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강기원



인형




너덜너덜한 내가

너덜너덜한 너를

주워 든다

뜯겨 나간 누더기

너의 조각을 찾아

붉은 실로 꿰맨다

실밥이 함부로 드러나도

그게 오므라지지 않는

상처로 보여도

떨어져 나간 팔 다리

이어만 붙여도 어디냐

그러나 입술을 새로 만들면

눈동자가 일그러지고

콧구멍을 뚫으니

뺨이 우그러 드는구나

그래도 이게 어디냐

우멍한 눈자위가

이제 날 바라보는데

네 몸 속으로

내 숨결이 흐르는데

나를 찌르던 바늘로

너를 찔러

네가 다시 내가 되었는데 말이다

내가 다시 네가 되었는데 말이다




2인3각 경기




나의 하루는

너의 하루와 달라

나의 스텝은

너의 스텝과

달라도 너무 달라

나의 문법과

너의 문법이

두 개의 행성만큼

멀듯이

내가 보는 태양은

너를 비추는 태양이

아닐지 몰라

그런데도 우린

두 다리를 묶고

세 다리가 되어

줄곧 뛰어야 하는군

두 걸음 나가면

세 걸음 주저앉는 꼴로

저 반환점을 돌아오기까지

우린 몇 번이나 더

고꾸라져야 하는 걸까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 경기

관중도 심판도 없이

내 발목에 사슬 묶고

내 안의 나와 벌이는

끝없는

2인3각 경기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