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야기

[단편소설]

 

 

새 이야기

 

 

김화진

 

 

 

    내가 아는 어떤 빈티지 옷가게에서는 정기적으로 옛날 영화 상영회를 열곤 했다. 옷가게 손님들이 각자 음료와 다과를 가져와 조용히 먹으면서 빔프로젝터로 빈 벽에 쏘아 주는 영화를 보는 시간이었다. 가게 벽에는 그 주 상영작을 적은 에이포 용지가 붙어 있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러브 미 이프 유 데어〉 〈사랑의 블랙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런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첨밀밀〉을 상영하던 날,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천희가 앉아 있었다. 다른 곳으로 갈까 하다가 천희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상한 부분에서 우는 나를 천희가 흘깃흘깃 보는 게 느껴졌다. 손수건을 꺼내 주려나? 싶었는데 주지 않았지. 대신 천희는 자신이 가져온 간식을 건넸다. 사또밥이었다. 후에 사또밥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영화를 보는 도중에 너무 아삭거릴 과자를 제외하고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나도 쥐고 있던 젤리 봉지를 내밀었다. 내가 챙겨 온 간식은 마이구미였다.
    천희는 옷을 만드는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우리가 만난 그 옷가게는 천희의 회사에서 멀지 않았고 또 영화를 상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사이클 제품을 팔기도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들르곤 한다고. 무엇보다 예쁘잖아요. 걸려 있는 빈티지 셔츠들을 손으로 차르르 쓸며 천희가 말했다. 그 순간도 잊을 수가 없다. 천희에 관해서라면. 잊고 싶지 않은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천희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했을 때 친구들은 얄궂게 굴었다. 빈티지숍에서 처음 만나서 같이 영화를 봤다고? 우우…… 그리고 단호했다. 뭐 하는 사람이래? 옷 만든다고? 게이 아님 양아치네. 나는 당황해서 그저 천희 욕하지 마…… 했다. 친구들 말이 맞을까 봐 떨려서 그랬다. 친구들은 다시 물었다. 영화 보고 뭐 했는데? 떡…… 나눠 먹었어. 떡? 떡을? 먹기만 했어? 너무 걸쭉하다 너희…… 나 말 안 해 이상해……. 얘기해 봐. 그럼 먹기만 했지. 백설기. 속에 흑설탕 든 거. 달았겠다. 맛있었겠다.
    출근한 지 30분 이내에 이루어지는 직장인들의 카톡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간다. 나도 그랬다. 출근을 무사히 하고 나면 천희 생각을 시작했다. 사또밥과 젤리를 먹으면서 봤는데도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배가 고팠고 저녁을 먹기에는 시간이 애매하게 늦어 옷가게 사장님이 마침 옆 건물에 새로 가게를 연 사장님이 넉넉히 주셨다며 나눠 준 백설기를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더 나눴다. 옆방에서 재봉틀 작업을 좀 할 테니 편히 계시다 가시라고, 상냥하게 안내해 준 사장님은 사라지기 전 영화를 보기 위해 꺼뒀던 음악도 다시 켜주셨다. 어둑어둑한 가게 한쪽 살롱 공간에서 재즈가 흘러나오는데 천희하고 나란히 앉아 백설기를 뜯어먹었다.
    그날 천희는 데님 점프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멋있었다. 회사 근처에 살고 자주 이 동네를 산책한다고 했다. 나는 천희에게 어디까지 말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곧 고민하지 않았다. 두 번 다시는 천희를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거의 모두 말했다. 웹툰을 그렸고 지금은 잡지사에서 일하며 전공은 그것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는 말들. 다니던 학교, 친구들, 이전에 만난 애인들. 정말로, 지금 사는 곳 주소만 빼놓고 전부 말한 것 같다. 내가 만화를 그렸다는 걸 알고 천희는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를 무작위로 대기도 했다. 〈진격의 거인〉이나 〈슬램덩크〉나 〈H2〉 같은 것들, 내가 보기는 봤지만 절대 그렇게는 쓰거나 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보는 즉시 알게 되는 이야기들. 천희는 그것들을 보고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게 있다니! 하며 폭죽놀이를 처음 구경했을 때랑 비슷한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다. 나로서는 즐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절대 내 안에 남지는 않을 이야기들을 천희는 좋아했다. 나는 안도했다. 천희가 내 만화를 볼 일은 없을 테니까. 무슨 만화를 그리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종결되지 않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했다. 미움도 사랑도 끝나지가 않는 거야. 그러면 천희는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완성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어떻게든 완성이 되는 형태여야 하겠지만. 미완성처럼 보이는 완성이어야 하겠지만.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좋았다. 이어지지 않은 것들은 끊어지지도 않으니까. 완성보다 미완성이 더 오래 지속되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종결되지 않은 것들이 내 주변을 행성처럼 돌고 있는 편이 더 행복하다고. 하루의 끝에 이불을 덮고 누워 오늘은 어떤 이름이 붙은 미완의 행성을 떠올려 볼까…… 그런 고민을 하고 누운 자리에서 하염없이 하염없이 과거의 사람들을 곱씹고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디에 살까 상상하는 일이 좋았다. 여러 가지 생을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가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 사는 생활과 그리는 만화는 비슷했다. 나는 짝사랑이 좋았고 여러 개의 완성하지 않은 짝사랑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짝사랑 하는 만화를 그렸다. 매듭지어지지 않는 사랑. 키스하지 않는 주인공. 댓글란은 아우성이었으나 나는 1년 이후로는 댓글도 잘 보지 않았다.

