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속죄

 

이기성

 

 

 

 

 

어쩌면 케이크를 먹고 싶구나, 달콤하고 상냥한 케이크를. 침을 흘리며 엄숙한 얼굴로 모여 있구나. 너무 커다란 입을 가졌구나. 두 손 가득 새하얀 케이크를. 그러나 밤하늘에 폭발하는 파란별이 없구나. 고백처럼 뜨거운 입술이 없구나. 무너진 지붕 아래 가난뱅이가 될 아이들이 케이크로 입을 틀어막힌 채 훌쩍거리고. 미끈거리는 손가락을 무한히 빨고 싶구나. 사르르 녹는 케이크 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싶구나. 절벽처럼 황홀한 입을 가졌구나. 텅 빈 버스가 떠나는구나. 어쩌나 케이크는 시큼한 시체가 되었구나. 영영 이름을 잃어버렸구나. 뚱뚱한 손가락이 허공을 마구 휘젓는구나. 거대하고 창백한 케이크 속에서 너는 무릎을 꿇고,

 

《문장웹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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