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게

 

괴물에게

 

이선욱

 

 

 

 

물러가라, 물러가라

한 무리의 일그러진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지면

물러가라는 그 말처럼;

직설적으로 날아온 돌들은 그대의 창문을 뚫고

반짝이는 파편들과 함께 쏟아져 내릴 것이다

본능적으로 어두운 구석을 향해 몸을 웅크리겠지만

그런 식으로 보호할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단단한 돌보다 더 단단한 통증이 박힐 것이다

박힌 채로 그대의 몸이 될 것이다

그러면 그대는 물러가라는 그 말처럼;

아니 물러가라는 말 그대로

왜 물러가야 하는지 알 수 없겠지

바닥을 딛고 부정하듯 무거운 고개를 흔들겠지

굳어진 몸을 일으키다 불현듯 슬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오로지 직설적으로 밀려드는 한밤의 선포 앞에서

어쩔 수 없이

깨진 창문만 바라보는 것이다

예컨대 창문 밖으로 쓸쓸히 투항하지 않는 이상은

그러할 것이다;

사소해질 것이다 그리고

괴로움은 늘 그것보다 더 사소한 이유로

그대의 미간을 좁히며 이렇게 물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고통은 언제나 전면적인가

왜 모든 직설에는 까닭이 없는가

왜 조용한 밤하늘은 나쁜가

현실의 종은 나의 반대편에서만 울리는가

그렇다면 저들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의 세계를 휘두르고 있었나

아픈가

머지않아 기쁠 것인가

과연 운명은 운명을 망가뜨리는가

두 눈을 망가뜨리는가

그렇게 사소해지는 이유로

물러가라, 물러가라

또다시 날아드는 투석 앞에 무력해질 것이다

 

《문장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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