 

*

 

    나는 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남들보다 작은 소리도 잘 듣고 유난히 거슬려했다. 누군가에게는 별소리 아닐지 모를 작은 소리에 귀가 아프기도 했다. 작은 헛기침 소리, 재채기 소리, 웃음소리,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 코를 훌쩍 들이마시는 소리, 그런 것에도 일정한 음역대가 있는지(있겠지) 어떤 음은 귀에 꽂히는 것 같았는데 그때마다 귀가 아팠다. 가끔은 누군가가 아주 나지막이 으음 하고 허밍해도 그 주파수가 내 귀의 주파수와 맞아떨어진 탓인지 귀가 우웅 진동하며 조금 아픈 듯 아닌 듯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할 수 없고 이해받을 수 없이 예민한 영역이 귀 말고도 있을 테다. 내가 모르는 내 속의 구석 어딘가에.
    천희는 신기할 정도로 소리가 없었다. 웃을 때도, 뭘 집어 들 때도, 걸을 때도 소리가 크지 않았다. 내가 거슬려하는 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나는 그걸 무슨 운명의 상대에 대한 힌트라도 되는 듯 받아들였지만 실은 알고 있었다. 내가 천희가 내는 모든 소리를 들을 만큼 오래오래 그와 붙어 있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천희는 어쩜 나랑 데시벨도 맞는다…… 하고 황홀하고 낭만적인 믿음을 가질라 치면 그 누구보다 빠르게 나 자신이 나를 헛소리 하지 마 착각하지 마 하고 뜯어말렸다.
    천희의 조용한 돌발 행동은 나를 뜯어말리는 나를 뜯어말렸다. 성수동의 캔들숍과 나들가게와 양말가게 그리고 햄버거 가게를 느릿느릿 지나치며 바닥에서 뭔가를 주워 먹는 비둘기 떼를 바라보며 내 쪽으로 눈도 돌리지 않고 주말에 여기로 놀러 나오면 나 꼭 만나, 약속, 하고는 새끼손가락을 들이미는 식이었다. 함께 걷는 와중에 홱 돌풍이 불어 머리가 산발이 되면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주며 까맣고 예쁘네, 하는 식. 그러다 갑자기 휴대폰 번호 줄래? 그러면 나는 마음이 녹았다. 걔가 뭐라도 좋았다.
    나는 천희를 보러 매주 주말 오후 성수동으로 갔다. 정말 매주는 아니지만 거의 매주 갔다. 그 전까지 나에게 성수동은 낯선 곳이었다. 커다란 폐공장들이 힙한 카페로 변한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중 유명한 곳을 찾아가 보려고 해도 골목골목이 황폐하고 낯설어서 매번 포기하게 되던 곳. 그러다 갑자기 숲같이 넓은 공원이 나오고 그 공원에서 빠져나오면 또 영 모르는 높은 빌딩이 있는 곳. 점점 추워지던 어느 날 바람이 차가우니까 천희와 뜨끈한 나베를 먹고 나오며 문득 파고드는 찬기가 낯설어서, 내가 실은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과 잘 아는 것처럼 같이 저녁을 먹고 옷을 여미며 나왔다는 게 새삼 신기해서 웃었다. 천희가 왜 웃어? 하고 물었다.
    이 동네가 익숙해진 게 신기해서.
    천희를 만나게 된 옷가게는 그로부터 반년도 더 전에 취재 때문에 알게 된 곳이었다. 가야지 가야지 다짐하고 실제로 그 상영회에 간 것은 딱 두 번이었다.
    세 번째 갔을 때 너를 만난 거지. 그때만 해도 나는 여기를 하나도 알지 못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천희를 올려다봤다.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천희가 도로록 소리가 날 것처럼 눈동자를 굴려 나를 봤다. 나는 속으로 펜 쥔 손을 움직여 그 모습을 몇 번이고 그렸다.
    나도 너를 보러 여기까지 왔어.
    집이 여기라더니? 회사가 근처라더니? 속에서 끝없이 물음표가 차올랐지만 하나도 묻지 못했다. 모르는 채로 있고 싶었다. 천희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 그저 빠지는 것만으로 재밌었다. 나는 저 사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 좋았다. 모르고 있는 모르는 와중인 것이. 하나를 알아도 그다음이 축적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을 아는 게 즐거웠다. 아니 모르는 일이 즐거웠다. 모르는 상태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다. 뱅글뱅글 돌며 어질어질하게 살고 싶었는데. 실제로 그 기간은 매우 짧았다. 강렬했기 때문에 길게 느껴졌다. 천희와 옷가게에서 영화를 보고 영화 포스터를 파는 카페에서 쇼핑을 하고 신발공장이었던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고 공원으로 들어가 은행나무 사이를 걷고 은행나무 아래에 앉아 공놀이 하는 인간과 강아지와 배드민턴 치는 인간과 셔틀콕을 따라 덩달아 뛰어오르는 강아지를 구경한 것은 단 육 개월이었다. 그사이에 가을에서 봄이 되었다. 나는 추운 게 죽어도 싫어 겨울이 되기도 전에 아직 드라이클리닝을 맡기지 않은 두꺼운 코트도 몇 번 꺼내 입었는데 천희는 추위도 타지 않는지 계속 아노락 같은 팔랑팔랑한 것만 입었다. 안 추워? 하고 물으면 추위를 별로 안 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런 게 계속 생각난다. 천희와 함께 있던 순간은 대체로 잊을 수 없다. 너무 각별하기도 하고, 너무 짧아서이기도 했다.

 

