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체조 外 1편

오늘의 체조

 

김지녀

 

 

 

여기는 걸어도 걸어도 똑같은 나무가 줄지어선 곳

식욕을 잃은 위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매달려 외롭다

외로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하루에 세 번 밥과 약을 꼭꼭 챙겨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곳엔 이름 모를 병이 많고

설명할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아픔도 많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이

갑자기 잠에 빠져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곳은 겨울, 아프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오늘의 체조는 혈액순환에 좋은 배 두드리기

팔과 다리를 가장 멀리까지 뻗어보기

심장이 뜨거워졌습니까

팔과 다리가 조금은 길어져 누군가를 안아주었습니까

치료될 수 있다는 믿음은 버릇이고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잠들지 못하고 구름처럼 뭉쳤다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로, 곧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

부드럽게 사라지는 눈을 밟으며

나쁜 소식이 무성한 쪽으로

끼니를 거르고 침묵하는 쪽으로

사람들은 걸어갈 것이다, 남쪽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눈 내리는 거리는 신선하고

밤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겠지만

여기는 떠나온 곳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새벽이 되는 곳

밤이 밤으로 계속되는 곳

내일은 숙면을 위한 체조를 준비합니다

 

 

 

유전적인 오늘

 

 

머리끝까지 끌어당긴 이불처럼 밤이 당신을 지긋이 덮어 주었을 때

당신은 잘 조판된 죽음으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나는

건기의 계절을 맞이했다

가장 길게 누워 나의 그림자는 제목 없이도 거의 완성되고 있다

당신의 계절에도 제목은 없고

추억도 들켜버릴 비밀도 없지만, 당신은 이미 과거로 완성되어 있다

그것이 당신이 선택한 최선의 결정이었다

이 순간에도 무엇인가 결정하기 위해 사람들은 분주히 문밖을 드나들지만

나는 작고 어두운 귀를 가졌다

안경을 고쳐 껴도 모든 것이 흐릿하다

메마른 점막과 폐로 숨을 쉬며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면서도

자주 멈칫거리고 쉽게 들켜버리곤 한다

어둠 속에 모여서 그림자들이 각자의 체온으로 기침을 할 때마다

당신의 공기가 나의 내부로 들어와 있음을 느끼지만

미궁의 사건처럼 나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결국 나는 당신의 성급함과 나약함을 물려받았다

그런 날엔 당신의 눈동자로 본다

나를 떠나가고 있는 몇 개의 그림자

웃고 있는 사진 속에서 먼지처럼 어딘가로 숨어버리는 나의 얼굴

이번에도 틀린 것 같다

내 뒷덜미를 잡는 당신의 목소리

나의 좁은 목구멍에서 흘러나가기도 하는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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