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外

 

최문자



실종

                                               


 상수도보호구역 입간판을 지나 습지로 갔다. 너를 찍을까 했다, 흘러간 너를. 너를 따라 디카를 들고 습지를 절벅거릴 때 렌즈가 뿌옇게 흐려졌다. 눈물일까? 그래서 이번엔 눈물을 찍을까 했다. 포착된 눈물 안에 새떼가 가득 날아오고 새와 새 사이에서 새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음소리에 줌 렌즈를 들이댔다. 멀리 지나가던 열차가 새에게로 다가오며 울음소리를 깔아뭉갰다. 새털과 함께 날아간 소리와 눈물.

 추억돼야 할 것들은 모두 사라진다. 간단한 설명조차 들려주지 않고 등불처럼 하나하나 꺼져간다. 빈 렌즈 앞을 바람이 지나간다. 마지막으로 바람을 찍을까 했다. 바람이 돼서 한 남자가 지나간 거리 줌으로 바람을 잡는다. 예정된 이별이 보인다. 닦고 조이고 기름 쳐도 헛간 구석에 호밀가루 몇 봉지처럼 남아 있는 이별.


 태양이 노출을 맞춰주고 찰칵찰칵 허공이 나를 찍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은 나를 찍으려 했다. 실종된…

 



물방울



해미성지 물둠벙

그 둠벙 앞에 서 있다.

천 명을 거꾸로 매달았다가

물속에 처박아 죽였다는

그때, 물 밖의 사람들은 눈 둘 데가 없어서

하늘만 쳐다봤겠지. 맥없이 푸른…

거꾸로 얼굴이 떨어질 때

물하고 숨하고 같이 푸푸거릴 때

물 밖에서 누군가가 튀긴 물방울을 닦았겠지.

물속을 가로지르다 힘을 놓칠 때

놓아버린 마지막 물방울을.


어머니는 늘 내게 말해왔다.

물가에 가지 마라.


삶의 가장자리에만 서 있었다.

신발 한 번 적신 일 없이

잎새 사이로 힐끗힐끗 바라만 보던 물둠벙

그 둠벙 앞에 지금 서 있다.

갑자기 허깨비 같이 살아온 마른 얼굴을

처박고 싶어졌다.

물 밖에 신발 두 짝 벗어던지고

물하고 숨하고 푸푸거리며 거꾸로 가라앉고 싶었다

물속 깊은 곳으로부터

참았던 울음 떠오를 때

영롱하겠지. 물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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