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辛卯年,

 

올해는 ,

 

장옥관

 

 

 

 

 

올해는 辛卯年, 토끼해다. 토끼는 귀가 크고 입이 찢어졌다. 뒷다리는 물론 길다. 몸은 둥글고 눈알이 빨갛다. 눈알이 왜 빨갈까? 간이 뜨거워서 그런 게 아닐까. 교각처럼 튼튼하던 코끼리가 갑자기 총무직을 내놓고 사라졌다. ‘A형이나 O형 토끼 간을 구하러 갑니다.’ 단체 메일 띄워 놓고. 농담으로 봉해 놓은 검붉은 피비린내.

나는 토끼의 간이 필요해. 내 시집에 해설을 써준 양헌이는 토끼 간을 못 구해 죽었다. 등신같이 죽었다. 좀 더 살아도 되는데, 살아야 했는데.

그가 묻힌 곳은 야트막한 구릉지에 타오르는 천 리 불꽃. 토끼 간을 구해 복사꽃 가지마다 걸어 두고 싶다. 싱싱한 간을 먹은 나무는 해마다 붉고 굵은 알을 뱉어 놓을 거야.

하지만 토끼의 간을 어디에서 구하지? 여기가 용궁도 아니고 심부름할 별주부도 없는데. 도대체 가긴 어디로 간단 말인가.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제 손으로 희거나 검게 할 수 없으면서,* 빛 한 오리 들어올 리 없는 이 캄캄한 토끼 뱃속에서.

 

 

* 성경 마태오 22장 36절에서 빌림.

 

《문장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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