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린 자의 할 일

 

바람이 불었다. 바람을 탄 것인지도 몰랐다. 사이버 문학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찬바람 끝에 황사가 왔다. 황사 속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아예 잘 못 들어선 길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계속 걸어가면 길이 나오겠지. 길은 이어지고 끊어지고 돌아가는 것이니까.

 

우리는 지금 이제 막 돋기 시작한 새싹을 앞에 두고 있다. 연둣빛의 여리고 보드라운 싹. 이 싹이 무슨 꽃을 피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싹을 돋우었으니, 땅을 밀고 올라왔으니, 그 힘으로 무슨 꽃이든 피울 것이다. 우리가 그저 햇볕을 가리지 않도록 비켜주고 물길을 막지 않으면 된다. 그것들이 서로 보듬고 어르고 쓰다듬도록 놓아두면 된다. 그것이 씨 뿌린 자의 할 일이다. -천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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