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우화(羽化)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 앙드레 말로
김재근
금요일은 나비가 되기로 해.
작고 가벼워 보일 듯 말 듯 치마를 입고
오늘밤을 완성해.
별빛이 흔들려
한없이 날개는 자라고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초원, 손가락 사이로 부드러운
물살을 흘려 줄게.
종이배를 타고
하늘에 그물을 내릴 때
내가 그린 금요일의 물소리는 시원하고
날개는 반짝이지.
당신의 눈 속 마을을 보여줘.
눈을 감아 봐. 우리는 닮지 않았지만
결국, 같은 주문을 외우지.
주술사의 입속에서
작고 가벼운
금요일의 날개가 퍼덕일 때
그림자는 깨어나지.
《문장웹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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