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아직도 生産을 하신다

 

정낙추



어머니는 아직도 生産을 하신다




노인네가 부지런 떨어

내 일자리

내 꿀 다 뺐는다고

호박벌 끔찍이 욕할 게다


매일 새벽

노련한 솜씨로

수꽃 따서 암꽃에게 접붙이는

팔순 넘은 어머니


이골 난 뚜쟁이

무면허 인공수정사 어머니가

새벽 품삯으로 

낙태시킨 애호박 하나 들고 와

지지고 볶은 아침상

식구들은 즐겁다




사랑니를 뽑았다




사랑이 밥 먹여 주느냐고

질긴 삶을 씹다가 지친 어금니는

사랑니를 탓한다


한 때는 삶의 전부가 사랑으로 도금된 세월이 있었다

밥에 섞인 돌마저 사랑의 힘으로 바싹 깨물던 이빨들이

하나씩 흔들리는 지금

사랑의 기준은

쓸모 있음과 없음으로 계산된다


사랑은 아무도 볼 수 없고

보이기 위해 사랑을 하지도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내지 않고

삶을 이끄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으면서도

세월은 사랑을 맨 뒷자리로 밀친다


단 한 번

하얀 웃음을 보인 적도

음식을 씹는 데 도움을 준 적도 없는

사랑이 아픈 오늘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조차 아득한 사랑니가

짝이 없으면서도

씹히지 않는 삶을 씹으려 분주했던 외로움을

비로소 느낀다


사랑은 모두 아프다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