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세계

 

완벽한 세계

 

김일영

 

 

 

 

별은 높은 곳에만 매달려 있었죠

어제 먹던 김치찌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지 않던 눈빛과

등을 마주하고 잠 못 이루던 밤들도

우리에게 찾아온 아기의 움직임을

함께 어루만지던 겨울밤처럼

완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어요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우리의 시간이

왜 그땐 중요하지 않았을까요

봄볕 좋던 공원을 빈손으로 걸어가게 했던 나와 당신의 하루가

완벽한 날을 위한 완벽한 기회였음을 왜 몰랐을까요

가까운 곳에서는 누군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다른 곳을 보면서 흘려보냈던 완벽한 기회들

나비들은 더 이상 춤추지 않는

깨어진 거울 속에서 보면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완벽한 사람이었는지

맑게 닦은 창 밖처럼 환하게 보여요

 

땐 몰랐어요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기 쉬운 세상에서 살고 있었는지

얼마나 완벽해지기 쉬운 세상에서 살고 있었는지

 

《문장웹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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