 물어 갔다

 

동생은 자면서 찍 찍 거렸다

 

그때부터다 동생 키가 나보다 커진 건

 

문장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만든 문장에 살해될 것 같다

 

전생에 두고 온 문장 때문에 새들은 지저귄다고 생각했다

 

새들은 그림자 위로 오차 없이 착지했다

 

선명해지기 위해서 발목이 부러진 사람을 알고 있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나는 분명 죽은 적이 있다

 

그런데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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