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外 1편

아나키스트

 

허연

 

 

 

우물이 오염됐다고 아무리 서류를 작성해도 우물은 바뀌지 않았다. 부적응의 천재가 우물을 폭파시키자 마을에는 우물이 새로 생겼다.

 

어떤 갈등도 농담으로 무마가 되지 않을 때 이미 서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무마하지 않는 것. 격음(激音)을 좋아하는 것, 격음이 아닌 건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것.

 

‘ㅊ’ ‘ㅋ’ ‘ㅌ’ ‘ㅍ’

 

 

 

패배

 

 

초월은 멀다.

유럽 어느 캠프촌에서 만난 자들 오토바이로 몇개월째 세계일주 중이거나, 집 팔고 직장 때려치우고 1년 넘게 지구를 떠돌고 있다는 한국판 베가본드들.

 

지레 고개가 숙여졌는데…..

 

둘러앉아 캔맥주 기울이며 그들이 한다는 말

“서울 아파트값 요즘 얼마나 해요? 많이 올랐죠. 돌아가면 큰일이네.”

가족여행 온 고등학교 2학년 녀석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 그게 제일 후회된다.”

 

이런 제길

귀엽기도 했지만 실망은 몇 배다. 초월은 결코 안되는 건가. 이 넓다는 세상도 결국 아무것도 잠재울 수 없는 건가. 한때 세차게 타올라 얼굴을 뜨겁게 달궜던 모닥불에 오줌을 갈기며, 해탈은 없고 이탈만 남은 새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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