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무렵

 

처서(處暑) 무렵

 

편혜영

 

 

 

 

 

처서가 지났습니다. ‘처서(處暑)’는 여름이 지나 더위가 가시고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 무렵으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올해 늦더위는 도무지 수그러들 기미가 없고 오히려 복중보다 더 깊어진 듯 합니다. 그래도 부쩍 해가 짧아지고 밤이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로 보아 어김없이 새로운 계절은 다가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긴 마음은 비만 죽죽 내리던 여름을 이미 버린 지 오래지만요.

 

이번 9월호에서는 주목할 만한 첫 소설을 출간한 김이듬, 이은조, 장강명, 전석순 네 분의 소설가를 모셨습니다. 문학평론가 소영현 선생님께서 단 한 편의 소설로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의 반열에 오른 네 분과 함께 창작 소회나 배경, 소설관 등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눠 주셨습니다. 각자의 개성이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조율하면서 긴 시간 동안 함께 얘기를 나눠 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문장웹진》에서는 9월호부터 12월호까지, 총 4회에 걸쳐 창작희곡을 소개해 드립니다. 그 자체로 빼어난 언어적 아름다움을 담보하면서도 연극의 배음(背音)으로만 남겨져 있던 창작희곡을 감상할 길 없어 안타까워하셨던 분들의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문장이 소개하는 첫 번째 창작희곡은 조인숙 작가의 ‘매화누이’입니다. 병풍 속에 그려진 오누이, 장욱과 혜경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읽노라면, 계절과 상관없이 만개한 매화가 보고 싶어지실 겁니다. 민담과 설화를 단지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로서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로 탈바꿈시킨 이 서정적인 희곡의 일독을 권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김규린, 김승강, 김신용, 박정대, 송진권, 유홍준, 조은, 조정인, 최하연, 하상만 시인이 시를 보내 주셨습니다. 소설에서는 박정애, 김유진, 김재영 세 분께서 옥고를 보내 주셨습니다. 〈작가가 읽은 책〉 코너에서는 윤영수 작가님이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어둠 속의 작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민승기 선생님의 ‘사랑의 윤리학’은 이번 호로써 연재를 마치게 됩니다.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귀한 말씀 전해 주신 민승기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문장웹진》을 통해 발표된 소설은 작가의 육성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었습니다. 8월부터는 《문장웹진》에서뿐만 아니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낭독 소설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소설이 아니라 ‘귀로 읽는 소설’도 기꺼이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장웹진》은 지난 2005년 6월 창간된 이래 2011년 9월까지 총 75호를 결호 없이 매월 발간해 왔습니다.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에 독자 여러분을 모시고 몇몇 작가분과 함께 시와 소설을 낭독하는 가을밤의 조촐한 행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 자그마한 행사로 사은의 마음을 다 갚을 수는 없지만 시와 소설을 좀 더 즐겁게 나눌 수 있는 밤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별도의 공지로 소개되는 〈문장 웹진 독자 사은 콘서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문장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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