    육 개월간 우리는 많은 얘기를 했다. 천희는 호수가 넓은 걸로 유명한 대학교 근처에서 태어났고 (천희가 그 얘기를 했을 때 나는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다. 어 나 그 학교 다녔는데!) 잠깐 일본으로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옷 만드는 일을 배웠다고 했다. 처음엔 동대문, 그러다가 함께 일했던 선배가 독립해 성수동에 사무실을 낼 때 따라 옮겨 왔다고. 처음 일을 배울 때 동대문에서 천희의 별명은 ‘천천희’였다고 했다. 걷는 것도 밥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일 배우는 것도 너무 천천히 해서…… 여기랑 안 어울린다고 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소리 없는 웃음이었다. 나는 그런 천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 아주 조금 궁금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짜릿함에 떨고 있었다. 더 얘기해 줘! 어릴 때 얘기 듣고 싶어! 하고 소리 지를 수 없어서 볼 안쪽 살을 꼭 깨물어야 했다. 간신히 대학교 때 여자친구 있었어? 하고 물어본 게 전부였다. 천희는 씁쓸하게 웃으며 아니…… 했고 나는 친구들의 반응을 상상했다. 말이 되냐? 양아치 아님 게이라니까. 알아서 친구들의 목소리를 재생하고 알아서 그 목소리들을 애써 털어버렸다. 천희는 게이도 양아치도 아니었다. 많은 얘기를 나눈 끝에 나는 천희에 대해 다른 것들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
    꿈이 있어.
    어떤 꿈?
    옷가게를 낼까 해.
    옷가게.
    도쿄에서.
    도쿄에.
    여자친구가 살거든, 도쿄에.
    모든 걸 천천히 하고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 천희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얘기도 너무너무 천천히 했다. 어쩌면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말해서 내가 미처 못 들은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천희는 일본에 여자친구가 있고 거기에서 옷가게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이제 일본은 제주도 같아서 왔다 갔다를 오백 번은 할 수 있지만 결국 돌아가는 곳은 일본일 거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는 오백 번 정도 들를 수 있다고.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말을 그렇게 하는 애는 처음 봤다. 인생에서 가장 세련되게 실연당한 것 같아서 나는 집으로 돌아와 그 말을 어딘가에 적어 놓았다.
    우리 만났던 빈티지 살롱 같은 옷가게, 나도 그런 공간을 여는 게 꿈이야.
    꿈, 이라고 발음하는 천희의 얼굴이 빛나는 것 같았다. 천희의 꿈은 어쩐지 곧 이뤄질 것 같고 충분히 상상이 가서 나도 진심으로 너랑 엄청 잘 어울린다, 완전 좋은 공간을 열게 될 것 같아, 하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예쁜지 예쁘지 않은지, 너무너무 궁금하지만 묻지 않을 거야.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을 거야. 그런 다짐을 했다.

 

    파를 선물 받은 날은 천희가 떠나기 일주일 전이었다.
    진아야, 선물이야.
    부루퉁하게 앉아 있는 내게 천희가 건넨 것은 대파가 심긴 화분이었다. 분명 파였지만 화분에 담긴 모양새가 영 낯설어서 굳이 물었다. 이게 뭐야? 천희는 짧고 나직하게 대답했다. 파야. 끝을 조금씩 잘라 먹어. 계속 자란대.
    왜 하필 파야, 하고 퉁명스럽게 굴지도 못했다. 그냥 천희가 그렇지 뭐 하고 파 화분을 받아 들었다. 아주 별로였다. 초록 줄기가 제법 자란 파 화분을 안고 있자니 〈레옹〉 같고, 그 영화는 어딘지 께름칙하고, 이것은 천희의 이별 선물이었다. 안 좋은 것은 늘 그렇게 겹친다. 천희야 우리 오늘이 마지막이네.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 천희도 슬픈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이별이 같은 건 아니지. 천희의 이별은 내 것보다는 덜 맵고 덜 찐득거렸을 것이다. 나는 파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코가 매웠고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꾹 참았다. 울면 진짜 이상한 거야. 나중에 떠올리면 너무 억울할 거야, 천희는 별생각도 없는데 혼자 운다는 건 진짜 자존심 상하는 일이야. 그렇게 랩 하듯이 나 자신에게 되뇌다가 천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다이소에 들러 대파 화분에 필요한 물뿌리개를 샀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야 다시 생각했다. 천희는 안 그랬을 거야 내가 울어도 우스워하거나…… 뻐기지 않았을 거야 하고 그저 천희가 떠난다는 사실에만 집중했다. 천희가 떠나서 나는 슬프다. 그 문장만을 생각하며 단순하게 슬퍼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슬퍼할 수 있다는 게 그렇게 후련한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

 

