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글틴스페셜]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김도경

 

 

광주

 

 

    인간은 한 집단에 소속될 때 만족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 문학을 하는 집단은 소수의 집단이다. 그래서인지 만날 기회는 적고,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공간은 부족하다. 아마 작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불안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일은 소수에 속하는 일인데, 이 작은 소속감마저 느낄 장소가 없으니 말이다. 이번 글틴 행사에서 학생들이 어느 공간보다도 활발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글 쓰는 사람이 글 쓰는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이, 어떤 소속감이 자유롭게 제 목소리를 내도록 이끈 것 같다. 내가 들어본바 학생들은 많은 고민거리가 있었다. 진로에 대한 질문이 제일 많았고, 자신의 글에 대한 불안도 있었다. 아마 합평 받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글에 대한 방향성,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가 없었을 것이다. 행사에 참여하신 소설가나 시인들이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고 싶은 모습이 보였다. 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도움이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하시는 듯 보였다. 나 또한 짧은 후기 글을 쓰지만 학생들의 여러 고민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 역시 문학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내가 고민했던 점, 공부했던 점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1. 응시(gaze)

 

    “살아 있는 것을 응시하는 눈으로 일해야 합니다. 그러면 예술은 그것을 전부 나타낼 수 있습니다. 충분히 관찰하고, 충분히 자기 손가락으로 길들였을 때.” (로댕)

 

    윗글은 나희덕 시인이 강연에 왔을 때 나눠줬던 강연 자료의 일부 글이다. 우리는 눈이라는 신체 구조로 사물을 바라보고, 인간을 바라본다. 그러나 예술가의 눈은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할 수 있다. 윗글에서는 “응시”하는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지는 시선은 바라보기(eye)이고, 응시는 보여짐(gaze)이다. 바라보는 것은 주체가 하는 일이고, 보이는 것은 타자가 하는 일이다. 그러니 예술가는 타자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나무에 대해 시를 쓰기 위해서는 나무의 위치에서 시를 진행해야 한다. 나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무가 되어 느끼는 시선이다. 진실로 나무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나무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일도 이와 같을 것이다. 대상이 되어서 대상을 향하는 다양한 시선을 느끼는 것, 이는 타자가 되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늘 대상을 쉽게 공감하고, 쉽게 이해한다고 단정 짓는지도 모른다. 대상을 이해하는 일은 여러 각도의 시선을 인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시선부터 의심하고, 다층적 시선으로 대상을 되돌아보는 일, 이게 예술가가 가지는 응시하는 눈이 아닐까 싶다.

 

 

2. 쓴다는 것

 

    “나는 시를 제대로 하기 시작한 뒤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이, 내 인생 경험을 통해 실제로 감동한 내용 아니면 절대로 시로서 다루지 않은 그 전력을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 갈 것이다. 비록 그것이 독서의 내용에서 오는 것이라 할지라도 경우는 마찬가지였다. 시의 착상에서는 물론 그 표현에서도 남의 에피고넨이 된다는 것은 정말의 시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서정주)

 

    윗글 역시 나희덕 시인의 강연 자료를 참고했다. 이 글은 응시의 맥락과 동일하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양한 이야깃거리 중 내가 호기심을 가지는 것, 내 마음이 동요하는 것이 소재가 된다. 정용준 소설가는 “작가가 되면 내 이야기가 소설 같다고 한번 써보라며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쓰지 않는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고, 내 마음이 움직이는 이야기도 아니어서 쓰지 않는다.”라고 강연 당시 말했다.
    어떤 특정 대상을 쓰고 싶은 마음, 호기심을 갖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를 착상이라 말한다. 착상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고,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나와 대상이 가지는 공통분모가 작품을 쓰는 출발점이 된다. 대상과 가지는 공통분모가 크든 작든 여의치 않고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될 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아니니 잘 쓰지 못해도 괜찮다. 늘 실패하고, 내 마음에 안 차는 순간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부딪치는 것이고,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나는 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부딪치고 다시 무너지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진실하게 드러나고, 한 단계 성숙해지는 것 같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확실히 창작에 초점을 두었다. 창작의 중요한 요소는 보는 것, 쓰는 것, 읽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공부는 독서이다. 많은 독서는 좋은 문장과 좋은 시선을 가지게 한다. 늘 다양하게 읽어야 하고, 다양하게 경험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은 우리의 토대가 되어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의식하지 않아도 내가 공부한 내용은 글에 드러난다. 글을 쓰는 일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노력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재능일 수도 있다. 문학에 노력할 수 있는 것이, 문학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가장 큰 재능일 것이다.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맨땅에 던져진 기분일 것이다. 어떻게 공부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가 없으니 말이다. 또한, 자신과 같이 작가를 꿈꾸는 친구를 만날 기회도 적을 것이다. 나는 문학이 고독하고, 개인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좀 더 다양한 기회가 생겨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대화할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 문학에 길은 없지만, 먼저 가본 사람이 짐작하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분명 답에 가까운 길이 있을 것이다. 작가 분들과 만나면서 고민에 대한 답을 듣고, 합평 받을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문학을 한다는 소속감을 조금이라도 누렸으면 좋겠다. 공동체는 소규모이든 대규모이든 불안감을 희소시키니 조금은 덜 불안하게 문학을 했으면 좋겠다.

 

 

 

 

 

 

김도경
작가소개 / 김도경

–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문장웹진 2016년 12월호》

 

kakao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