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에게 경의를

늑대에게 경의를*

윤성학

얼었다, 강
단단한 가죽에 흰 털을 덮어썼다
짐승은 웅크린 채 달빛을 받아
검푸르게 숨을 고른다
사위는 고요하였다
귀가 아프도록 서서 나와 짐승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바람이 몰려갈 때마다 그의 등뼈가 꿈틀거렸다
 
불가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는 불 앞에 선 사람들의 등을 쏘아보았다
몸을 낮춰 서서히 다가온다
밝고 따뜻함에 익숙해져
앞자락이 눌어 가는 것도 모르고
저의 등이 식어 가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
순간, 몸을 날려
목덜미에 이빨을 박아넣을 것이다
 
크헝크헝
강이 울고 있었다

 

* 바스코 포파 시선집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에서.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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