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백년

사랑은 백년

최명란

당신을 만나본지 백년
가끔 간격 없는 숲 속에서 만나 까무러친 적이 있고
나무의 젖을 빨며 고분고분 했다
 
그리웠어요
 
당신은 어차피 숲 속에 있는 사람
 
풍경이 빠른 속도로 지워지고 있다
 
어느 구멍으로 들왔다 어느 구멍으로 나가나
그리운 쪽으로 팔을 뻗는 나무의 숨구멍으로 번개같이 다녀가시나
 
남자와 여자는 어디를 포개도 꼭 맞는 체위
그러므로 사이좋은 미친 짓을 하고
이별의 경고에도 사랑을 하고 한다
 
나무의 젖을 물고 가슴만 할딱거리는 당신
 
사랑은 나무로부터 나왔기에 이토록 푸른 그림자
 
당신은 세상의 저쪽, 과도한 사랑, 또는 숲 속 백년,  《문장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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