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外 1편

안개     

 

안시아

 

 

 

 

가시거리는 촉각을 세운다

길이 부정하는 사물들 사이 속도는

숨을 고른다 느릿느릿

급커브는 뒷모습을 들킨다

 

순식간에 환승구가 되어버린 이곳,

극단은 증발하기 좋은 무게로 도시를 지운다

웅성대는 그림자의 취향과는 관계없다

 

공간을 흐트러뜨리는 계단

긴 적막의 균열에서 시작되는 함정

구름의 유목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저 묵음은, 포용의 방식으로

일순간을 와해시킨다

 

주어가 두 번 등장하는 문장처럼

누구나 공범으로 몰릴 수 있겠다는 생각

천천히 가속 페달을 밟는다

궁지에 몰린 헤드라이트의 경직은

앞차의 비상등만 쫓고 있다

 

목격은 왜곡을 제외한 모든 해석을 버리고

잠시 사라진 것처럼 이곳에 머무는 자의 것이다

 

꿈꾸는 사람들의 사생활이

허공의 방법으로 길을 터득하고 있다

 

 

 

탄생

 

 

꼬리였거나 심장이 전부였을 때

한 덩어리의 기억이거나

건너뛴 호흡이었을 때

 

명치가 터뜨린 웃음

침 삼키는 소리

나를 밀어내는 중력은 그저

머리카락이 자라는 만큼의 각도로

기울어지면 되는 거였다

 

어둠이 주관하는 축제

모든 걸 용서받는 극적인 순간은

인연으로의 타전을 잊지 않는다

 

소음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난생처음 비로 쏟아져 내리고

매번 같은 근거로 우리는

관계가 되어 가는 중

 

지금 막 충돌하는 상상 하나  《문장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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