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月

 

雪月

 

김지순

 

 

 

 

덩치 큰 곰 두 마리가 싸우고 있다

설천지에 피 문신 흩어져 두리번거리고 있다

물새들이 물고기의 꿈을 순금빛 저녁으로 건져 올린다

두 포유류 사이 심장을 겨누던 짐승이 방아쇠를 당긴다

남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혀 놓은 적 있나요

탕, 총구 방향으로 피 그림자 비틀비틀 걸어온다.

바람 탄 사스레나무 이파리가 황금 숲을 개장한다

우수수 낱장의 지폐가 떨어진다

떨리던 손이 체중으로 실린 짐승은 지폐을 쓸고 간다

 

곰은 숲의 주인

황금가지*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실래요

백일 동안 잠자던 곰 두 마리 사제의 꿈을 꾼다

보시게, 양날의 칼이 되면 왕이 된다네

슬슬 살기 돋는 눈 좀 보게?

숲은 가로등처럼 두 얼굴을 오래된 나무에 걸어 두었다

착한 두 얼굴 칼 가는 소리 경쾌하다

풍경들이 킬킬 속닥거리며 다정한 정글손을 내민다

소용돌이치는 어둠이 근위병으로 붙어 발을 맞춘다

두 얼굴은 초록을 치고 짐승을 치고 설산을 치러 간다

보시게, 하늘에 별이 달랑 둘이네

목덜미가 서늘하지 않은가

지극한 밀월을 즐기는 순은의 계절이다

황금가지 꺾는 소리 들은 새 한 마리 상한별 물고 사라진다

사스레나무 울음이 반음씩 간헐적으로 들리고

누군가는 힘 실린 발자국 깊이를 재고 있다

새들이 공기의 저항으로 날듯

두 얼굴은 서로 거울이자 저항이었다

 

곰은 숲의 주인

앞서 간 낡은 발자국 등에 붉은 꽃을 피워

풀과 나무와 짐승에게 안녕과 행복을 굽어 살펴 줄

황금 숲의 수혈자는 피 맛을 안다

젊은 사제는 파릇파릇 최전선에 기생한다

 

《문장웹진 10월호》

 

 

* 터너의 그림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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