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테스 에센 외 1편

[창작시]

 

 

칼테스 에센*

 

 

배시은

 

 

 

 


      영혼의 쌍둥일 만났다. 그러나 영혼이란 별거 아닐지도 모른다. 영혼은 무언가
   특별하다고들 말한다. 뭔가 달라, 라고 의심쩍게 말할 때 사람들의 영혼은
   쪼그라들었다가 펴지기라도 하는 걸까. 영혼은 몸을 입고 태어날 뿐이기 때문에
   몸이 죽어도 영혼은 남아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영혼은 세상을 떠돌고
   몸이 갈 수 없는 곳까지 가 있는다.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은 달콤하고 때로는
   사람들의 모험심을 들춘다. 그러나 실제로 영혼이란 게 그렇게 고유하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것이라면 어떨까. 몸과 영혼은 하나이며 사후 세계란 없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기보다는 염원한다. 이대로 끝날 수는 없어, 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을 이대로 끝날 때까지 복기하면서 그래 그래. 내 쌍둥이의 영혼이
   맞장구친다.

 

 

 

 

 

   *  불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차가운 음식.

 

 

 

 

 

 

 

 

 

 

 

그린

 

 

 

 


   그림과 그린 이가 나란하다. 그림은 그린 이와 나란하다. 그린 이는 그림의
대체 텍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버스가 철망을 따라 달리고
   창밖에 원형 혼합물이 떠 있다.


   스티커 뗀 자국 같다.


   언제나 창밖은
   일어난 일이 최대한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중에 법적 감염병자가 있습니까?
   (경유)
   (경유)
   (경유)
   여기서부터 물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경유)
   (경유)
   (경유)
   물줄기는 기계 같다. 저압 전류가 흐를 것 같다.
   그린 이는 주머니에서 헝겊을 꺼낸다. 이만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그린 이는 손바닥에 난 땀을 닦아 내고
   그린 이는 자신의 그림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길게 늘어나 있다, 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작가소개 / 배시은

2017년 시 「것 같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장웹진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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