    대파가 입을 연 건 천희와 마지막으로 본 지 육일이 지났을 때였다. 처음 받아온 날 책상 위에 올려 두고 이틀 뒤에 물을 주며 들여다보니 초록색 머리가 성큼 자라 있었다. 너무 놀라워서 천희에게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잘 커. 대견해. 담담해 보이도록 그렇게만 보냈다.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바보 같은 천희는 짱이다!! 라고 대답했고 그 대답만 했으면 좋았을 걸 사 분 뒤 이렇게 덧붙였다. 진아도 잘 커. 파이팅. 그 문자를 보자 나는 누수가 된 수도관처럼 줄줄 울고 말았고 우는 와중에도 손가락을 움직여 격렬하고 대찬 이모티콘으로 대신 답장을 보냈다. 오케이!! 하고.
    대파에게는 삼일에 한 번 물을 듬뿍 주자 하고 계획을 세워 놓았고 그로부터 또 삼일이 지나서 대파에게 물을 주다가 천희 생각에 좀 멍해졌다. 오늘이 천희가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인가…… 셈하다가 아닌가 내일인가…… 하고 헷갈려서 물뿌리개를 계속 기울인 채로 있었다. 물받침에는 이미 물이 넘쳤고 화분 밖으로 물이 튀고 있는데 그것도 모른 채로. 그러다가 갑자기 소리가 들린 것이다. 꼬로록, 하는 소리가.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방 안을 둘러봤다. 물에 잠기는 사람의 소리였다. 물을 먹은 사람이 곤란하고 당황해하는 소리. 말하려고 입을 벌리다가 그만 물을 먹어버린 소리. 나도 모르게 어디야? 하고 혼잣말을 했는데 여기야…… 하고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파 쪽에서 들렸고, 파밖에 없었다.
    나는 당황해하면서도 싱크대로 화분을 들고 가 너무 많이 뿌려 내려가지 못하고 흙 위에 고인 물을 흘려보냈다. 거뭇한 흙과 작은 돌멩이들이 함께 싱크대에 떨어졌다. 이크. 저것들이 나중에 음식물쓰레기와 섞이겠지. 바쁜 몸과 달리 한가한 잡념은 멈추지 않았다. 행주를 들고 책상에 흘린 물도 닦았다. 대파 화분도 다시 놓았던 곳에 놓았다. 그리고 그 앞에 앉았다. 파와 마주 보고. 고요한 시간이 흘렀다. 환기를 시키느라 창문은 조금 열려 있었고 창문에는 커튼이 완전히 쳐져 있었고 책상은 창문 바로 아래 놓여 있어서 파와 나 사이에는 바람이 들어오며 커튼을 흔드는 사락사락 소리가 전부였다. 파는 내가 못 들었다고 생각해서인지 내가 너무 놀라 이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다시 한 번 소리를 냈다. 나야.
    말도 안 돼. 나는 그 말을 중얼거리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소리 내어 했을 뿐이다. 말도 안 되니까. 말이 안 된다고. 그런데 파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지 않는다고. 실제도 머리를 흔들었을 리가 없다. 파도 머릿속으로, 생각으로만 고개를 저었을 것이다. 나는 마치 그것을 본 것 같았고 파가 고개를 흔드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파의 목소리는 어쩐지 귓불이나 귓바퀴를 타고 흘러 들어온 느낌이 아니었다. 머리뼈 안쪽에서 들리는 느낌이었다. 이어폰을 꽂은 것처럼. 소리가 두개골 안쪽으로 곧장 들어오는 듯한 소리. 그러네. 이어폰을 꽂고 대화를 하다 말다 하는 느낌이야. 나는 입은 꾹 다문 채로 파에게 질문을 쏟아 부었다. 물론 머릿속에서.
    혹시 내 생각이 들리니? 전부 다?
    그래. 난 이진아라는 사람이 하는 개인방송을 하루 종일 듣고 있는 셈이지.
    도시 채소네, 문명 채소야. 개인방송 같은 건 어떻게 알았니.
    천희가 가끔 했어. 올라오는 댓글을 읽으며 이건 작디작은 개인방송이라는 말을 했어.
    천희가 개인방송을 했다니. 나는 몸을 화분 곁으로 바싹 붙였다. 뭘 했어? 질문을 한 것과 동시에 내 머릿속에는 불순하고 음란한 것들이 뒤엉켜 떠올랐다. 설마……. 파는 약간 귀를 막는 제스처 같은 걸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상상한 것도 보이니?
    글쎄. 몰라. 내가 뭘 본 거지.
    잊어 줘…… 나는 이제 네가 있어서 야한 영화도 못 보겠구나.
    내가 침울해하자 파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었다.
    우리가 언제나 접속되어 있는 건 아니니 안심해. 나도 힘들어. 혼자만의 시간은 너만 필요한 줄 아니?
    그 말에 정말로 안도했다.
    ……하지만 너 황치열이 성인식 추는 영상 열 번 넘게 본 건 봤다. 그건 그냥 봤어. 그때 차마 소리를 못 내겠어서……. 앞으로는 헛기침이라도 할게.
    파새끼……. 파가 들을 수 있었지만 수치심에 참을 수 없어 속으로 이를 갈았다. 실은 들리라고 하는 생각이었다. 이건 너무 나에게 불리한 동거였다. 파랑 연결되었다니, 서로의 생각이 다 들린다니 나는 파가 하는 생각 따위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별로 궁금한 것도 없고 고작 해봐야 내가 모르던 파의 신비일 뿐이고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희 생각을 하는걸. 그걸 고스란히 듣는다면 파 입장에서는 내가 천희를 좋아한다고 온 방 안에 쩌렁쩌렁 고백해 대는 셈이고 그 고백을 듣는 유일한 파가 천희로부터 온 파인 상황. 이젠 사람들 눈치도 모자라 파 눈치도 봐야 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

 

