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균

 

 

 

 

 

꽃이 오고 있다

 

한 꽃송이에 꽃잎은 여섯

그중 둘은

벼락에서부터 왔다

 

사락 사라락

 

플라스틱 그릇의 쌀알들이 젖고 있다

눈 가늘게 뜨고 물젖을 빨고 있다

 

머무르되 집이 없는

소리, 소리들

밤과 절벽과 시퍼런 칼과도 같은 후회를 품고서

그러나 깊어지면서 순해지는

눈동자들의 빛

 

죽음에서 삶으로 흘러오는, 혹은

삶에서 죽음으로 스며 가는

 

모든 소리는 아프다

모든 소리는 숨소리여서

─ 멀리 오느라 애썼다, 꽃아

거친 발바닥 씻어 주는 손들이어서

아프고, 높고

컴컴하고, 환하다

 

사락 사그락

사락 사라락

 

지금, 아무데도 소속되지 않은 영혼들이 오고 있다

제 발자국을 지우며 걷는 고독한 것들

소리를 벗어난 소리들

 

《문장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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