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의 하늘을 닮은

 

비 온 뒤의 하늘을 닮은

 

고봉준(문학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한여름의 더위를 잠시 식혀 주던 빗줄기도 멈춘 날 저녁, 조금은 늦은 편집위원 노트를 작성하려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통풍을 위해 활짝 열어 둔 창문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들이칩니다. 그 바람의 사이사이에 아직은 눅진한 습기가 묻어나는 걸보니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이제 일주일 정도만 더 지나면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7월의 마지막과 8월의 처음 사이에 도시인들의 상당수가 산과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바캉스 시즌이 시작되겠지요. 이번 여름은 또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더위를 피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고, 가난 때문에 그 피서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제 책상 언저리에는 봄부터 쌓이기 시작한 책들이 꽤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바캉스보다 먼저 이 책들을 읽고 정리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2012년 7월의 《문장웹진》의 특집은 ‘2012년 《문장웹진》이 주목한 젊은 소설가들’입니다. 문학의 새로운 동력이 항상 신진들에게서 발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상력의 변화를 끌어가는 힘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글쓰기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번 젊은 작가 특집에는 백정승, 이상우, 김의진, 김솔, 박화영, 김엄지, 이종산 작가가 신작 원고를 보내 주셨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소설이 보여주는 세계의 모습과,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독창적인 방식에 주목해서 공통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거나, 또는 여러분이 많이 읽은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철학자 김용규 선생님이 진행하는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에는 윤성희 작가와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람들의 반응이 좋다는 소문입니다. 직접 참여하지 못한 분들께는 소중한 만남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번 달 《문장웹진》이 만난 젊은 작가 인터뷰 코너에는 김이설 소설가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시가 내게로 왔다〉에는 김해자, 강성은, 조혜은, 신용목, 이문경, 이경임, 정재학, 임현정 시인의 신작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나는 후회가 많은 사람이지만~”이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신용목 시인의 시, “낙엽들은/시를 쓰다 잠든 네가 벗어 놓은 양말 같다”라는 진술로 시작되는 이경임 시인의 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용목 시인의 시에서는 약간의 처연함과 절망감이 느껴지고, ‘낙엽’의 수사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이경임 시인의 시에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시적 견고함이 느껴집니다. 〈소설을 펼치는 시간〉에는 별도의 신작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집’이 ‘젊은 소설가’ 특집이기 때문에 신작 소설은 생략했습니다. 〈장편 연재〉 코너의 김경욱 소설가의 장편 연재가 어느덧 4회를 맞이했습니다. 〈에세이 테라스〉에는 ‘사막’을 테마로 한 김태형 시인의 에세이와 필립 로스라는 외국 작가를 소개한 정영목 번역가의 해외문학 소개 산문이 게재되었습니다.

 

  ‘문장콘서트 그 두 번째 이야기’의 준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여름이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 때, 그렇지만 그 바람이 너무 춥게 느껴지지는 않을 때, 문장콘서트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곧 지루한 장마가 시작될 것입니다. 비 온 뒤의 푸른 하늘을 꼭 한 번 바라볼 수 있는 여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문장웹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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