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ade

박미영

 

 

Facade

 

 

 

흰 벽 갈라진 틈으로 네 얼굴 얽힌다, 철커덩 열쇠 뭉치 소리, 목제(木製) 문 열리는 소리, 확실한 것은 언제나 불확실을 밀어내듯 고장 난 문쩌귀 틈으로 차갑게 스며드는 생활이 네 얼굴을 지운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나를 믿지 않는다, 얽힘과 지움, 틈과 빈틈, 문과 얼굴, 확실과 불확실처럼 의심한다, 가난한 계단으로 누가 올라온다, 누구요, 새벽꿈에 울다 깬 목소리처럼 햇살이 천장으로 스민다, 죄수와 같은 햇살의 걸음걸이, 천천히 문이 열리며 네가 들어선다, 나요, 바로 당신이오,

 

 

 

거꾸로 누운 햇살

 

 

 

깨진 화분 밑동 드러난 꽃부리에 딱정벌레 두 마리 붙을 듯 붙을 듯 속날개 파닥이며 날아오른다, 희미한 푸른 벽에 표정도 없이 튄다 햇살은, 빈 욕조에 들어앉아 운 아침, 가스 기기 기술 교육원으로 시험 치러 햇살은, 갈까 말까 파닥거리다 불행한 결말의 책 위로 드러눕는다 햇살, 방이 동그랗게 거꾸로 매달려, 침대가 세 개의 다리로 서 있다, 노란 수건이 정지된 채 벽에, 못 위에 꽂혀 있다 햇살, 어디로 튈까 망설임도 없이, 머뭇거림도 없이, 연고도 없이 죽은 매춘부 따라 공동묘지에 묻히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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