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

 

조은



등 뒤


        


등 뒤가 서늘하다

뒤처져 걷는 네가

울고 있다!


파장이 느껴진다

들먹거리는 어깨가 느껴진다

눈물이 양식인 듯

입속으로 자꾸 흘러 들어간다

네 말은 끊길 데가 아닌 데서

이어지질 않는다


너는 검은 웅덩이처럼

세상을 밖으로만 끌어안았다

내가 그 속을 보려 했다면

우린 벌써 끝장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숨을 고르고

수면을 때리는 돌멩이처럼

기습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얼굴 가득

바위의 이음새 같은 주름이 접힌

너는 눈물을 감추려

얼른 등을 보인다


네 등 뒤가

서늘할 것이다




덩굴




두 남자가 간다

한 남자는 젊었고 한 남자는 늙었다

젊은 남자는 키가 크고 늙은 남자는 키가 작다

키 큰 남자는 쭉 곧았고 작은 남자는 휘었다

곧고 키 크고 젊고 잘생긴 남자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의

갈고리 같은 손은 열매처럼 오므려

농익은 흙내를 풍긴다

날마다 동이 트기 전 적어도 세 번은

부정하고 싶을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의지한 아들의

머리카락은 윤기 있고 콧날은 높고 어깨는 넓다

탄력 있어 보이는 허리는

산도 지고 갈 듯하다


온갖 전광판이 빛을 쏘아대는 길에서

아버지가 감고 있는 아들은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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