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파 외 1편

[창작시]

 

 

월파

 

 

문태준

 

 

 

 


   오늘 파도는 제방을 넘어서 온다
   그러나 집채만 한 파도가 언제 넘어올지 알 수가 없다
   해변에 사는 우리가 아는 것은
   월파(越波)가 있다는 것
   우리에게 때때로 슬픔이 치런치런 찬다는 것
   그리고 머리에 이고 가던 그 물항아리를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것

 

 

 

 

 

 

 

 

 

 

 

흐르는 해무

 

 

 

 


   해무가 밀려오는 해변을 걸어가노니
   파도소리만 올 뿐
   너도 나도 해무 속으로 들어가
   흐르는 해무가 되었으니
   우리는 하나의 의문이요
   하나의 작은 물방울이요
   여기에 저기에
   또 저기에
   다만 하나의 기미로서
   걷히지 않는 해무 속을 살아가노니

 

 

 

 

 

 

 

 

 

 

 

 

작가소개 / 문태준 文泰俊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아침은 생각한다』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유심작품상·소월시문학상·목월문학상·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장웹진 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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