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스는 식물들

신미나

 

 

녹스는 식물들

 

 

 

바람도 없이 그네가 흔들린다

 

노란색 하품이 포물선을 그리며 멀어져 가면

 

두꺼비집 속으로 들어가 모래알갱이가 되었다

 

철봉을 잡았던 손바닥에 쇠 냄새처럼

 

이 저녁의 공기는 비리고

 

플라타너스 잎사귀 한 장

 

이끼 낀 미끄럼틀에 내려와 앉을 때

 

엄마가 다시 오지 않는 하늘에 기린 구름

 

자꾸만 모래가 고이는 신발을 벗고

 

코끼리처럼 커다란 두 귀를 펄럭이며

 

나는 시소, 시소

 

 

 

하얀 옷소매

 

 

 

한밤에 누가 내게 전하는 기별이길래

얼굴에 머리카락 한 올 내려앉는 기척으로

귀 울림이 왔다 가나

 

글 모르는 친척들의 뒤주 속 같은 먹눈과

첩의 몸으로만 떠도는 비천한 조상들이

문 밖에서 손이 곱아 이를 부딪고 서 있는데

 

엄지손가락에 첫 실을 감고

얼마나 오래 끝 모르는 이야기를 덧감아야

발 없는 저들의 그림자 한 벌 지어 주나

 

언제쯤 내 귀의 동그란 품을 벗어나서

지문의 모양대로 회오리 일다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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