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토록 저무는 풍경

 

박주택 



저토록 저무는 풍경                          




잎사귀 떨어지는 거리를 걷다 중국집 계단을 오르며

저무는 문에 볶음밥 냄새 훅 끼쳐 오면

어서 빨리 시간이나 지나가라고

어서 빨리 이 계절을 지나 저 계절로 가라고

낮고 젖은 가슴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울음들에게

가는 노래를 듣는다, 자장면 그릇에 모이는 나부끼는

저 창밖의 잎사귀들은 검은 공기에 뜯겨 조서 없이

바람 속으로 들어갈 것이지만 세상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도

사람의 발자국에 남은 김 서린 목을 맬 수는 없겠지

오늘 밤은 또 무엇이 되려나 예기치 않은 것들이 얽혀

운명이 되는 밤 저 여미는 것들 슬픔이라도 만지는 듯

바람은 가는 노래에서 흘러나오는 입들에게

끝은 있다 끝은 있다 가르치지만

붐비는 울음 속에 세워진 혼을 빼앗긴 저녁은 온다

깊은 곳으로부터 한없이 사라지며 물결치는

저토록 저무는 밖의 풍경은 온다    




밤의 저편




이 건너는 것들은 다 무엇인가

건너가 무엇이 되는가 잡음도 되고 소문도 되는

이 하루는 망각 속으로나 들어가

다시는 떠도는 구름조차라도 나타나지 않기를

저녁의 눈빛이여 아시는지, 한사코 낮에 머물러 심장을 갉는

두려움 끝에 오는 두려움 고비에서 포기하고 웅크린

그림자처럼 달빛 내리시는 모독이여

가엾고 떫은 인내가 모여 잘게 부서지는 힘에게

입을 닫아 버리면 불길을 이기지 못하는 밤에는

어느 다리를 건너 아침에 이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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