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집 外 1편

이영광

 

 

버들집

 

 

 

어쩌다 혈육이 모이면 혈압이 오르던 고향

원적지의 장터,

젓가락 장단 시들해진 버들집

아자씨 고향이 나한텐 타향이지라

술 따르는 여자들은 다 전원주 같거나 어머니 같다 황이다

나는 걷고 걸어 지구가 저물어서야 돌아왔는데,

이미 취한 여자의 정신없는 몸에 어깨나 대어 준다 황이다

더운 살이 흑흑 새어 들어와도

나는 안지 못하리라, 고향에서 연애하면 그건 다

近親相姦이리라

破鏡이리라

옛날 어른이 돌아온 거 같네 얄궂어라

수양버들 두 그루가 파랗게 시드는 꿈결의 버들집

버들집은 니나노집

나는야 삼대,

어느 길고 주린 봄날의 아버지처럼 그 아버지처럼

질기고 어리석은 고독으로서

시간이 떠돌이 개처럼 주둥이를 대다 가도록 놔둔다 황이다

고향을 미워한 자는 길 위에 거꾸러지지 않고

돌아와, 어느새 그들이 되어 있는데

수양버들 두 그루는 아득한 옛날에 베어지고 없고

그 자리, 탯줄 같은 순대를 삶고 있는 국밥집

삼거리엔 폐업한 삼거리 슈퍼

보행기를 밀고 가는 석양의 늙은 여자는 어머니, 어머니

하고 불러도, 귀먹어

돌아볼 줄 모른다

 

 

 

저녁

 

 

 

애도 어른도

재벌도 빈민도

권력자도 사도들도

쭈그렁 촌 할머니도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합니다

사랑한데이

 

사랑 가득한 세상

사랑 가득해서,

 

헐벗어 구부러진 손들이

사납고 고집 센 해를

겨우겨우 또 한 번 끌어내리는 저녁  《문장웹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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