    나는 곧 파와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적절히 소통하고, 적절히 신경을 껐다. 그리고 파의 윗부분이 천희가 나에게 남긴 거라는 사실을 못 박았다. 조금씩 잘라먹으라고 했단 말이야, 천희가. 파는 너그럽게 자신의 머리인지 귀인지를 자르도록 허락해 주었다. 그렇게까지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일단 말을 뱉고 나니 정말로 천희가 남긴 것을 잘 써먹고 싶었다.
    첫 메뉴는 떡볶이였다. 나는 천희가 떠난 후 몇 번이고 다시 그림을 그리려고 시도해 보았다. 퇴근 후 시도하는 그 일은 잘 되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 나는 떡을 불리기로 결심했고 새벽 한 시쯤 양념장을 넣은 물이 끓었고 떡과 물엿을 넣었고 떡볶이가 졸아들었다. 거기에 고춧가루를 한줌 뿌리고 대파의 귀인지 머리인지 모를 끄트머리를 쫑쫑쫑 서너 번 가위로 오려 떡볶이 위에 얹었다. 걸쭉하고 빨간 음식에 초록 파가 송송……. 음식의 마무리로 파가 얹어지는 것이 좋았다. 어쩐지 파도 으쓱해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어색하게 천희 덕분에 그럴 듯한 음식을 먹네…… 하고 중얼거렸다. 파는 심상하게 말을 받았다. 천희는 매운 걸 잘 못 먹어. 걔는 어묵탕을 더 좋아하고 어묵탕을 끓이려면 파의 흰 부분이 필요하지. 나는 파가 전해 주는 천희 이야기에 눈이 커졌다.
    순대볶음을 해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천희는 백순대를 좋아해. 그걸 안성에서 먹어 봤다고 했어. 안성? 안성에 왜 갔대? 나는 백순대가 아니라 고춧가루와 양파와 파를 넣은 당면 순대 볶음을 먹으며 물었다. 친구들이 있대. 그렇구나, 천희는 안성에 친구들이 있구나. 내가 파가 들어간 음식을 완성하면, 파는 천희에 대해 말했다. 매운 음식을 넣으면 천희의 모습이 나오는 자판기 같았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건 나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혹여나 너무 자주 잘라 먹어 파를 죽일까 봐 언제나 조심조심이었는데 적극적인 건 파 쪽이었다. 열 시가 조금 넘으면 고요한 집 안 어디선가 헛기침 소리가 들렸고 그건 백 프로 언제나 파였다. 파는 그 시간이 자기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외엔 대부분 조용히 해주었기 때문에 나는 그 점에서 파를 높이 샀다. 대단한 룸메이트. 대단히 좋은 룸메이트라고. 그래도 너무 자주 자르면 건강에 안 좋지 않겠느냐고 묻자 파는 이제 정기적으로 머리를 자르는 게 규칙이자 습관이 되어버려서 시원하고 좋다고 했다. 뭐든 적절히 잘라 줘야 한다고도. 나는 파 기름을 내 볶은 김치볶음밥을 먹으며 파의 의견에 동의했다. 파의 머리를 잘라 줄 겸 자정 넘어 음식을 해먹는 일이 정기적인 밤의 행사가 되었다. 새벽에 파와 두런두런 얘기하며 파를 썰어 넣고 다시 데운 오돌뼈를 꽉꽉 씹어 먹으면 이상하게 용기가 솟기도 했다.
    파는 천희 같았다. 싱싱하게 해맑은 표정으로 이상한 말을 하는 파를 볼 때면 여지없이 웃음이 났다. 아니다. 아무 의미 없는 웃기지도 않은 말을 해도 웃겼다. 파는 내가 파를 자를 때면 시원해했다. 가위로 초록색 끝부분을 자르면 아사삭에 가까운 소리가 났고 나는 파가 괜찮다는데도 매번 미안하다고 말했다. 파가 스물두 번째로 괜찮아! 시원해! 라고 말했을 때 내가 어떻게 그래? 하고 묻자 파는 동글동글한 목소리로 몰라? 하고 말했다. 파의 표정이 보인 것 같았다. 멀뚱하고 무구하고 무딘 표정. 나는 웃고 말았다. 파는 별로 매운맛이 아니네. 무딘 맛이야. 라면이 보글보글 끓었고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 파는 신이 난 목소리로 무딘 맛! 하고 후창했다. 주방 장갑을 끼고 다 끓인 라면 냄비를 책상으로 가져가며 왜 그렇게 신이 났어? 하고 물으니 재밌잖아 무딘 맛! 하고 재잘거렸다. 파 화분을 마주하고 앉아 라면 한 젓가락을 집어 입에 넣었는데 돌연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흐르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고 나는 속으로 지겹다 지겨워 누수처럼 우는 일…… 하고 푸념했다. 파가 왜 울어? 했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재밌다고 한 말에 눈물이 터졌다고 어떻게 말하나. 늘 재미없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사람이 싱겁고 재미없다고. 그래서 무슨 만화를 그리겠냐고. 재능이 없다고. 나는 재미없는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였다. 재능과 재미가 같은 단어처럼 여겨졌다.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 말을 정말로 나를 걱정하는 마음과 표정으로 쓴 것 같았다. 재미없다고 말하지 않고 재미없다고 말했다. 스토리가 조금 늘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응원하는데 너무 안타까워요. 그림에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리고 계시진 않으신지 진심으로 우려되어 댓글 남겨요. 지켜볼게요. 더 성장하시길 바라요. 그런 말들이 진심이 아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 자체가 좀 이상했을 뿐이었다. 애정어리고 조심스러운 말에 사람이 무너지기도 한다는 것. 그것이 놀라웠다. 만화를 못 그린 지 한참 되었다. 천희가 떠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래된 것 같았다. 가늠 안 되는 것이 많아 가늠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눈물을 멈추기 위해. 내일의 야식은 무뼈 닭발이고 냉장고에 있다. 빨간 양념이 묻은 말랑말랑한 닭발이 차가운 냉장고 안에서 뻣뻣하게 굳어 있을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고 팬에 다시 볶아야지. 기름을 두르고 파도 썰어 넣어 함께 볶을 것이다.

 

*

 

    그날 새벽 나는 배 속이 조금 뜨겁고 머리가 조금 어질한 느낌을 받긴 했으나 그 외엔 편안하게 잠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에도 다를 바 없이 일어났다.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이 있더니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는 갑자기 헛구역질이 났다. 지하철 멀미를 종종 한 적이 있어서 다스려 보려고 했는데 치밀어 오르는 힘이 강렬했다. 문이 열렸을 때 나는 튕겨지듯 내려 쓰레기통에 모조리 토했다. 몸 전체의 수분이 전부 빠져나가는 것 같았고 기듯이 걸어 개찰구로 향했다. 명치, 혹은 명치 아래, 배 속 어딘가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가격당해 실시간으로, 급속도로 부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오래 걸린 것 같지만 딱 1초, 어쩌면 2초.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만큼 짧은 시간 나는 배를 부여잡고 고꾸라졌다. 눈앞이 노랗고 빨갰다. 만화경이 돌아가는 것처럼 주변이 파동의 무늬처럼 번지고 지워졌다. 손끝이 찌르르 하는 게 느껴졌고 온몸에 힘이 빠졌다. 다리에 힘을 주어 서려고 해도 허물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화장실…… 화장실에 가야 할 것 같았다. 혼잡한 출근길이었는데도 내 몰골을 보고 상냥한 여자 두 명이 도와줄까요? 하고 물었고 나는 화장실로 좀 데려다 달라고 말했다. 질질 끌려가다시피 해서 무사히 화장실에 들어간 나는 장이 빠질 것처럼 설사를 했다. 그러자 정말로…… 손가락 하나도 들 수가 없었다. 나는 한 시간 반 정도 화장실에 웅크려 있다가 비틀거리며 나왔고 택시를 타고 집 앞의 내과로 직행했다. 병원 거울에 슬쩍 비친 내 얼굴에는 핏기가 하나도 없었다.
    진찰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급성 위장염이네요. 영양분이 하나도 흡수가 안 됐고 전해질이 전부 빠져나갔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어요? 요즘 뭘 어떻게 드신 건가요? 그렇게 묻는 의사에게 어물어물 말끝을 흐렸다.
    요 며칠 빨간 음식을 좀 많이 먹긴 했는데…….
    뭘 어떻게 먹었길래?
    닭발이나 떡볶이 같은 거…… 매운 라면 같은 거.
    내내 그렇게 먹은 거예요?
    가끔요.
    나는 힘없는 목소리로 거짓말을 했다. 주사를 맞았고 수액을 한 봉지 처방받았다. 링거를 꽂고 침대에 눕자 잠이 쏟아졌다. 잠이 모자랐나. 매일 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파가 자꾸 맞장구를 쳐서 잠드는 시간이 조금씩 늦어졌는데 그것 때문인가. 무엇보다 야식 때문이겠지. 일탈을 너무 오래 즐겼지. 미처 반성을 다 하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두 시간을 깨지도 않고 잤다. 오래 꿈을 꿨다. 꿈에는 천희도 나도 나오지 않았다.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 계란찜이나 수플레 팬케익 같은 것이 나왔다. 폭신한 식빵이나 말랑한 치즈인지도 몰랐다. 그런 것 위에 누워 있는 기분이었다.

