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무쇠 난로 外 1편

장대송

 

 

바닷가 무쇠 난로

 

 

 

곰소 횟집에서

바닷가에 만든 비닐하우스 식당  

개펄에 물이 찰 때까지만

저 흐릿한 바닷물이

어둠과 합쳐질 때까지만 눌러앉아

각자에게 무엇이 오고 가는지

겨울바다처럼

기다리자고 했는데

갯바람에 무쇠 난로는,

몇 번쯤은

불뚝거릴 일들을 겪었지만

집에 들어와 마누라만 잡았을 성싶은 사내

말이 안 되는 일에 열광해대다    

불뚝 성질 다 버려 가는 사내

종작없이 풍겨대는 매캐한 연기

두 사내에게 불뚝 성질을 부리는데

종업원도 들어오길 주저하는   

버릴 것이 없어 중심이 필요 없다는 듯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는 두 사내

조용히 번을 갈라  

주문도 하고, 물과 술도 가져오더니  

주인이 봐 논 상까지 가져다 놓는데

뽀얀 회살 옆

억지로 까놓은 피조개 앞에선

멈칫, 상추 잎으로 슬쩍 덮어놓고는

술 몇 잔을 비운 뒤  

조기 울음소리

조기 떼, 누런 울음소리

마을로 가는 것을 들으며

주인에게 음식이 너무 많다고만 하네    

 

 

 

검은 고양이

 

 

 

참 검기도 하다

분리수거 통에 던진 병이 요란스럽게 깨지는데  

검은 몸을 믿고 겁도 없다

대충 분리해 놓은 재활용품을  

속이 검은 나는 다른 눈을 피해 이 시간에 버리러 오는데

  

음식물 수거 부스는 항상 닫혀 있는데

무얼 먹겠다고 왔는지, 발 기술이 좋다

차곡차곡 꽉꽉 눌러 묶어 놓은 봉지를 단숨에 풀어헤치는

밤마다 빛나는 화려한 발 기술  

숲을 발명하고, 구름도 찢어 놓고, 달나라 냄새도 맡을 거야  

  

눈싸움을 했어, 내 패가 나를 사기 치고 있어

져 버린 나는, 빈정만 늘고, 그러다 지치면   

숲이 그리운 너에게 삵의 문신을 새겨 주고

마을 전체를 쏘다니는 너의 더러운 발톱을 위해 네일숍에 데려가고    

잠 못 이루는 독신녀의 털을 너에게 이식시켜 주고  

이 죄 묻은 마음으로 너를 다시 만나면 꼭 풀어 줄 거야   《문장웹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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