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쇠방울소리

 

서정춘



놋쇠방울소리


                                                            


어느 여름 날 밤이었습니다

마부 자식의 몸에서 망아지 냄새가 난다는 내 나이 아홉 살 때 나는 아버지만큼 젊은 조랑말과 그 말 머리에 흔들려서 찰랑거린 놋쇠방울소리가 하도나 좋았습니다 그러면 나도 커서 마부가 되겠노라 마부 아버지의 마구간에 깃든 조랑말과 눈도장도 찍으며 그 똥그랗고 검은 눈동자 속으로 들어가 별 하나 별 둘을 들여다보는 별밤지기 아이였답니다

이런 날 밤이면 이따금 조랑말의 말 머리에서 찰랑거린 놋쇠방울소리가 밤하늘로 날아올라 별빛에 부딪치고 바스라지는 그 영롱한 부스러기 소리들을 눈이 시리도록 우러렀던 나만의 황홀한 밤이 있었습니다




저기

 

                 


저기 거기

물 건너 저 사람

홀연히 일어나

흐물거리고 있고

저수지는

구겨진 비닐봉지 소리로

소름이 돋고 있었다

히히 허허

날이 새자

물 건너 낚시터에

나마저 없는

빈 자리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