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작별

 

윤제림

    


아침작별




여기 이렇게 가만 누웠는데

살며시 미닫이가 열리는 거야,
혼(魂)이 일어나 나가는 거야.

먼저 가겠다는 건지,

혼자 남겠다는 건지

막 뻗대고 나가는 거야.


붙잡았지,

맨발로 어둠 속 섬돌을 내려서는 그를

몇 번이나 끌어다 앉혔지,

눕혔지 

자자, 고만 자자 가슴을 토닥이며

밝으면 가자

이불을 덮어 주었지.


그래서 한 번 더 보는 이 아침.

더는 못 기다리겠다,

그는 벌써 길을 나섰지.

잘 있거라,

나도 고만

일어나야 할 모양이다.




설산 가는 길




삼십 리 길도 한나절 걸리는 버스가 

검은 연기를 뿜으며 올라오고

이웃나라에서 그냥 얻어온 트럭이

요란하게 산허리를 돌아가지만

나무도

물도 

생채기 하나 없다

설산만큼 

나이를 먹었을 늙은 구름들도

어린것들처럼

눈이 부시다


설산 가는 길

그 원시의 새마을에선

내가 제일

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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