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주는 교훈

 

기록이 주는 교훈

 

편혜영

 

 

 

 

 

   94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폭염 말이에요. 올해의 폭염이 참을 수 없이 힘들기만 한데, 94년도의 삼분의 일 수준이라고 하는 걸 보니, 94년에 말도 못하게 더웠나 봅니다. 우리 모두가 그 해 여름을 통과했을 텐데, 그 무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요. 개인적으로 94년도에 있었을 법한 몇 가지 일들이 떠오르는데, 날씨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끝내 떠오르질 않습니다. 아마 올해의 이 참혹한 무더위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그저 관측사 같은 기록 속에나 남겠지요.

 

   지난 기록을 살펴보는 일은 그래서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기록 속의 일들을 보면 지금 일어나는 기이하고 믿기지 않는 일들이 언젠가는 일어났던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일어났던 일은 반드시 지나간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올해의 폭염은 비와 함께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라져가는 것 뒤에는 늘 뭔가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얼마 전 지난 ‘입추’가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것이 아니라 들어섰으면 하는 소망을 담은 절기인 것처럼 말입니다.

 

   《문장웹진》 8월호에는 폭염과 태풍, 곧 다가올 가을의 기미를 담은 작품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습니다. 서미애, 전건우, 황세연, 듀나, 강지영 작가님이 보내 주신, 속도감 있고 이미지 강렬한 다섯 편의 소설을 수록했습니다. 김경욱 소설가의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장편소설은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며 중반부를 넘어섰습니다. 박지혜, 이상국, 김백겸, 김요일, 신영배, 최승철 시인이 보내 준 시들을 읽으며 아직은 먼 데서 기미가 보이는 가을을 재촉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김태형 시인의 에세이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독자를 미지의 세계에 데려다 놓습니다. 고봉준 평론가가 만난 젊은 작가 김이설은 팔월의 폭염만큼이나 뜨겁고 정열적입니다. 철학자 김용규 선생님이 만난 두 명의 작가, 김연수 소설가와 심보선 시인의 이야기도 수록했습니다.

 

   《문장웹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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