 

    수액을 맞고 돌아와서, 나는 창가의 커튼을 걷고 방 안을 환기시키고 파 화분에 물을 주었다. 파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수십 개 떠 있는 걸 보고도 무시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파, 나 이제 천희 안 좋아한다. 진짜야. 파는 대답이 없었다. 파의 침묵에 나도 그냥 입을 다물려다가 충동적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 번은 천희 보러 가려고. 파가 번쩍, 눈을 뜨는 게 느껴졌다. 파는 울고 있었다.
    파는 아무래도 나를 좀 오해한 것 같았다. 내가 천희를 너무 사랑해서…… 자살을 기도했다는 쪽으로 말이다. 파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공주처럼 울었다. 아무리 봐도 그 무드였다. 죽은 야수를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벨처럼. 정신없이 우는 벨이 사랑을 고백하고 눈물이 야수의 몸에 떨어지면 죽은 줄 알았던 야수는 눈을 뜨고…… 파는 뿌리까지 들썩일 것처럼 울며 나에게 애절하게 고백했다.
    죽지 마, 진아야…… 천희 여자친구 없어. 도쿄에 안 갔어.
    뭐라고?
    나는 아직도 조금 경련이 이는 것 같은 위장을 끌어안고 몸을 일으켜 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천희…… 오리야.
    뭐?
    청둥오리야. 너희 학교 호수에 살던. 호숫가 벤치에 만날 와서 샌드위치 먹던 사람을 좋아했어. 몇 년 동안 좋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사람이 사라져서, 자기가 사람이 되어 찾기로 결심한 오리라고.
    학교? 내가 다닌 대학교 말하는 거야?
    그래.
    파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상한 옛날이야기 같았다. 금기로 가득한 민담. 함께 살고 싶으면 뒤를 돌아보지 말라거나 100일 동안은 남들 눈에 띄면 안 된다거나 하는 동서양을 막론하는 규칙으로 가득한 이야기. 청둥오리가 인간에게 가서 고백을 하고 함께 살려면 1000일 동안의 노동을 해야 해서 천희는 3년이 넘도록 동대문에서 일을 했다. 학교 오리라 젊은이들 스타일에 훤해서 그나마 할 만한 일이었다. 천을 떼고 바느질을 하고 점심 국밥을 나르고 야식 배달을 하고 수선집 이모님들과 트로트를 듣고 도매상들과 흥정을 했다. 디디피 앞에 서 있는 커다란 인간 동상을 보며 간혹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고 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은 다 달라서, 자신이 지금 다시 보러 가는 사람이 저 동상이랑 같은 종족이 맞나 싶어서 몇 번을 갸웃거렸다고. 내 얼굴이 가물가물할 때마다 A대학교를 검색해 기사를 연도별로 훑었다. 그중에서도 야당과 대학 총장의 정치 비리 관련 교내 집회와 여총학생회장 삭발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고 했다. 거침없이 단발머리를 미는 손과 머리카락투성이가 된 반쪽짜리 삭발을 하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여총학생회장이 커다랗게 나온 사진, 그 뒤에 아주 작은 내가 찍혀 있었을 것이다. 포커스가 나가 가물가물한 채로 울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럴 때 예외 없이 우니까. 호수에서 점심을 먹다 보면 그런 집회를 항상 마주하곤 했으니까. 그 시간을 보내고 4년이 훌쩍 지나 나를 만나게 된 것이다, 천희는.
    파의 말을 듣자 천희를 보며 조금은 의아했지만 그냥 좀 특이한 아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던 것들이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람으로 변한 새의 특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별것 아닌 것들이라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런 것들은 너무 많다. 이를테면 천희는 언제나 조금 느렸고 세상물정에 서툴러서 해맑다는 느낌을 주었는데 그 서툶이라는 것이 편의점 신상품을 오래오래 신기해한다든지 그런 걸 꼭 들어올려 360도로 돌려 가며 구경하다가 꼭 하나씩 떨어뜨려 주변의 걱정을 사곤 하는 것, 우유에 꽂을 빨대 대신 나무젓가락을 챙겨온다든지 커피 하나를 사면서 터무니없이 큰돈을 내거나 거스름돈을 잘못 챙겨도 모르는 수준의 서툶이었다. 젓가락질을 잘 못하고 고기를 잘 못 굽고 택시를 잘 못 잡고 지하철 노선을 모르고 무서워할 걸 무서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무서워하는 그런 수준의 것. 그건 인간인 나도 종종, 혹은 천희보다 더 자주 하는 짓이었기 때문에 그걸로 천희가 새인지 사람인지 알려야 알 수가 없었다. 다만…….
    힌트에 가까웠던 것들도 있다. 가끔 처음 만난 사람답지 않게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곤 했던 시선과 너를 보러 여기에 왔어, 같은 말들. 고방오리와 흰뺨검둥오리를 구분하고 서울의 지리를 천(川) 중심으로 알고 있는 것. 내가 만화를 그렸다는 걸 말하고 난 뒤 천희가 다음엔 뭐 그려? 하고 물었을 때, 당황한 내가 아 지금은 좀 쉬며 새 이야기를 구상 중이야 하고 대답하자 환해지던 얼굴.

