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들판 작은 교회

강형철

 

 

저 들판 작은 교회

 

 

 

톱밥 난로 투둑투둑 뜨겁던 교회

마루 틈은 할머니 집사님 흘린 눈물로

까만 때가 스며 있던 교회

그 눈물들이 양초 속에서 매끄럽게 윤이 나던

들판 가운데 작은 교회

 

종루에 매어진 끈을 잡아당기면

종소리는 겨울 투명한 들녘을 가로질러

나락 벤 자리를 더듬다가

장독대 간장독을 지나

초종, 재종으로 성도들을 부르던 교회

 

성탄절 새벽송을 부를 때면

첫사랑 손스침의 감격이

펼친 찬송가 위에

구주 예수 탄생처럼 명료하던 곳

 

주일을 못 지키는 일이 있어도

힘든 친구 손을 놓지 못했던 교회

 

끝내 기울어져 전나무를 잘라 받쳐 쓰다가

결국 사라지고 없는 교회

우리들 마음 그 끝에 세워진

저 들판 작은 교회

 

 

 

꽃푼수

 

 

 

함지박에 가득 담긴

프리지아 흥정하며

비싸다고 툴툴대던 사내에게

안개는 덤이라며

한 다발 얹어주는 꽃 사내

 

안개꽃 한 다발에

얼굴 웃음 감추면서

속주머니 열고 있는

중년의 한 푼수

 

봄 눈 녹아

거리는 촉촉하게 윤이 나고

은행잎 쫌쫌 입을 내미는

태평로 한 자리

 

손에 쥔 꽃무더기

만나는 첫 사람에게 이유 없이 안기리라

다짐하며 싱긋 웃는

 

푼수 푼수,

꽃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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