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안찬수


  

울음




모든 울타리를 뛰어넘는 것이 울음이다

너와 나의 구분을 뛰어넘는 것이 울음이다


하늘이 다르게 보이고

땅이 다르게 보인다


밀려든다, 울음의 물결이, 울음의 파도가

우는 사람 앞에서 우는 나무는

우는 나무 옆에서 우는 새는

우는 새 위에서 우는 구름은

우는 구름 아래에서 우는 천둥은

떨림으로, 설렘으로, 흐느낌으로 하나다


울음을 울 수만 있다면

낡고 낡은 삶을 산다고 탓할 수 없다

눈물을 흘릴 수만 있다면

일상이 구차스럽다고 탓할 수 없다


우리는 울음 속에서 평화를 느끼고

우리는 울음 속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울음은 어린아이

울음은 노인


더 이상 울음을 울 수 없게 된 아이의 얼굴을 보며

더 이상 울음을 터뜨릴 수 없게 된 아이의 입술을 보며

먼지처럼 날릴 뼛가루를 땅에 묻으며

먼지처럼 날릴 웃음을 땅에 묻으며




피리-마이크




피리-마이크에는 

오래 전에 내가 불던 풀피리 소리가 들어 있다

마음속의 빛깔, 마음속의 평화


피리-마이크를 너에게 준다

너의 가슴속에도 너의 빛깔과 평화가 있으리라

마음속의 빛깔, 마음속의 평화


피리-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여기 대나무의 텅빈 속처럼

여기 마이크의 울림처럼

마음속의 빛깔, 마음속의 평화


거룩하다, 귀 기울여 듣는 것

거룩하다, 하늘과 바람과 나무와 그대의 노랫소리

거룩하다, 굳이 채우려 하지 않는 것

거룩하다, 상처와 아픔과 눈물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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