 

    파는 믿을 수 없는 말을 했지만 그러고 보면 나는 처음부터 파의 말을 믿은 채로, 파의 말에 기대어 천희를 떠올렸다. 단지 내 평생 그런 지속적인 관심과 오랜 외사랑은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조금 안 믿기는 얼굴로 되물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돼? 누군가가 보고 싶어서 몸을 바꾸고 살던 곳을 떠나는 일이?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를 사랑해서 짓는 표정을 나만 못 보곤 한다는 것, 이 세상의 비밀은 어쩌면 그런 게 전부가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동물들은 단순해. 새는 그리움이 큰 동물이잖아. 파가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해서 나는 오, 하는 단음만 낼 수 있었다.
    천희는 도쿄에 안 가고 어디에 있는 거야? 청둥오리는 봄에 떠나는 철새 아니야?
    맞아. 그런데 요즘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거의 다 텃새화 되어서 잘 가지 않아.
    그럼 왜 떠나?
    죽으러 갔어.
    뭐?
    청둥오리 수명은 길어야 30년이야. 천희는 꽉 차게 살았지. 세상이 좋아졌대봤자 이제 사오 년이야.
    천희 어디로 갔어?
    아마 월드컵경기장에 있을 거야.
    경기장엔 왜?
    불광천을 제일 좋아했거든.
    불광천이라니. 월드컵경기장이라니. 그곳은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혼자 살 집을 구한 동네였다. 천희, 잘 찾아왔구나. 정말이지 동물적인 감각이구나. 조금 웃겨서 속으로 동요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것까지 파에게 들렸겠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그러나 이곳은 도깨비나라가 아니고 내 집이고 내 방이고 천희가 걸어 나왔다고 하는 곳도 영 다른 곳이 아니고 내가 다니던 학교의 호수요 다시 새가 되어 죽으러 돌아갔다는 곳도 내가 거닐던 옛 동네의 천변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뭉그러진 마음을 부여잡고 파에게 물었다.
    너는 그걸 다 어떻게 알아? 너는 누구야?
    파는 으쓱하더니 대답했다. 나는 천희가 남긴 마음이야. 너랑 같이 있고 싶은 마음. 사람들은 그걸 미련이라고 부르지.
    미련과 파가 무슨 상관이지? 그건 속으로 한 말이었는데 파는 언제나처럼 내 속엣말을 다 들었고, 카모가 네기오 세옷테 쿠루(鴨が葱を背負ってくる), 노래하듯 외었다. 그런 건 또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투덜대는 내 마음을 또 듣고 파는 혀를 찼다. 오리가 파를 들고 온다, 몰라? 안성맞춤이라는 뜻이야. 안성맞춤이라고? 그래, 아아주 옛날부터. 옛날 어디? 옛날 일본. 아아…… 천희가 일본에서 살았다더니…….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새가 사람이 되고, 남은 미련이 파가 된다는 이야기는 어디서고 들어 본 적이 없다. 저주를 받아 사람이 새로 변하는 이야기는 안데르센 명작 동화에서 본 것도 같고 그리움이 새가 되어 창가에 날아온다는 상상 정도야 국어교과서에서 봤다 쳐도.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내가 아는 이야기. 마음으로 파를 만든 이든 어떤 열망에 사람이 되었다가 어떤 계기로 다시 새로 돌아간 이든 그것은 모두 내가 아는 어떤 한 사람이고, 그 사람의 이름은 천희다.
    나에게 진실을, 비밀을 쏟아낸 파는 안도의 한숨을 폭 쉬었다.
    아…… 나는 너도 죽는 줄 알고.
    내가 왜 죽어.
    그럼 뭐야?
    그냥 매운 걸 너무 많이 먹어서 쓰러진 거야.
    그건 반쪽짜리 대답이었다. 나는 천희가 너무 보고 싶기도 했고, 그래서 좋아해 마지않는 짝사랑 얘기를 하느라 매운 걸 너무 많이 먹기도 했지만, 그래서만은 아니었다.
    근데 있잖아. 내가 천희를 보고 싶어 하면 나도 새가 될 수 있는 거야?
    파는 골똘히 생각했다. 한참이나 말이 없던 파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는 너무나 사람이구나.

 

*

 

    천희가 동대문에서 월드컵경기장에서 나에게로 오는 일에 몰두한 시기에 나는 다른 것에 몰두해 있었다. 누군가와 사랑을 이루는 일 말고 다른 걸 이루는 데 온 정신이 쏠려 있었다. 처음엔 웹페이지에 내 이름으로 만화를 발표하는 것이었고 그 후엔 그곳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이었다.
    수십 번 연재처에 시놉시스와 샘플을 보내다가 어느 날 한 곳에서 연재 제안이 왔을 때, 내 몸은 두려움과 기쁨과 떨림으로 크게 세 조각 난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내 몸 안에 작은 알을 지니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둥글고 작고 단단하지만 연약한 것. 손에 쥐는 느낌이 흐뭇하고 어쩌면 이렇게 둥글까 대견하고 알을 잘 품어 데리고 다니면 나중에 어떤 것이 탄생할까 호들갑을 떨고도 싶지만 실수로 떨어뜨리면 깨져버리는 것. 천희의 비밀이 그런 것이라면 이해 못 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내가 들었던 그 기쁜 소식 같은 거라면. 몇몇에게만 말할 수 있고 아주 놀라운 일처럼 보이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닌 것.
    그리고 그렇게 바라던 연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나는 처참한 별점 평가와 각종 댓글에 시달리다가 작품 연재를 중단했다. 연재처에서 잘린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토록 있고 싶던 곳에서 스스로 나왔다. 더 이상 이야기를 잇고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펜을 손에 쥐면 내가 봤던 온갖 댓글과 평가들, 힘이 없다느니 안타깝다느니 하는 말들이 머릿속에서 팝업을 일으켰다. 빈혈 증상과 비슷한 기절 증상을 겪었다. 나는 결국 차단되기를 선택했다. 그날 이후로는 인터넷을 끊고 새로운 그림과 이야기를 일절 구상하지 않았으며 출퇴근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 이상 증세를 느낀 날 다급하게 들렀던 신경정신과에 주기적으로 들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이름을 바꾸면 되는 일 아니냐고 했다. 어차피 익명인데. 그림체로는 티가 나도 닉네임을 쓰고 스토리 작가로 활동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걱정해 주었다. 나는 대답했다. 그런 게 아니야. 그렇게 바뀌고 싶은 게 아니야. 그건 바뀌는 게 아니야. 다른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척하는 것은 싫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다른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어쨌거나 결과는 하나였다.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몸을 바꾸거나 변신을 하고 싶은 마음은 나에게도 있었는데. 다만 그건 천희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천희에 대한 부끄러움은 이런 것이다. 천희를 만날 즈음에는 천희 덕분에 두근거렸지만 온전히 천희 때문은 아니었다. 천희를 그리거나 천희로부터 비롯된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나는 그때, 천희가 떠나간다고 했을 때, 슬픔과 동시에 안도감을 느꼈다.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상대방이 떠나갔으므로 이제 나 혼자서 맘껏 혼자서 이 마음을 부숴 보고 분류해 보고 들여다볼 수 있다는 설렘. 이상하게 그런 것이 있었다. 저 훤칠하고 해맑은 남자와 어차피 잘 안 될 것 같고 그럴 거라면 내 그림의 재료가 되어라 하는 마음. 천희를 만나고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다시 뭔가 하는 이야기. 이왕이면 내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도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 나는 만화를 그리면서, 내가 본 숱한 작품들에 등장한 어떤 로맨스도 작가가 무심하게 이유 없이 연결시킨 것이 아니라고 믿게 되었다. 그리는 사람이 지닌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이어지고 싶은 마음이 형체를 지니게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랬는데,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게 한 사람에게인지 여러 사람에게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양쪽 다인 것 같았다. 천희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천희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나? 천희에게 느낀 내 감정을 그린 이야기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나? 혹은 그 둘을 전부 원하나. 바보 같은 생각이라도 난 늘 그런 생각만을 했다. 그 둘은 같은 장르가 아닌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걸 한데 놓고 내 마음을 달아 보았다. 파가 맞았다. 천희가 나를 얼마나 그리워해서 사람이 되었든 천희가 새든 사람이든 내 마음은 그 정도가 아니다. 내 안에는 천희만을 바라보는 화살표 같은 건 없었다.
    파와 함께 있을 때는 비교적 확실했다. 정답을 맞혔다는 느낌이 있었다. 나는 파를 웃기고 싶었고, 파가 웃는 정확한 포인트들이 있었다. 파는 내가 하는 천희 이야기,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고 결론 내린 천희에 대해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늘 조금씩 자라는 자신의 머리 꼭대기를 잘라 내가 먹는 음식에 넣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 둘뿐이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정확한 성취는 처음이야. 이 정도로 내가 뿌듯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말이야. 그러다가 쓰러진 것이다. 파가 좋아하는 일을, 매일 새벽 맥주 몇 모금에 취해서 천희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늘어놓고 매운 것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일을 매일매일 하다가. 멈추지 않고 하다가. 위장에 탈이 나서 쓰러졌지.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

