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들

 

이 원



폭주족들




텅 빈 심야의 길이 폭주족들을 매달고 허공을 지그재그로 내지른다 어제의 어제와 오늘과 또 오늘의 오늘로 뒤범벅된 시간이 폭주족들의 몸에 확확 불을 붙인다 기우뚱거리며 폭주족들이 몸의 속도를 높인다 허공 속에 뜨거운 알을 낳는다 뒤엉킨 경적을 비집는다 아카시아 향기가 길을 뚝뚝 끊었다 붙인다 한 무리의 폭주족들이 끊어진 길을 굉음을 내며 건너뛴다 뒤따라 달려오던 한 무리의 폭주족들은 끊어진 길속으로 빠진다 끈적끈적한 괴성과 경적이 함께 길속으로 묻힌다 봄밤이 눈물처럼 반짝이다 마른다 매몰의 시간을 잘 아는 길은 금방 아문다 시간의 만다라로 타오르며 폭주족들은 길을 꿀꺽꿀꺽 삼키며 달린다 하나의 길을 삼키는 순간 다시 두 개의 길이 생겨난다 휘발되지 않으려면 질주해야 한다 길과 폭주족들은 서로에게 로프처럼 매달린다 심야의 허공을 향해 돌진한다 온몸이 구멍인 허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폭주족들의 몸이 히드라처럼 꿈틀거린다 길은 시체와 꽃이 함께 떠다니는 갠지스 강이 된다




나이키 3




초록불이 깜박깜박거리는 횡단보도로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뛰어든다   

(오늘은 날이 화창해요)


그 순간

오른팔은 머리 위의 허공이

오른 다리는 눈앞의 시간이

왼팔과 왼쪽 다리는 

등 뒤의 바람이 

김장김치처럼 쭉 찢어간다  


넥타이는 혀처럼 쭉 뽑혀져 나오고

허공은 넥타이를 쭉쭉 빨아당기고

남자는 목이 점점 더 조이고 

(진창인 몸속에서 탈주하는 혀는 왜 이렇게 붉어요

비명보다 더 붉어요 혀 위의 소름이 생생해요

숨 막히는 몸속에서 탈주하는

혀는 왜 이렇게 자꾸 자꾸 길어져요 )


몸통은 사방으로 찢어지는 사지를 끝내 놓지 못하고  

(날은 고요 한 점 떨어진 곳 없이 투명해요)

남자는 아직 다급한 초록불과 초록불 사이에 있고

(하늘은 파랗고 높아요)

입은 닳아빠진 신발처럼 양쪽으로 축 늘어져 있다  

(저기 노천카페에서, 뜨거운 피가 도는 공기나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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