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外

정세기




웃는 얼굴




어제는 눈이 내렸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몸은 괘않냐?

-어머니는요?

-나야 살 만큼 살았응께


검은 리본을 두른 사진틀 속

웃는 얼굴을 본다


허락받지 못한 땅에서의 삶의 몸부림

한 사내의 절규는

끝내 수신되지 않은 채

눈과 함께 거리에 얼어붙었다


어제는 눈이 내렸다

먼데서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올해 남은 시간

잘 버티며 살아가길

눈먼 희망이라도 붙들고


조간신문에 

스팸메일처럼 버려진

연변 동포의 목소리가 찍혀 있다

첫 눈 소식에 묻혀




백석의 마을에 내리는 눈



고래실 같은 지붕에 백설기 가루가 쌓인다

마실 갔다오는 늙은 시인의 중절모가

지평선 끝에 닿고

굽은 등이 자작나무 우듬지를 끌어당긴다

마당가 떡시루에서

여름내 쟁여둔 매미소리가 펄펄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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