 

    다음날 병가를 내고 옛 동네에 찾아갔다. 월드컵경기장 아래 천변을 따라 걸으며 천희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거의 디지털미디어시티 근처까지 가서야 천희가 보였다. 웅장한 버드나무 밑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있었다. 카키색 목도리를 두르고 흐르는 개천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가끔 두루미나 학처럼 생긴 목 긴 새들을 향해 중얼중얼 입 모양으로 뭔가를 말했다.
    천희야.
    멍한 눈으로 돌아본 천희의 표정이 기쁨으로 일그러지는 걸 본다. 내 얼굴도 비슷하겠지. 천희는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었다. 진아네, 하면서 천천히 일어났는데 내가 불쑥 나타났는데도 놀란 표정은 아니었다. 그저 무안한 표정으로 다 들었어? 하고 물었고 나는 아직 파리한 얼굴로 다 들었어, 대답했다. 한참을 나란히 앉아 버드나무가 흩날리는 것을 보았다. 으슬으슬해지는 몸을 천희 쪽으로 바싹 붙이자 천희가 나를 돌아보고 소리 없이 웃으며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나에게 둘러 주었다. 그 웃음에 이상한 배짱이 생겼다.
    천희야. 머리카락 만져 봐도 돼?
    천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울긋불긋 갈색이고 붉은색인 천희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보았다. 닭살이 돋은(오리살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천희의 목덜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천희야, 내가 너 그려도 돼?
    천희는 내주던 머리를 들어 나를 보았다.
    새로? 사람으로?
    그대로. 새였다가 사람으로.
    천희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게 그려 줘. 그리고 다시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고 팔 위에 머리를 살풋 올려놓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진아. 다시 보니 좋네. 마음으로 보는 것 말고 눈으로 보니 좋아. 그러고는 졸린 듯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천희야.
    응?
    개인방송에선 뭘 했어?
    사람처럼 사는 방법. 그런 걸 얘기했어.
    그렇구나.
    아빠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아빠가 가르쳐 줘야 할 걸 대신 가르쳐 주는 아저씨도 있대. 나도 그런 걸 했어. 사람이 된 새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들. 취직할 때, 학교는 어디 나왔냐고 물었을 때, 부모님은 무슨 일 하냐고 물었을 때, 그럴 때 대처 방법 같은 것.
    어떻게 해?
    대체로 없다고 해. 없는 거니까. 학적도 고등학교 중학교 때까진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원래 살던 물가 근처 학교 이름을 대라. 그런데 그러면 일터에서 무시당하기 십상이거든. 괴롭힘을 당하고. 돈도 떼이고. 그럴 때 당황하지 않고 노동청에 가는 법…… 고소장을 작성하는 법…….
    나는 천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어어 그건 나도 알아야 하는 건데. 그렇게 농반진반 웃으며 말하고 싶었지만 아주 약간의 농담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재미가 없단다. 변하지 못해.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천희야 만나서 좋다, 하고 말했다. 산책로에 닿아 있는 강물에 발목을 담근 채 꼼짝 않던 목이 긴 새가 훌쩍 날아갔다. ■

 

 

 

 

 

 

 

 

 

 

김화진
작가소개 / 김화진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장웹진 2021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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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희랑 진아랑 재회하고 둘이 도란도란 나른하게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와서 놀랐습니다 뭔가 왠지모르게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네요 감사히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여러모로 울리는 작품 기대할게요

멍손

저도 둘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울었네요. 처음에는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갈 지 몰랐어요. 왜 제목이 새 이야기인가 했더니…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이야기들도 찾아봐야겠어요 ㅎㅎ

쉬는날

재밌네요. 작품 속 로맨스가 결국 작가의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라는 거 다시 생각해보게 해요. 천희 총각이 앞으로 살 몇년 동안, 진아가 그릴 만화가 기대되고 슬프네요. 아름답구요. 반려파도 신박하고 엄청 몰입하면서 봤어요. 수채화 만화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